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플라이트 - 분노의 윤리학 - 스토커 감상 (세 영화 다 스포있음 특히 스토커)
[플라이트]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것에 대한 영화버젼인데요
예전에 위의 책을 읽고서 미국사람들은 참 논리적인 상상력 (이 말이 말이 되는지는 묻지 마세요^^) 이
뼛속 깊숙히 박혀있구나라는 생각만 들었지 아무런 감흥은 없었는데
막상 스크린에서 시각적이며 실제적인 느낌으로 이런 이야기를 경험하다 보니 감흥이 참 찌릿찌릿 합니다.
어쩜 영화를 이렇게 고급스러우면서도 알기쉽고 재미있게 만들수 있는지
...........저멕키스가 뭐 그렇지요.........
꽤 긴 영화인데 지루한 구석이 없어요
첫 장면부터 갑자기 여배우의 누드가 번쩍번쩍하지 않나, 마약주사 맞는 여자가 나오지 않나,
거기에 비행기가 박살나는 기가 막힌 시퀀스가 있고 반쯤 미친 뚱보약쟁이도 나오고 그렇게 후딱 4-50분 (체감시간이라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네요)
이 가더니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덴젤워싱턴과 술과의 전쟁이죠
특별히 이 영화는 딜레마를 형상화하려고 애쓰지 않아요
덴젤 워싱턴은 그냥 알콜중독에 거짓말쟁이 나쁜놈입니다. 그건 마지막장면까지도 이어집니다.
그가 자신의 죄를 고백한 건 딜레마의 문제도 아니고 사실 죽은 스튜어디스 여자와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를 특별한 관계때문도 아닙니다
솔직하게 보자면 그냥 자포자기라고 할 수 있죠, 실제로 모든 중독자가 다 그런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박이던 마약이던 알콜이던
하지만 그렇게 때문에 이 영화는 깊은 울림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러내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 고급이라는 예술의 정석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그런면서도 재밌거나 아님 다른 예술적인 성취를 이뤄야만
진짜 예술적인 무언가로 인정받긴 하지만요)
헤로인 중독 여자가 남긴 편지에는 무슨 말이 적혀있었을까요?
감옥에서 덴젤 워싱턴의 책상위에 붙여진 사진속 여자는 건강해 보였습니다.
다시 마약에 손대 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전 이 영화가 좋아 죽겟어요
[분노의 윤리학]
이 영화의 이 제목은 좋은 제목인가요?
좋게 풀이해서 중의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이 말은 일차적으로는 극중 조진웅이라는 배우가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들려주는 (운전사에게
얘기하고 있지만 우린 다 알고 있잖아요, 누구한테 말하는지) 개똥철학에서 드러나고요
이차적으로는 극중인물들의 윤리의식에 대한 감독의 분노발산 형태로 드러나는데요
둘 다 너무 직접적인 방식이어서 영화의 좋은 제목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한국에서 정말 지독히도 안 먹히는 블랙코메디쟝르의 영화인데요
역시 안 먹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몰입할 구석이 없는 불쾌한 인물들이 득실거리는 쟝르를 왜 이렇게 사람들 (특히 한국사람들)은 싫어할까요?
그냥 제삼자의 시선으로 키득키득거리면서 즐길만한 여유가 없는걸까요?
조금 안타깝습니다. 아주 좋은 영화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장점이 많은 영화인데 말입니다.
기획적으로 실패한 게 가장 문제인 영화이긴 하지만
작품적으로도 뒤가 너무 약해요, 질질 늘어지기도 하고, 런닝타임을 채우기 위해 너무 무리하게 진행하는 면도 있고,
캐릭터로는 문소리가 가장 애매한데요
그 애매함을 가지고 뒤를 메우고 있으니 물이 줄줄줄 샙니다.
그래도 이런 기획으로 흔들림없이 영화를 완성해버린 감독과 제작자 이하 만든 사람들의 노고에 대한 칭찬은 하고 싶어요
부디 다음작품들에서는 상업적인 기획으로 성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스토커]
왜 챨리삼촌은 조카인 인디아에게 그렇게 집착할까요?
과거의 근친교배 왕조들처럼 나의 이 우월한 유전자를 이어받을 사람은 내 핏줄이어야 된다는 그런 아집일까요?
아님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정신병원에 가기 전에 뭔가 어쩌구저쩌구 할 만한 사건들이 있었던 걸까요?
영화는 이 왜? 라는 질문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는 전략으로 일관하지만 그것이 어떤 대단한 무언가가 있을 것 같다는
착시현상을 만들어내지는 못 하기 때문에 사실은 그냥 '나도몰라' 로 읽힙니다.
일단은 드라큘라 얘기가 아니라서 좋았어요
중반까지 진짜로 챨리삼촌이 뱀파이어로 변해서 사람 목덜미를 물어뜯을까봐 조마조마하고 있었는데
정신병자삼촌으로 변한 순간 환타지월드에서 리얼월드로 국면전환이 이루어집니다.
물론 엔딩은 다시 환타지로 넘어가지만요
모든 일이 다 그렇듯 장단이 있겠지요
좀 더 대단한 이야기인줄 알았는데......하는 아쉬움도 있겠지만
뭐 이런 안드로메다로 관광가는 이야기가 다 있어.....!!! 하는 분노는 막아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히치콕의 의혹의 그림자라는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서
전 이 영화가 좋았어요
감독 박찬욱이라는 이름을 지우고 본 것도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굳이 박찬욱이 헐리웃가서 어떻게 찍었나하고
돋보기를 들이대면서 볼 필요는 없잖아요 그냥 영화.... 영화로 보면 되지 뭐.....
앞부분은 맘에 안 들었어요
일단 너무 장황해요, 쓸데업이 사람 몰입도를 방해하는 장면도 너무 많고
하지만 중반 이후는 아주 좋았고 뒤는 끝내줬어요
굳이 실명을 거론해서 죄송하지만
박찬욱감독님 다음에 헐리웃에서 영화만들 때는 전정훈 촬영감독 말고 다른 촬영감독과 함께 작업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헐리웃의 성공적인 입성을 축하드리며 진심으로 차기작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