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 서적의 효과

1. 국내에 불어닥친 때아닌 루저 열풍. 키 작고, 돈 없고, 빽 없는 삼위일체의 사람은 쓸모 없다는 대중 인식 확산. 삼위 일체의 젊은이들 사이의 패배 의식 고양. 

이 때 나타난 키 작고, 돈 없고, 빽 없던 김병만. 그리고 그의 자서전. 삼위일체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 키 작아도 떳떳할 수 있다는 한 줄기의 자신감. 


* 그런데 자서전자기 계발 서적은 엄연히 다릅니다. 자서전은 성공담이 맞으나, 자기 계발 서적은 그렇지 않은 책이 훨씬 많아요. 물론 통계 상의 문제로 여러 사람의 성공 히스토리를 적는 경우는 많습니다. 한 사람의 성공담은 거북해도, 객관적인 연구를 통한 통계 자료는 꽤 쓸모 있지 않나요? 



2. 오랜 인고 끝의 첫 입사. 사회 생활은 해본 적도 없고 나이만 많다. 어린 동기들과 동년배의 상사들. 나이 많은 사람을 왜 뽑았냐는 듯 썩 반기지 않는 분위기. 사회 생활에 직장 생활에 얼른 적응하고 싶다. 나이 많은 게 일도 못한다는 소린 죽어도 듣고 싶지 않다. 고르고 고른 사회 생활에 관한 자기 계발 서적 한 권. 거기에는 입사부터 퇴사까지 내가 궁금했던 모든 내용이 잘 적혀 있다. 끝 부분에는 부록으로 실제 직장인들의 설문조사를 첨부했다. 우리 회사와 비슷한 사례를 집중적으로 읽으며 삶에 적용했다. 그 결과 인사를 참 잘한다며 직원들 앞에서 시범을 보이는 시간도 가졌고, 동기들에겐 배움직한 연장자로 상사들에겐 일 잘하는 부하로 소문이 났다. 


* 뜬구름 잡는 내용의 자기 계발 서적도 많죠. 그런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고. 하지만 특정 현실에 엄청 도움되는 책도 많습니다. 다만 각자의 현실이 다르다 보니 그런 책들이 베스트가 되기는 어렵겠죠. 




아, 쓰다 보니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어 그만 씁니다. 아무튼 인문학 서적만 읽는 분이든, 자기 계발 서적만 읽는 분이든, 아니면 둘 모두 읽는 분이든 서로를 비난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슨 오디션 투표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쓸모가 있나요. 필요하신 분은 읽고, 필요하지 않은 분은 안 읽으면 되는 거죠. 저는 둘 다 읽습니다. 안목만 있다면 자기 계발 서적에서도 얼마든지 월척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아, 그런데 청소년, 대학생들은 자기 계발 서적도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읽고나서 아무것도 못 얻는 것 같더라도 읽는 동안 꿈을 꾼다는 게 어딥니까. 몰랐던 내 꿈을 발견할 수도 있고. 인문학 서적을 보면서 오디션 1등을 꿈 꾸긴 어렵잖아요. 인문학 서적으로 쌓인 에너지를 자기 계발 서적으로 발산한다면 찰떡궁합이지요.      











    • 글 내용에 전반적으로 동감합니다.
      • 동감하신다니 반갑네요. 감사합니다.
    •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자기계발에 목적을 가진 분이신 것 같네요. 그러면 자기계발서도 맞고 인문 교양서도 재미있겠지요.
      뭐 제 기준에서는 자기계발서가 파는 꿈이라도 꾸는 게 낫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거 읽을 시간에 차라리 게임이라도 한판 하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요. 가짜 꿈을 꾸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똑같죠 뭐.

      다만 여기 게시판에 있는 이들 중 많은 비율이 자기계발서 취향이 아닌 것 같기는 해요. 예전에 소시 서현이 읽는 책 목록이 공개되었는데 태반이 자기계발서나 힐링 서적류라 그거 가지고 한 오십플 갔던(수치는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게 갑자기 기억나네요.
      • 글쎄요. 저는 가짜 꿈이 아니라 진짜 꿈을 얘기하는 거라서요. 자기고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는 젊은 친구들도 많습니다. 그냥 언수외 열심히 파서 대학 가는 게 꿈인 아이들도 많으니까요. 인문학 서적을 보면서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처럼 될 거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흔치 않잖아요? 그런 친구들이 본인의 꿈을 발굴하는 여러 과정 중의 하나로서 도움이 될 거라고 말씀드린 겁니다. 물론 게임도 나쁘지 않지요. 재능을 발견하고 프로게이머가 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실제로 단순히 게임이 좋아서 즐기다가 프로게이머가 된 사례가 많잖아요. 아니, 대부분이 그런 걸로 압니다.

