무자식 상팔자의 이지애 여사님
이 분의 인생을 자꾸 곱씹게 되네요.
결혼 하자 같이 살게 된 시동생 둘에 시부모님.
주중에는 직장 다니고 주말에는 시부모님이 운영하는 해장국집 일을 거들면서 연년생 자식을 키웁니다.
시아버지는 부엌에선 머릿수건 쓰라는 잔소리까지 하는 분.
시어머니도 부처시지만 제대로 호통을 치는 분. (할머니 카리스마 좋아요 ㅎㅎ)
남편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사람.
나쁜남자 못지않게 호인 역시 남편감으로는 별로에요.
젊어서는 돈도 많이 떼어먹혔을 것 같습니다.
대개의 평범한 여자들은 육십 정도면 살림에서 적당히 손을 떼요.
맹렬히 김장을 담거나 빨래를 삶거나 하기보다는, 적당히 사다먹고 적당히 등산과 봉사활동, 종교활동을 즐기죠.
그러나 이지애 여사님은 여전히 시부모님 봉양을 해요.
떡 만들어라~ 하면 떡 해내고.
뭐 해먹을까 고민하는 게 주부의 인생.
7년차 주부도 하루종일 그런 고민을 하고 있으니 바보가 된 기분이 들더라구요.
저 집 남자들이 가사일을 돕는다고는 하지만, 차 마신 컵을 들고 와서 바로바로 씻어놓는 놈이 하나도 없네요.
매일같이 시동생네 가족이 들락거리는 것도 얼마나 불편할까요.
너무 말 많은 막냇동서, 뭐 퍼갈 궁리만 하는 작은 동서.
둘 다 말로 사람 진빠지게 하는 사람들이고요.
마음 편히 자빠져있기에는, 이지애 여사님의 집은 '스윗 홈'은 아니에요.
게다가 내놓고 자랑하기 힘든 손주까지 추가. 헐...
엄마에게 자식은 자기 인생의 대표작품이죠. 지루한 인생을 그래도 살게 만드는 이유이고.
의자에 판사. 잘 키웠다고 믿었던 자식들이 하나같이 뒤통수를 치죠.
무엇보다 시부모님들의 '자식 잘못 키웠다' 라는 말은 뼈가 저릴 겁니다.
저는 시아버지가 '쟤는 왜저렇게 울보냐?' 란 말씀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려서, 아무 잘못 없는 아들에게 짜증이 나던데요.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저희 집에서 모든 행사를 치룹니다.
내 나와바리에서 일을 치르는 것이 처음엔 편했습니다.
그런데 2년쯤 되니까 이게 ... 별로네요.
저 말 줄임표 안에 많은 사연이 있지만, 여튼 저는 무자식상팔자를 보면서
저렇게도 사는데 무얼,
하며 제 안의 울화를 희석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