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윤리학, 신세계

분노의 윤리학 : 참 뭐라고 할까, 제목 만큼이나 구성이나 전개 방식, 스타일이 모처럼 3류 삘이 제대로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특정 장르물을 의도한것같기는 한데 분위기가 어정쩡하고 주제도 잘 전달되지 않습니다. 배우들 앙상블도 별로고 연기도 자연스럽지 못해요.

이제훈은 이번 영화에서는 별로네요. 엄청나게 활동량을 쌓아 놓고 입대했는데 그래서 그런가 제대로 배역에 대한 이해나 준비 없이

기술적으로만 습득해서 표현한것처럼 느껴집니다. 내용을 보면 제목이 뜻하는 바는 알겠는데 그래도 영화에 썩 잘 어울리는 제목은 아니군요.

도입부와 크레딧에 나오는 사운드트랙은 소셜 네트워크와 너무 흡사해서 거의 표절처럼 들렸습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마크가 여친한테 차이고

맥주 먹으면서 학교 홈페이지 털고 재학 여대생 미모 평가 하는 프로그램 만들 때 긴박하게 흘러나오는 그 음악이 분노의 윤리학에서 굉장히

어설프게 변주돼요.

김태훈이 김태우 동생인건 영화 보고 알았네요. 생긴거나 목소리가 김태우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친동생이었군요. 

 

신세계 : 이런 장르의 가오 잔뜩 잡는 조폭 얘기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의무적으로 봤는데 기대 이상이었어요. 박훈정 작품은 보기 전엔

끌리지가 않는데 막상 보고 나면 대부분 만족스럽네요. 박훈정 작품 중(시나리오 작가 경력까지 다 포함해서) 최고입니다.

이정재가 주인공이고 최민식과 황정민이 서브인데 이정재는 도둑들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화교로 나옵니다.

이중 첩자로서의 불안감과 궁지에 몰렸을 때의 복합적인 심리를 훌륭히 표현했어요. 그 특유의 발성과 목소리는 늘 에러이긴 한데

연기 자체는 좋았습니다. 황정민은 이런 깐족거리는 스타일의 연기를 이전에도 몇 번 한적이 있었지만 재활용임에도 역시 잘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호연이었습니다. 이정재를 손수 섭외했던 최민식도 무게 중심을 잘 잡아 영화의 중심부 역할을 오버하지 않고 잘 했고요.

늘 과한 연기를 보여준 배우라 부담스러웠는데 이번 작품에선 소리 꽥꽥 질러대는 광기어린, 소위 말하는 신들린 연기를 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씬스틸러는 박성웅입니다. 사나운 인상이나 웃을 때 입모양 등이 박시후랑 비슷하다고 늘 느꼈는데 이번 작품에선 특히나 더 박시후 스러운 인상이었습니다.

영화가 지금보다 관객을 더 많이 모을 때쯤 인터뷰 기사가 여러개 뜰듯.

 

전 궁중 암투 사극 보는 기분으로 봤습니다. 똑같은 상황에 수트 아닌 사극 의상을 입혀놓고 전개시켜도 그대로 성립될 내용이에요. 그래서 다른 조폭 소재물보다

흥미있게 볼 수 있었어요. 전성기 시절 홍콩 느와르 영화를 연상시키게 하는 가오 잔뜩 잡는 남자들의 우정이나 배신, 명대사 강박증에 의해 씌여진

대사 들이 오글거릴 때는 있었지만 영화가 지향하는 바가 그런 류의 느와르 물이니 영화에는 잘 어울렸고요. 대놓고 홍콩 느와르에 대한 오마주스러운 스타일은 아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시간이 긴 영화인데 끝까지 몰입을 시키고 어떻게 끝낼지 궁금하게 하고 인상적인 장면들도 많았습니다.

결국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사람간의 정, 의리인데 그걸 감정적으로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아서 곱씹어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사족이란 생각이 들었고

송지효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그나마 여자 배역 중 가장 비중있는 배역이긴 하지만 특별출연식으로 연기할만한 배역은 아니에요. 그만큼

여배우가 할 일이 없는 작품. 고지전에서 김옥빈처럼 낭비된 여배우 캐스팅.     

    • 음? 도둑들에서 이정재도 화교였나요? 이제훈인가... 잠파노로 나왔던 꼬마애가 화교 아니었던가요?...
    • 혼자생각/제가 착각했네요. 김수현이 화교로 나왔죠.
    • 저는 분노의 윤리학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어요.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br />막판에는 그냥 조진웅 연기 보는 재미로 봤습니다.
    • 범죄와의 전쟁 전혀 제 취향이 아니라 무시했는데 평이 좋아서 보니까 진짜 좋더라구요.
      요것도 그러려나요.
    • 저는 <신세계>가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이 다른 것임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해요. 흥미로운 얘기고 나름 괜찮게 풀었지만,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욕심을 감독으로서 절제하지 못했더군요. 박훈정은 아직 감독으로선 부족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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