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송양공과 조양은 + 조폭영화를 만들어본다면
1.송양공
망한 나라의 사람들을 바보 취급하는건 고금에 흔한데 대표적인게
하늘이 무너질까 무서워한 기나라 사람의 '기우'는 하-은-주 왕조중 하나라가 망한 유민의 나라이며
토끼가 또 나무 그루터기를 받기를 기대한 송나라 사람의 '수주대토'는 은나라가 망한 유민의 나라입니다.
송양공은 바보나라의 후예답게 초나라와 전쟁을 하는데
적이 강을 절반 도하한 최적의 타이밍도, 넘어온 다음 전열을 정비하는 타이밍도 봐주고
군자답게 싸우다가 죽은 멍청한 군주로 이름을 날립니다.
그런데 원래 춘추시대의 불문율은 송양공의 방식이 정석이었다지요.
귀족들간의 전쟁이었던 춘추 시대의 전쟁은 부상당한 적병은 죽이지 않는다거나,
상을 당한 국가는 공격하지 않는다거나 기타등등 매우 젠틀한 룰이 많았다고 합니다.
도하하는 적을 공격하는 건 하나, 둘, 셋 하고 돌아서서 총을 쏘는 결투에서 먼저 돌아서는 비겁한 짓이나 마찬가지였던 거죠.
다만 비정한 전쟁의 시대인 전국시대로의 흐름을 읽지 못한 것이라고나 할까요?
2.조양은
당대 최고의 신상사파 신상현을 "명동 샤보이 호텔 기습사건"에서
불문율을 깨고 사시미칼을 휘둘러 조폭역사의 새로운 시대를 연 사람이 조양은이지요.
언젠가 사시미칼의 불문율을 넘어 총기류의 시대까지 오게될까 두렵네요.
-"개의 힘"을 읽고 무서운 멕시코 갱단을 생각해보니 더욱 소름끼치네요.
3.그려보는 조폭영화
신세계를 보면 (재미있게 보았기에) 제일 속상한 부분은
장청이 공격받을걸 빤히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조양은의 샤보이 호텔 기습사건과 같은걸 "내가" 직접 준비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신상사파와 신상현의 전력 분석이 있을 것이고, 평소 루트에 대한 분석도 있을 것이고,
이에 대한 작전과 동선도 구축되었을 것이며, 신무기(=사시미칼)에 대한 훈련과 검증(?)도 있었을 겁니다.
저는 조폭영화에 이런 부분이 좀 들어가면 훨씬 재미날 것 같아요. (이런 어두운 취향을 뭐라더라, 듀게에서 배웠는데)
황해에서 재미있었던 것도 초반에 하정우가 죽이기 위핸 계획을 치밀하게 짜고 이미지 트레이닝하고 현장실습까지 하는 부분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