        자기 계발 서적이 꿈을 좇는 절대적인 깃발은 아닙니다. 각자가 추구하는 방식으로 꿈을 찾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일이겠지요. 다만 자기 취향이 아니라고 상대방의 취향을 깎아내리는 일은 지양했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듀게는 다양한 취향이 존중되는 곳이 아니던가요?
        • 남의 꿈을 가짜 꿈, 진짜 꿈으로 나눈다는 것도 이상한데요. 자기 취향이 아니라고 상대방의 꿈을 가짜니 진짜니 가치 판단하는 일도 지양해야죠.
    • 자기계발서 보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진짜 자기계발 하기위해서 보는 사람도 있고, 그냥 정서적 위안을 얻고자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 우리나라의 대다수 분들은 후자로, 일일연속극 보는것 마냥 자기계발서를 읽고 계신 것 같아요. 근데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치는 않아요. 그냥 취향이죠. (뻔한 신파 영화라고 생각되는 7번가의 선물이 천만 관객 돌파했다고 대중들을 욕할 수는 없잖아요)
      • 네, 맞습니다. 서브플롯 님의 의견도 존중합니다.
    • 읽는 분을 비난하는건 아니고 그런 책들이 읽히고 팔리는 상황은 비난하고 싶네요. 다른 분은 모르겠고, 저 같은 분이 주류는 아닐거라 생각하고요.
      그러니 자기계발서들이 팔리는거겠죠. 인문학이던 사회과학이던 요즘 얼마나 읽는답니까. 인문학을 또 읽어줘야 하는 유행도 있는지 그나마 조금 읽히는것 같기는 합니다만. 돈 잘벌고 성공하는데도 인문학이 필수다란 주장같은거요...
      전 자본주의를 대놓고 싫어하는 사람이라 그래요. 자기계발서가 잘팔리는거도 결국 자본주의적 성공을 지향하는 이들이 많아서겠고요.
      결국 끝 문장을 봐도 글쓴님하고 전 많이 다른거 같네요. 청년들이 오디션 1등을 꿈꾸는 세상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라, 전 제 자식이나 주변에 추천할일은 없을 듯 해요.
      • 네, 맞습니다. 강요나 압박으로 읽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건 반대도 마찬가지에요. 읽겠다는 사람한테 그런 걸 왜 읽냐고 조롱하거나 못 읽게 압박하는 것도 좋지 않죠. 그런데 한 가지 오해하셨네요. '오디션 1등'은 잊고 있던, 자신감 결여로 포기했던 꿈에 대한 상징적인 비유입니다. 경제적인 측면으로 말씀드린 게 아니에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자신 있게 도전할 수 있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2번 서적 제목이 뭐에요? 한번 읽어보려구요.

      저 역시 '인문서적'을 통해서든' 자기계발서적'을 통해서든 '소설'을 통해서든 '만화'를 통해서든,
      어쨋든 뭔가 자신에 대한 애정과 투자로 시간을 들이는거에 대해 뭐 그렇게 큰 차이가 있을까 싶은 입장.
      그냥 그게 직접적이냐 간접적이냐로 인해 덜 오글거리냐 더 오글거리냐의 정도 차이?

      직장생활 최고의 계발서는 '미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사실 '미생'에서 소개한 많은 에피소드와 메시지가 자기계발서의 그것과 그렇게 많이 다르지도 않구요.
      • 네, 동감합니다. 대학 다닐 때 선배가 다른 책보다 만화책을 많이 읽으라고 했던 게 떠오르네요. 저는 만화책도 좋아합니다. 얻은 것도 많아요. '미생'은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관심이 많습니다.

        2번은 특정 서적을 딱 꼽고 적은 건 아니에요. 담겨있는 사례가 내 현실에 맞는지 따져보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제가 주기적으로 들춰보는 책은 연준혁의 <사소한 차이>라는 책입니다.
    • 최근에 구본형 씨의 필살기를 읽었는데, 업무와 관련된 저의 상황을 더 잘 정리하고 방향성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기계발서가 그 독자에게 도움이 된 하나의 사례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거나, 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독자 스스로 해야 할 중요한 결정 자체를 저자가 대행(?)해 주는 (또는 가치 지향에 대한 포괄적 일반적인 충고를 주는) 식의 책은 잘 읽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컨대 자신의 현 상황을 정리하는 요령이나 상장회사의 재무제표를 파악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식으로, 중요한 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는 책은 종종 읽습니다.
      • 저랑 비슷하시네요. 그런 책들까지 '무쓸모'로 매도하는 건 솔직히 '욱'합니다. 실제로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더 그렇고요. 처해 있는 환경에 따라 다르다면, 각 자의 환경을 존중해야겠죠. '게임'이나 '영화'도 특정 취향의 사람들에게는 혐오의 대상일 수도 있잖아요.

        구본형의 <필살기> 읽어봐야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대충 공감을 하면서 읽다가 마지막 두 줄에서 화들짝.

      뭐 저도 청소년 시절에는 클래식 명작과 쓰레기 같은 책들, 뭐든지 닥치는대로 많이 읽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 제가 예상하는 바를 떠올리신 거라면, 그런 의미가 아니니 조금 돌려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우선은 많이 읽고 얻을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게 가장 중요하죠. 동감합니다.
    • 가끔씩 할 수 있다와 하면 된다로 가득찬 자기 계발서들을 보다보면 이렇게 꿈을 꾸어봤자 열정페이계산법으로 이용할 것이 뻔한데, 이런 칙칙한 생각이 먼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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