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를 즐기게 되었어요

(<오즈; 더 그레이츠 앤 파워풀>의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어요. 흰색처리 하였습니다.)

 





이상한 저항감이긴 합니다만, 저는 처음엔 3D가 마음에 안 들었어요. 특히 안경을 쓰고 살아가는 제 입장으로선 안경 위에 안경을 하나 더 쓰는 상황이 무척이나 불편했거든요. 3D시대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아바타>를 볼 때만해도 이 효과에 시큰둥했죠. 그저 화면에서 레이어를 임의로 분리해 놓은 다음 자막이나 동동 띄우는 기술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도 머릿속의 기억은 어차피 2D로 남기에 입체영상에 대한 별 흥미는 없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웬만한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이제 거의 3D로 제작되고, 3D로 개봉하는 현 상황에서 이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어떤 대세로 자리잡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단순히 스쳐가는 일시적인 유행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싶었죠. 그래서 적응을 위해 웬만하면 3D로 영화를 보려고 노력했어요. 특히 3D가 중요한 영화는 감독의 의도에 최대한 맞는 포맷으로 보려고 노력했죠. <휴고> <호빗>, <라이프 오브 파이> ..

 

오늘 <오즈; 더 그레이츠 앤 파워풀>을 봤어요. 오늘에서야 느낀 사실인데 제가 드디어 3D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네요. 나눠준 안경이 일단 너무 편안했어요. (CGV에서 3D안경 모양을 바꿨나 봐요. 저같이 안경을 낀 사람이 안경 위에 걸칠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던데 진짜 좋네요) 그리고 안경이 바꿔서 그런지 몰라도 고개를 기울여도 화면상이 틀어지지 않더라구요.

 

3D의 바깥으로 튀어나오려는 일반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스크린 안쪽으로 쭉~ 파고 들어가는 정반대의 효과를 감지하고 그에 따른 시각적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안으로 펼쳐지는 효과를 이번에 처음 본 건 아니지만요. 이 영화가 현실에 없는 일종의 판타지세계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3D의 효과가 더 살아나는 듯 했어요. (스포일러) 영화 초반의 4:3비율의 흑백화면에서 오즈의 세계로 진입하는 순간부터 2.35:1 시네마스코프 비율로 스크린이 넓어지면서 점점 컬러가 살아나는데 이제까지 느끼지 못했던 영화가 가져다 주는 시각적 쾌감의 최대치를 경험했네요. 컬러로 전환한 뒤 바로 이어서 계곡으로 열기구가 추락하면서 거친 물살을 따라 부유하다 폭포아래로 확 떨어지는 장면까지 이어지는데 4D도 아닌데 몸이 앞으로 쏠리는 느낌을 가져다 줬어요. ! 굉장하더군요. (스포일러 끝)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3D 즐기고 계십니까?

    • 오즈 다음주에 보러가는데 기대되네요. 저도 3d 좋아합니다. 안경을 써서 3d안경까지 겹쳐 쓰면 귀 윗부분이 좀 아프긴 해도요.(cgv 안경이 남쪽에도 적용되면 좋겠어요)

      차츰 3d기술이 영화의 모든 것이 되던 쪽에서 영화의 내용을 살리기 위해 적절히 녹아들어가는 쪽으로 유행이 바뀌는 거 같아 좋아요.
      • 명동역CGV 에서 봤는데 안경이 무척 독특하더라구요. 늘 답답하고 거슬렸던 게 3D안경의 존재였는데 이번엔 그런게 하나도 없었어요.

        저도 동감합니다. 3D가 단순히 시각적인 볼거리차원이 아니라 영화의 이야기와 어울리는 형태로 발전하여 새로운 영화미학의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라이프 오브 파이>가 아마도 그러한 가능성을 최초로 선보인 것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영화 보는 안목이 높지 않아서 어렴풋하게 느끼고 명료한 언어로 표현할 순 없었는데 허문영씨가 <라이프 오브 파이>의 3D효과에 대해서 쓰신 글을 읽고 나서 3D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 저도 말씀하신 부분에서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심지어 전 일반상영이었는데... ^^
      오즈의 색감이 너무 예쁘더군요. 오브젝트도 많고. 나중에 가전매장에서 텔레비젼 시연영상으로도 좋을 것 같았어요. 3D효과도 좋은 모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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