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완성되는 과정으로 봤던 스토커
세명이 같이 봤습니다. 한명은 자의식 과잉이라고 했고
한명은 박찬욱 감독이 악을 다루는 방식이 여전히 마음에 안들고
저는 출중한 단편소설을 읽은 느낌이었어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이 항상 비극이라고
생각해왔던 터라 이 영화가 저한테는 눈과 귀와 마음에 호강을 시켜 준
작품이었어요.
자신의 빈 구석, 결코 채울 수 없는 자리. 그런 것을 채워줄 사람을
제 손으로 죽이고 홀로 서는 것이 한 인간의 진짜 완성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것을 살인욕구라는 것이 문제였지만, 저한테는 대수롭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행동을 전 이 금발의 엄마에게 자신이 엄마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라고 생각했죠. 엄마가 넌 나를 사랑해야 하지 않니?라고
물었던 질문의 답이라고 생각했고요.
여러가지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영화라 재밌었어요. 보는 내내 제가 박찬욱
감독의 작품 중 두번째로 좋아하는 금자씨가 오버랩 되었던 것도 만족스러운
경험이었고요.
나중에 DVD로 다시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