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카페 브라지레이로

지난 겨울, 후쿠오카에 다녀온 사진들과 함께 카페 기행을 올립니다. 카페 기행의 기반에는 [후쿠오카 카페산책](코사카 아키코, 아이비라인)라는 책이 있습니다.

 

1934년, 카페 브라지레이로는 히가시나카스 강가에 문을 엽니다. 잘 숙성된 스코틀랜드 위스키는 불을 떼는 소리가 독특한 이탄과 그 지역에서 흐르는 물, 그리고 거친 해풍을 그대로 담고있습니다. 숙성되는 오크통은 스코틀랜드의 자연과 역사를 담아 술을 빚어내지요. 브라지레이로는 후쿠오카에서 빚어낸 깊은맛의 싱글몰트입니다. 강변에 부는 바람을 이고, 그곳의 물과 함께 자란 카페입니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그 지역의 물과 함께 섞어 마셔야 진가를 발휘한다는 스코티쉬 위스키가 생각났습니다.

 

브라지레이로 로고가 세겨진 조그만 로스터는 매일매일 소량의 생두들을 볶아냅니다. 근대 서양식 조리사인 나야씨의 레시피로 만들어지는 각종 음식들은 이곳의 커피와 궁합을 잘 이루죠. 커피를 주문하고, 카페를 둘러봅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작지만 견고하게 제작된 이곳의 로스터. 쿨러 위에 설치된 작은 선풍기가 인상적입니다.

 

'

벽장엔 카라얀의 사진들이. 일본인들의 클래식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죠. 빌헬름 켐프의 이름을 딴 켄-푸산 이라는 섬은 그들의 고전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줍니다. 카라얀또한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지휘자였습니다.

 

해가 스멀스멀 지기 시작할 때부터 늦은 저녁이 되기까지, 우리는 브라지레이로에 머물렀습니다.

 

후쿠오카의 거리를 거닐다,

 

도착한 어느 이자카야. 일과를 끝낸 직장인들이 즐겁게 술을 마시는 곳이었습니다. 후쿠오카의 명물 고등어회. 커피로 출출해진 배를 달래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도제방식의 오래된 카페가 아직도 살아있고, 그들이 볶아낸 블렌딩이 많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곳이 일본입니다. 오랫동안 그 지역 사람들과 호흡하며 만들어온 브라지레이로의 블렌드도 깊은맛을 만들어내죠. 스페셜티의 물결이 밀려와도 일본의 클래식 카페들은 건재합니다. 오히려 스페셜티를 자기 카페에 맞게 변화시켜 로스팅을 해내죠. 굳건한 뿌리가 있기에 흔들리지 않는 맛을 내고 시대에 맞춰 변화합니다.

 

필카사진은 몇 장 없기에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들로 설명을 더해보겠습니다.

 

 

브라지레이로 전경

 

메뉴판입니다. 일본말로만 써져있어 해석 불가능. 클래식 커피와 블렌드를 시켰던걸로 기억합니다. 아마, 맞을겁니다.

 

 

네, 주문한 커피 하나는 저렇게 잔이 세개나 나오는 메뉴였습니다. 주문하자마자 직접 만드는 (달지않은)생크림 작은 도기 주전자 그리고 작은 잔. 커피는 그냥 먹었을때 조금 심심합니다. 저 크림을 타서 먹으니 놀랍게도 부드럽고 달달하며 고소해지더군요. 커피에서 나는 기분좋은 맛들이 다 나는 기분이었습니다. 드립으로 내려진 블렌드 또한 묵직한 바디감이 살아있는 일본식 커피였습니다.

저는 이런 블렌드가 좋습니다. 오랜시간동안 사람들과 호흡해온 커피이기 때문이죠. 어딜가도 그 카페만의 블렌드를 뽑아낼 수 있는 카페가 드문 한국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필카로는 좀 어두워보였던 로스터기.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무거운 철로 만들어진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밖에서 간단히만 살펴봐도 견고한 구조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브라질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브라지레이로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커피=브라질'이라는 공식이 통했던 1930-40년대의 일본 풍경이 상상됩니다.

 

벽면을 장식안 카라얀의 사진들. 2층입니다. 기분이 묘하네요.

 

주소는, 후쿠오카시 하카타 구 텐야마치 1-20 

    • 필름사진 스메나 8m로 찍으신건가요.
      • 크. 니콘FM으로 찍었습니다. 렌즈는 싸구려 광각렌즈구요 :)
    • 커피값은 우리나라보다 약간 저렴하네요.
      • 후쿠오카 물가는 그리 비싼편이 아닙니다. 도쿄에가면 커피값 많이든다던데 이곳에선 부담없었습니다 :)
    • 위스키 그냥 마시는 것보다 물 살짝 타서 마시는 걸 더 좋아해요. 그 지역의 물을 타서 마시면 더 맛있는 거군요. 사진 좋네요.
      • 그렇다고들 합니다. 전 반은 홀짝 마시고 남은 반에 물 조금타서 마시는걸 좋아해요 :)
    • 사진도 글도 좋아요. 카페 모습이 참 정갈하고 아늑해 보이네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비싸다고 알고 있는데 커피 가격은 오히려 조금 저렴하군요.
      • 감사합니다 :)
        후쿠오카 카페들은 대부분 저정도 가격입니다. 하지만 도쿄나 오사카의 카페들은 저보다 좀 더비싼편이고 스페셜티를 다루는 가게들도 가격이 꽤 비싸죠.
        대부분의 카페들은 시 외곽에 있는 숙소에서 걸어서 갈 정도로 시내가 작아요. 봄날에 한들한들걸어서 여행하기 더할나위없는 곳이죠 후쿠오카는,
        버스나 대중교통도 100엔 안팎. 교통비 걱정없는 여행이었습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