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위대한 탄생3, 드디어 끝났습니다
1. 오늘의 결승전 잡담 먼저.
- 전 이런 프로에서 '그랜드 파이널' 이니 뭐니 하는 식으로 과도한 영어 표현을 쓰는 게 좀 거슬립니다. 영어를 너무 많이 써서... 도 있겠지만 그게 폼 나게 들릴 거라고 생각하는 게 촌스러워 보여서 싫어요. 그냥 '결승전' 이라고 하면 안 되나요;
- 의외로(?) 재밌었습니다. 지금껏 이 프로 생방송들 1, 2, 3시즌을 통틀어서 가장 볼만했네요.
- 이제 3시즌이나 되고 하니 당연히 선배들 축하 무대 해야지요. 그런데 가수로 데뷔하고 축하 무대를 한 둘이 우승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 번 애잔하고. 그나마도 둘 다 아직까진 듣보라서 두 번 애잔하고. 나중에 전 시즌 우승자가 나왔을 땐 자기 노래도 없어서 생방송 진행하던 시절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서 세 번 애잔했습니다. 그렇죠. 애잔함이 넘쳐 흐르는 오디션! 그것이 위대한 탄생!!! 어쩌면 이 애잔함 때문에 제가 계속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_-; 제가 원래 아이돌도 그냥 잘 하고 멋지고 예쁜 사람들보단 좀 애잔한 구석이 있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그리고... 그래도 구자명이 그냥 놀고 있는 건 아닌 것 같더라구요. 도전자 시절에 불렀을 때보다 더 안정감있게 부르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소속이 부활 엔터니 뭐(...)
+ 그 전 시즌 우승자 백청강은 완쾌했으려나요.
++ 에릭 남, 노지훈 합동 무대 때 갑자기 사운드가 노래방 사운드로 돌변하던데. 첨엔 방송 사곤줄 알았습니다;
- 오늘 김태원과 용감한 형제 친목질 아주 제대로 폭발하더군요. 덕택에 좀 웃었습니다. 특히 용감한 형제가 김태원에게 '네버 엔딩 스토리'를 너무너무 좋아한다며, 왜 이후론 이런 곡 못 쓰냐고. 진짜 본인이 쓴 거 맞냐고 묻는 장면!! ㅋㅋ 다만 시작부터 끝까지 용감한 형제 노래가 너무 많이 나오는 건 좀 거슬렸습니다.
- 전 시즌 선배들 축하 무대보다 이번 시즌 탈락자들의 특별 무대가 훨씬 보기도 좋고 듣기도 좋았던 건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특히나 원래부터 초대 가수 소릴 듣던 남주희가 제대로 초대 가수 포스를 작렬시켜줘서 좋았습니다. 한기란을 다시 봐서 반갑기도 했고, 근데 성현주는 어디갔나요. 8위까지만 부른 거였던가.
그리고 이형은은 왜 탈락 전보다 스타일링이 훨씬 나아진 걸까요. 아니 이형은 말고 다른 참가자들도 대체로 탈락 전보다 훨씬 나았습니다;
- 게릴라 콘서트. 이런 것 좀 하지 말아요. -_-;;
- 두 참가자의 첫 무대 전에 보여준 영상이 맘에 들었습니다. 예선 통과가 통편집되었고 그 후로도 존재감이 없었던 박수진의 인생 역전 드라마를 콕 찝어서 간결하게 보여준 게 좋았고, 한동근의 과거지사를 담백하게 보여준 것도 좋았습니다. 둘 다 적절하게 참가자들의 캐릭터를 잡아 주더라구요. 근데 왜 프로 다 망한 후에 마지막회에서야...;
- 두 번째 무대의 '서로 선곡해주기'는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민지도 모르겠고, 또 짜고 치는 고스톱 티가 너무 나서 별로더군요. 어차피 서로 골라서 보낸 세 곡 중에 부를 노랜 미리 정해져 있고 나머지 둘은 그냥 웃기라고 고른 것 같던데. 도대체 한동근에게 '내가 웃는 게 아니야'를 부르라고 골라 주는 게 애초에 말이 됩니까. -_-; 뭐 그래도 용감한 형제와 김태원이 적절하게 웃겨줘서 용서했습니다만.
- 예전부터 느끼던 건데, 오디션 프로에서 우승하려면 마지막 무대 선곡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차피 뭘 불러도 한동근이 우승하긴 했겠지만; 그래도 한동근의 '네버 엔딩 스토리'는 그럭저럭 우승과 어울리는 곡이었죠. 곡의 퀄리티가 문제가 아니라 뭔가 극적이고 '클라이막스다!'라는 느낌도 들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박수진의 선곡은 좀 의아했습니다. 잘 하긴 했는데 결승전에서 부를 노래 같진 않았어요. 'Halo' 같은 노래를 불러야 하는 게 바로 오늘이었는데 말이죠.
- 오늘 방송을 보면서 제가 바라는 건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우승할 한동근이 좋은 곡 선곡해서 우승자다운 무대, 한동안 회자될 만한 무대를 보여주는 거요. 근데 그렇게 되지는 않았네요; 위에서 곡 선정에 대해 좋게 써놓긴 했는데, 결승전에 어울리는 곡이긴 했어도 한동근에게 딱히 어울리는 곡은 아니었어요. 못 부른 건 아니지만 예전에 보여준 무대들보다 딱히 낫다는 느낌도 없었고. 또 그나마 중간을 과감하게 끊어 먹는 편곡 때문에 더 별로였구요. 그리고 'You give love a bad name' 무대도 그다지. orz 이 노래를 그냥 한동근식으로 불러 버리니까 영 심심하더라구요. 좀 건방지고 야비하게(?) 불러줘야 하는 곡이건만.
