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한 지 1주일 하고도 2일이 지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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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듀게 최고의 연애 찌질이를 자처하다가 함량 미달 판정을 받고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는 maijer입니다.
많은 분들이 연락을 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진짜 그런 짓을 할때의 저는 제가 통제하기가 너무 힘겨웠어요. 마지막으로 연락한 건 금요일 저녁 이었습니다.
친구가 위로해주겠다며 술이라도 한 잔 하재서 신촌엘 나갔는데 익숙한 얼굴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상대가 재학중인 과의 과대표였어요.
물론 그 사람은 절 모르지만 전 그 사람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거든요. 떠올려보니 그 날이 그 과의 개강파티를 하는 날이었어요. 하필이면 같은 길목에서
일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서로가 원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웃겨서 얼른 피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같은 신촌 바닥에 있다는 게 못 견뎌워 술을 마시고 길거리를 뒹굴며 울고 (친구에게 참 못 볼꼴 이었겠는데도 너무 위로를 잘해줘서 더 고마웠습니다.)
노래방 가서 울면서 온갖 이별송들을 다 부르고 술이 다 깬 채로 집에 들어왔어요. 노래방에서 전화를 하고 문자를 했지만 역시 반응이 없었어요.
연락 빼고는 다 하자, 라는 마음가짐이었거든요. 슬픔을 슬픔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생각하고 밝아지려고 애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답이 오질 않는 연락을 안 해야될 필요성을 만취 상태에서는 항상 못 느꼈어요.
연락을 계속 하면 자기가 너무 힘들다고 그 사람이 그랬는데 그런 기분이었어요. 알 게 뭐야? 니가 나한테 한 갑작스러운 짓이 나한테는 제일 힘들게 느껴지는데?
그 정도도 각오 안 해놓고 그런 짓을 했어? 한없이 이기적이죠. 근데 지금 이 순간에 그를 배려하는 것만큼 저에게 괴로운 일이 없더라고요.
그 사람은 얼마나 힘이 들까, 그 사람은 얼마나 괴로울까, 나 처럼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더욱 힘들었습니다.
문자도 그렇게 보냈어요.
너는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걸 어떻게 두 사람이나 견뎌. 너는 벌써 괜찮아져서 잘 먹고 잘 웃고 잘 놀고 그랬음 좋겠다. 너는 정말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부터 화가 났어요.
헤어지기 직전까지만 해도 제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해줄 것처럼 행동하던 그 사람이
이렇게 힘들다고 바닥까지 치닫는 걸 보여주는데, 자괴감과 방황 속에서 정신 못 차리고 있는 걸 보여주는데도 손 한번 내밀어주지 않는구나.
참 매몰찬 사람이었구나. 그런 생각.
물론 쌍방 과실로 헤어졌다는 게 제일 맞는 답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를 '잊는 방법'은 그럴 수가 없었어요.
사귀면서 서운했던걸 떠올려봤습니다.
서로가 몸과 마음이 지치는 때면 서로에게 의지를 하면서 토닥토닥하고 싶었는데 그 사람은 항상 자기가 토닥토닥할 수 있을때만,
자기가 위로받고 싶을때만 저를 찾았어요.
저는 그 사람의 모든 것들을 기다려야했어요. 그때마다 그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사람좋은 표정으로 미안하다며 역시 저밖에 없다며
묵묵히 자기를 기다리고 받아줘서 고맙다고 했어요. 근데 마지막엔 그렇게 자기한테 맞추는 게 부담스러워서 이별을 고했구요.
카톡에서도 차단하고 있다가 어젯 밤에 여전히 같이 묶여있는 그룹 채팅방이 있어서 거길 통해 프로필 사진을 봤는데 근 두달동안 바뀌지 않았던
그의 사진이 활짝 웃고 있는 새 사진, 못 보던 사진으로 바뀌었더라고요.
순간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이제 남남, 정말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라지만 제가 이틀 전에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근데 나는 너무 힘들다
보고싶다 라고 찌질댄 걸 알고 있고 제가 자길 마주칠까봐 학교에서도 도망다니듯 다니는 걸 알면서...
진짜 이제 그 정도도 걱정이 안 될 정도로 괜찮아졌나? 싶었습니다. 여섯달동안 저를 최선을 다해 좋아하고 참고 이해하려 노력했다는 사람이
완전히 저에게 질려서 그런걸까요? 헤어진지 고작 일주일만에?
친구들은
이제 쟤한테 넌 안중에도 없다
걔가 너만큼 힘들어야 직성이 풀리겠냐
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참 차갑게 들렸어요. 무조건 제 편을 들어주길 바란 건 아니었는데도 그랬어요.
네. 그만큼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인생의 많은 변화를 단숨에 받아들이지 못 하고 허우적거리는 것만큼 허우적거려주었으면 좋겠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최소한 좋아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의 말이 거짓이라고 생각할 수라도 있으니까...
나를 좋아하긴 했구나 라고 합리화라도 할텐데....
이제 내일부터 또 한 주가 시작되고 이번 주는 조금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도 듀게에 글 올리고 리플 읽고 하면서 참 많이 힘을 내고 있습니다. 마음이 약해질때마다 글을 다시 열어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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