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논문 표절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 홍성수 트위터

홍성수 교수는 숙명여대에서 법학을 가르치는 젊은 연구자입니다. 트위터와 블로그 등에서 그때그때 공감 가는 사회적 발언을 자주 하시더군요. 

김미경 강사 사건으로 해묵은 논문표절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는데요. 

학계에서나 사회 전반적으로 다시 생각해볼 만한 점들을 담고 있는 트윗들이라 생각되어 한번 펌질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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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sooh


학위논문 표절 논란이 끊이질 않는데, 개인적 책임도 있지만 황폐화된 '대학원 교육'의 결과라는 점이 더 중요하고, 따라서 학계 구성원 모두의 공동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각종 특수대학원 석사논문 뒤져보면 절반 이상 표절 잡아낼 수 있을겁니다.


일반대학원도 계속 학계에 남을 학생이 아니라면 심사를 헐겁게 하는 관행이 있죠. 그래도 어쨌든 여러 명의 교수가 심사해서 주는 공식 학위인데, 질 낮은 학위논문에 대한 책임이 오로지 학생에게만 있다고 보긴 어렵고 그렇게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닙니다.


더 궁극적으로는 왜 이렇게 '학위'가 많이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은 대학 진학율도 지나치게 높지만, 대학원 진학율도 (이건 비교한 자료를 보진 못했지만) 너무 높고, 그 많은 사람을 받아 어떻게든 논문 쓰고 졸업하게 해주니 이게 또 문제고요.


현실적으로는 일반대학원 학위논문은 아주 엄격하게 관리하고, 특수대학원은 수료증만 주거나, 과정 이수만으로 학위를 주는 방향으로 바꾸는게 좋다고 봅니다. 직장 다니면서 학위논문 쓰는거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사람 사실 많지 않습니다.


사실 논문심사로 표절 잡아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교수들이 "우리보고 어쩌라고?"는 항변이 일리가 없진 않지만, 질 낮은 논문이 마구 양산되는 가운데 표절논문도 나온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죠.


이러다간 앞으로 어설프게 석사학위 받고 공인이 된 사람들은 죄다 문제될 겁니다. 일제 신고 기간을 둬서 자진신고+논문철회 조건으로 면책을 해주면 어떻겠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그 정도로, 마음먹고 잡아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는 상황.


개인적으로는, 2000년대 들어 표절 논란이 생긴 이후에 학문활동을 시작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 때부턴 최소한 직업학자되려고 하는 사람들은 극도로 조심하기 시작했거든요.


타인의 저작을 아무런 인용없이 베낀 것에는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지만, 인용표시는 했지만 적절하게 따옴표를 치지 않은 것은 당시에는 정말 잘 몰라서 그렇게 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걸 다 똑같이 취급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봐야죠.


사실 대학원 대충 다니면서 대충 학위까지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학위증이 필요한 학생과 등록금을 받는 대학의 '불온한 공생'관계에서 비롯된 것이겠죠. 이 고리를 끊지 않으면 어떤 대안도 미봉책일 겁니다.


그렇다고 직장 다니면서도 대학원 다니는 분들을 다 폄하해서는 곤란. 예외적이긴 하지만, 날밤 새고 주말 반납해 가며 아주 준수한 학위논문을 써내는 경우도 드물게 있습니다. 근데 이러한 예외를 '기준'으로 삼아서 정책을 짤 수는 없다고 봅니다.




(질) 특수대학원은 논문쓰지 않고 프로젝트 수행하는 식으로 졸업요건을 바꾸면 좋겠습니다. 학자가 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특수대학원에 오시는 분들이 엄밀한 형식을 따라 논문을 쓸 필요가 있을까요?


학위논문이란 교수의 지도를 받아 논문을 한 편 씀으로써, 단독 저자가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거라고 본다면, 어차피 계속 논문 쓰는 일을 할게 아닌 사람이라면 꼭 '학위논문'을 쓰게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질) 표절한 저자만 문제 삼는 것도 이해가 안됩니다 지도교수는 뭐죠? 특히 문대성 같은 경우 지도교수가 모를 수 없는데 왜 그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거죠?