오히려 오늘 무대들만 놓고 보면 전 박수진 쪽이 더 맘에 들었습니다. 'empire state of mind' 무대도 그동안 해왔던 것들과 달라서 신선한 맛이 있었고 '있다 없으니까' 무대는 살짝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으로 하더라구요. 물론 용감한 형제가 칭찬했던 춤은 제가 보기엔 그냥 깔짝깔짝이었던 것 같아서 그냥 그랬지만 노래는 잘 했네요.
하지만 어쨌거나 트로피는 맡겨놨던 주인이 찾아갔고 전 가수는 음색이 8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아무 불만 없습니다. 게다가 한동근이 박수진보다 노래를 못 하는 것도 아니니 더더욱.
- 아. 그리고 정말 끝까지 심사는 김연우 혼자 하더군요. 결승전이고 하니 다들 화기애애한 극찬 분위기였고 김연우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만, 그 와중에서 '조금 아쉬었던게~' 라면서 깨알같이 지적질을 하는 게 좋았어요. 나머지 세 심사위원은 심사평을 무슨 매크로 돌리듯 문구 몇 개 정해 놓고 돌려 막는 느낌이라... -_-;
- 준결승 때보다 결과 발표가 더 신속했던 게 괜히 웃기더라구요. 뻔하다 이건가(...)
- 그리고 유진은 왜 생방송이 진행될 수록 점점 더 차림새가 아줌마스러워지는지. 진행을 못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미모 보는 재미가 더 컸는데. 아쉬웠습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인공이었던 두 분에게 하고픈 말.
당장 담당 멘토들로부터 도망쳐요!!!!!!!! ;ㅁ; 부활 엔터, 브레이브 엔터에 들어가지 말아요. 선배들을 보라구요... orz
+ ...라고 적고 있는 와중에 '네 얼간이'에 김태원, 박완규, 이태권, 구자명이 나와서 허무 개그를 날리고 있군요. 하이구야.
2. 시즌 전반에 대한 간단한 주절주절입니다.
- 시즌이 거듭될 수록 점점 발전하고 있긴 합니다. 예능적인 부분이든 오디션 프로로서의 부분이든 종합적으로 점점 나아지며 틀이 잡혀가는 게 보여요. 정말입니다. 첫 시즌이 워낙 개판이었다보니 그냥 열심히만 만들면 전보다 나아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 지난 두 시즌 동안 매번 멘토들의 심사가 공정성 논란에 시달렸고, 또 같은 멘토의 제자 둘이 결승에서 붙음으로써 나머지 멘토들이 맘 상하는 사태가 벌어졌었죠. 그래서 그걸 피해보겠다고 이것 저것 변화를 많이 시도했죠. 멘토 스쿨 조편성에 연령&성별 구분을 넣고 담당 멘토는 제작진이 정해주고 생방송에선 조별로 한 명씩 탈락시키는 등등.
근데 결과적으로 '모두 다' 악수였다고 봅니다.
일단 연령 & 성별 구분 때문에 조별 실력차가 너무 커져서 전보다 더 큰 형평성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담당 멘토를 제작진이 정해준 것에 지난 시즌까지의 재미 요소 하나를 없애 버린 것 말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성 조 담당이 유일한 여성 멘토 김소현. 아이돌을 꿈꾸는 10대 조는 아이돌 프로듀서 용감한 형제. 실력파들은 멘토 중 유일한 능력파 가수 김연우. 그리고 우승 내정자 한동근이 속한 조는 위대한 탄생 최고의 스타 김태원(...)이 맡았으니 나름대로 합리적이라면 합리적이긴 합니다만. 애초에 멘토들 중 참가자에게 크게 도움이 될만해 보이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전의 방식보다 참가자들에게 더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지가 않아요.
생방송에서 조별로 한 명씩 탈락시킨 건 길게 말할 것도 없이 그냥 최악이었죠. 더군다나 참가자들의 실력이 역대 최고였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예전 같았음 무대 대여섯번은 했을 참가자가 두 번만에 떨어져 떠나 버리고. 다른 조에 가면 짱 먹을 것 같은 참가자들이 우수수 우수수 떨어져 나가고... -_-;;
- 그러니 결론은, 제발 다음 시즌 만들지 말아요(...) 차라리 이거 하는 시간대에 놀러와 트루맨쑈 시즌 2를 합시다. 네?
- 그리고 부디 이번 시즌 우승자 한동근은 어디의 누가 데려가든 잘 키워서 잘 써먹고 좀 제대로 띄워줬음 합니다. 백청강, 구자명의 뒤를 잇기엔 이 분 재능이 너무 아까워요. ㅠㅜ 또 일 없이 잉여잉여하다가 시트콤 단역이나 연예 프로 리포터로 나오는 건 보고 싶지 않네요 정말.
- 끝! 입니다. 그간 망한 오디션 프로에 대한 정신 산란한 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_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