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의 푸가 중 좋아하는 곡.


바흐의 바이올린이나 첼로 류트 쪽 곡들은 대강 다 알고 있고 매우 좋아하는데.

건반 곡들은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평균율 골드베르크 영국 조곡 정도만 익숙하네요)

잘 아시는 분들은 추천을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바이올린 소나타마다 하나씩 들어 있는 푸가들 다 아름답지만 제가 접해본 곡들 중 가장 아름다운 푸가는

류트 조곡 프렐류드, 푸가 & 알레그로 (BWV 998)의 2악장 푸가예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테마, 상행-뒤집은 하행 스케일의 중첩. 이게 심한 경우 4중첩까지 되면서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지만,

알고 보면 그 속에는 골드베르크 변주곡만큼이나 단순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담겨있다는.


하지만 그 극악의 난이도 때문에 좋은 연주를 듣기가 정말 쉽지 않아요.

물론 난다 긴다하는 연주자들은 모두 이 곡을 편곡하고 연주하기 때문에 많은 '대단한' 연주들을 들을 수는 있지만, 뭐랄까.

글렌 굴드가 연주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같이 명쾌하고 단순하게 풀어내는 연주를 들어 본 일은 별로 없었죠.


그래서 저에게 이 곡은 항상 연주된 결과물보다는 악보가 아름다운 곡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악보 속에 들어 있는 저의 판타지를 100% 충족시켜주는 연주를 접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며칠 전에 우연히 검색하다 이 연주를 보고 정말 감동 먹었어요.



전공자들은 이런 저런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지만, 이 사람이 현재 지존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지적들이 좀 웃기기도 하고.

(어쨌든 이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 중에 음악을 단순하고 대담하게 차갑게 풀어가는 사람이 정말 드물고

감상자들 사이에서도 그런 연주가 큰 대접을 못받는 것 같은 것이 저는 항상 불만)


이런 연주가 가능한 사람이 지존이라는 것은 정말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 연주를 듣고나니 어디엔가 더 완벽한 연주가 있을 것 같다는 희망도 생기네요. 

음악 감상의 동기 부여가 된달까. 이 곡의 더 좋은 연주도 들어보고 싶고, 현악이 아닌 다른 음악 푸가들 중 좋은 것들도 더 듣고 싶고 그러네요


그래서 처음 부분에 쓴 대로 특히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푸가가 있으시면 추천 좀 부탁드려요.


    • '푸가의 기법' 어떠세요.



      이건 글렌굴드의 피아노 버전이지만 이 외에도 오르간/현악4중주 등 다양한 버전이 있어요.
      저는 타티아나 니콜라예바의 연주를 좋아하는데 마음에 윤기가 없을 땐 에머슨 4중주단의 현악 버전도 풍요롭지요.
    • 우와 감사합니다 푸가의 기법이랑 푸가의 예술이랑 똑같은 건가요? 연주자까지 추천해주셔서 더더욱 감사!! 지금은 컴 끄고 폰이라 날 밝으면 당장 들어볼게요
    • 네 같아요. die kunst der fuge(the art of fugue) 요거욤 ^^
    • 저는 너무 유명해서 추천할 필요까진 없겠지만 G 마이너 '작은푸가'가 좋아요. 명쾌하고 단순하면서도 아름답고 작으면서도 품위있다고나 할까,,
    • 바흐의 푸가는 아니지만...

      Shostakovich의 24 Preludes and Fugues는 어때요?
      니콜라예바 여사의 연주로 들으면 참 좋아요. 바흐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죠.
    • 알버트 슈바이처의 삶과 사상을 아주 좋아해서 그의 오르간 연주(Bach) 음반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노랫소리를 듣는 기분이랄까요. :) 음악적으로는 잘 모르겠고 듣고 있으면 행복해요. (당시에 연주가로서도 상당한 인정을 받았다고 하지요)
      헬마스터/ 니콜라예바 여사님 음반 얼마 전에 사놓은 것이 있는데 까먹고 있었어요. 오늘 아이폰에 담아야겠습니다.
    • 빨간 먼지/ 전 모르니 된거죠 이유 적어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원했던 대답 :)

      헬마스터/ 제목만 들어도 많이 다를 것 같군요. 적어도 직관적인 음악은 아닐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들지만 어쨌든 감사!

      어둠의 속/ 일단 들어볼게요; 좋다고 이름난 연주들보다는 다른 이들이 애착을 갖고 있는 연주를 들어보는 편이 더 재밌거든요
    • 안 그래도 바흐 곡 찾아 들으려고 하는 찰나 이 글을 봤어요. 잘 들었어요~~~
    • 정말 좋아요!!감사합니다!!!
    • 이 포스트를 계기로 어제 오늘 Tatiana Nikolayeva의 바흐 듣고 있는데 너무 좋습니다.ㄷㄷ
      '바흐 스페셜리스트'라고 하는 니콜라예바 여사님 앨범이 세일 중이길래 사두었던 건데 이번에 뜯어서 들어보았어요.;;
      앨범은 'Nikolayeva Plays Bach Vol.2' 입니다. 피아노 소리 조금 듣고 귀가 번쩍 뜨였어요. 제가 뭐 피아노나 바흐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뭐라 평가의 말을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분 피아노 소리가 너무 좋고 바흐도 너무 좋아요.ㅠㅠ 녹음 기술이 좋은 건가... 일단 함 들어보세여. 저는 백만년만에 음반 여러개 사게 될지도 모르겠슴다. 일단 'Nikolayeva Plays Bach Vol.1'부터 구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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