그게 좀 복잡한데요. 만약 실험을 아예 안하고 남의 실험결과를 베꼈다면 그걸 지도교수가 못잡은 것은 말도 안된다고 봅니다. 근데 기존연구 정리에서의 표절은 쉽게 잡아낼 수는 없기도 하고. 어쨌든 책임이 없을 순 없겠죠.


(질) 외국 대학원 중 1~2년 프로그램으로 certificate 만 주고도 명성이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것 가지고 실력도 인정 받고 그런데 한국에서 certificate 주면 안 좋아 할걸요.


 그게 딜레마인데, 그래도 학생에게 알아서 자제하라고 할 수는 없으니... 대학이 결단을 내리는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질) 그 놈의 '증' 이 문제 군요...ㅜㅜ.... certificate 받는 3학기, 1년 반 짜리 프로그램도 있는데 교수/박사 되고 싶은 사람은 논문 한학기 더하는 그런 방향도 정착되면 돈도 적게 들고 좋을듯 합니다.


그렇죠. 실제로 외국대학들 보면, 직장 다니면서 일반대학원 과정에 들어오면, 파트타임으로 등록하게 해서 한 학기에 학점 이수를 제한하기도 하거든요. 그런 최소한의 대책조차 없는게 한국대학의 현실이죠.

    • 학력인플레, 스펙인플레....그리고 이런 후진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기 보단 추종하고 답습하는 자기계발서 저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는 스타강사. 그리고 사회의 대세를 따라 생긴 문제 그걸 비판하는 언론과 사람들.... 총체적으로 참 부조리하게 보이네요. 하지만 왠지 이래야 한국답지....라는 생각
    • 고구미님이 계속 말씀하신 게 이런 관점 아닌가 싶은데 물꼬가 묘하게 트여 버렸어요.
    • 동의합니다.
      계속 연구할 거 아니면 논문 쓸 필요 없다고 봐요.
      학부나 특수대학원은 물론이고 일반대학원 석사졸업생도 박사진학할 거 아니면 굳이 논문 필요없다고 보고요.

      허접한 거라도 논문 한 편 쓰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차라리 아이디어 떠올리고 그거 하나 정리하는 건 덜 어렵습니다.
      더 힘든건 해당분야 관련 연구를 다 꿰고 있어야 한다는 거죠.
      뒷북치거나 표절로 몰리는 걸 피하려면 해당분야 논문지가 나오는 족족 관련 논문 찾아서 읽고 해야되는데
      연구자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학부나 석사마치고 취업할 사람이 이렇게까지 하는 게 필요한지 의문입니다.
      석사학위 받아도 취업은 세부전공과 무관하게 하는 사람이 다수인데요.
      차라리 수업 몇 개 더 들어서 폭넓게 이해하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습니다.

      쓰는 사람도 힘들고 심사하는 사람도 힘들고
      쓸데없는 사회적 논쟁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으니 차라리 없애는 게 나아요.
    • 이게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서
      활발하게 논의되길 바랬는데
      되려 이쪽은 댓글이 없네요-.-;;
      • 학문이라는 것이 토픽이 될만한 수준의 나라였으면 자꾸 표절문제가 나올리도 없죠.
      • 음 너무 해묵은 주제라서 그렇기도 할 거 같아요....;;
    • 논문이 근본적으로 필요 있는가 하는 분야도 있어요. 음대와 미대는 각자 졸업연주회와 졸업전시회를 졸업요건으로 하고 있고
      2년간의 학업도 책상 앞의 study라기보다 자신의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인데, 이걸 다시 논문으로 정리해서 낼 필요가 있는지.

      왠만한 종합대학일지라도 음대, 미대의 석사졸업논문을 보다 보면 '이건 뭐, 무슨 브로슈어인가?'하는 의문 들 때 많아요.
      발행년도가 조금만 앞으로 가도 가관입니다.
      • 맞아요. 신정아 씨 사건 때도 음미대 논문이 과연 필요한가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기억이 있네요. 예전에 제 지인이 미대 석사논문을 대필해주는 걸 보고 놀렸던 적이 있는데, 체육대학 쪽 사정을 좀 알고 보니 거기는 더 심하더군요. 아무 의미 없는 논문들은 아예 논문으로 등록을 못 하게 하는 게 후학들을 위해 좀더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혹시나 하고 읽으면서 시간낭비를 안 해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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