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 씨지브이는 스크린이 참 작네요. 그나마 스펙터클한 영화는 아니어서 괜찮았지만 가급적이면 저 곳에서 영화 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참 좋게 봤어요. 역시 뭐니뭐니해도 예쁜게 최고죠. 계단에서 인디아와 찰리가 대화하며 과거를 회상하던 씬에서 찰리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울 때마다 황홀했습다. 어쩜 그렇게 잘생겼죠. 인디아가 실트 잠옷을 입고 어머니에게 여성을 과시하던 장면도 좋았습니다. 꽤 중요한 씬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사냥터로 넘어가면서 무게감이 준 느낌이에요.
아무튼 제 질문은요, 찰리와 인디아의 피아노 합주 장면입니다. 질문이라기보단 타인의 의견도 들어보고 싶다...정도의 물음이네요. 피아노 씬을 섹스를 나타냈다, 피아노로 찰리가 인디아를 유혹하는 것이다 등등의 해석이 보이던데, 저는 시체를 본 흥분과 살인자인 삼촌을 알아챈 이후의 성적 폭주에 이은 위행위자를 은유했다고 봤거든요. 피아노치는 걸로 위행위자를 그리다니 앙큼하네...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의 진짜 샤워중의 위행위자는 마음에 안들었어요. 너무 천한 느낌이었기때문이죠.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찰리 삼촌은 멍한 눈빛때문인지 사람이라기보다는 인형같더라고요. 멍하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는데 상대가 있을 때도 먼 곳을 응시하는 느낌?
피아노 치는 장면은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해 보이지만 전 둘의 교감으로 생각했어요. 삼촌이 같이 있었다고 봤거든요. 빈 의자를 봤을 때 풀 부스러기 같은 게 보여서요. 그리고 영화 초반 엄마에게 피아노 기초를 배우던 삼촌이 홀로 연주를 하고 엄마에게 감사 인사를 받는 장면이 그 씬 이후에 나오지 않았나요? (가물가물~)
몇몇 다시보고 싶은 장면들때문에 재 관람하고 왔더니 말씀하신 장면의 의도가 훨씬 선명해지더군요. 삼촌의 정체를 알아챈데다가 시체를 보고 깨달은 자신 안의 폭력성이 성욕으로 폭발한 거죠. 눈을 떴을 때 어두워진것으로 보아 꿈으로 보는게 더 맞을 것 같아요.
연필로 동급생의 손을 찌르고ㅡ 집으로 돌아와 피에 젖은 연필을 깎아 필통에 넣으면서 지난 밤에 본 시체를 떠올리고ㅡ 그런 꿈을 꾸고ㅡ 자다가일어나 부엌에가서 삼촌과 엄마의 부정을 목격하고ㅡ바로 뛰쳐나가서 윕을 꼬여내어 결국 죽이고ㅡ 살인 장면을 떠올리며 오르가즘을 느끼 게 되죠. 이게 전부 하룻동안 일어난 일이에요. 재관람하니 그 속도감이 인상적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