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형과 외국인의 우리+나라

잠깐 쉬고 다시 생각중입니다.

 

결론 없는 이야기지만요. 전처럼 몰입하고 있는건 아닙니다.

 

걍 생각할 거리가 생겼고, 답은 안나오니 장난감처럼 갖고놀 뿐이죠.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살았던 한국계 사람이 있습니다.(이중국적이든 병역기피든 뭐든 대충)

 

어릴때부터 미국인이 되고 싶었고, 20세가 되자 미국 국적을 취득합니다.

 

"우리나라(미국) 너무 좋다. 여러모로 한국보다 낫네"

 

"우리나라라고 하면 틀려. 미국을 말할땐 우리 나라거든. 우리나라는 한민족이 세운 나라를 스스로 가리킬때만 쓰는 말이야"

 

"그래? 한국에서만 20년 살았는데, 그런 감각이었나?"

 

 

 

 

한국에서 태어난 흑인이 있습니다.

 

국적도 한국이고, 한국에서 교육받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천이 아름답네. 대조영은 우리나라 사람이지? 우리나라는 보통 중국의 연호를 쓰던데.."

 

우리나라에는 민족적인 개념이 섞인 걸까요.

 

우리의 나라라기보다 우리가 나라인것 같은. 동격 느낌의.

 

우리나라에 살면서도 우리나라라는 개념이 꽤 특이하고 낯설다는걸 못느끼고 살았어요.

 

 

 

 

 제시카와 티파니는 우리 나라?

      • 그런건가요? 한국의 조던은 허재 같은 느낌이 아니었군요; 한국말 오묘해요.
    • 서울은 뜻이 두개죠. 한국 수도 서울을 부르는 고유명사이자 다른 나라의 행정중심지, 수도를 지칭하는 일반명사로도 쓰이는데요. 이렇게 된 게 원래 그렇게 쓰이던 단어가 고유명사가 된 케이슨지 아니면 많은 이들이 수사구처럼 쓰던 걸 공식화해 일반명사로 만든 케이스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우리나라에 대한 사전 규정은 아마 앞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한국사 검정시험 같은 곳에서도 대한민국은 단일민족 국가다 라는 문항이 100프로 맞는 문장이 될 가능성이 많이 낮아졌거든요. 지금이야 우리나라-한국은 한민족이 세운 국가라는 게 더 설득력있는 정의가 될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반도 혹은 한반도 이남에 자리하는 국가라는 게 더 설득력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가주의나 전체주의적 성향에 문제제기하는 것과는 별개로 언어란 결국 대다수 언중이 쓰는 방향으로 흔들리다 정착한다는 걸 생각하면 우리나라라는 합성어같은 게 아주 기형적이라고 보이지는 않아요. 특히 한국은 유난히 나라는 개인중심의 단어보다는 우리라는 단체중심의 단어가 일반적으로 쓰이는 문화권이니까요.
      • 옛날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서울이외에 다른 서울은 생각할 필요가 없어서 그랬지 싶습니다.
        세상에 수도란 서울밖에 없으므로 일반명사이자 동시에 고유명사가 된 거 아닐까요.
        또 우리 민족이 아닌 사람이 우리 나라 국민이었던 적이 없었으므로 나라와 민족을 구분할 필요도 없었을거 같구요.
        실제로 현대에도 한국사람이라는 뜻에 한국국적을 가진 사람과 한민족 두개가 모두 포함되어 있죠.
        그러다가 최근에 와서야 한민족이 아닌 한국사람들이 꽤 많아져서 혼란스러운 상태가 됐구요.
        나름 한국사회가 대 변혁을 겪고 있다고 봅니다. 타 민족과 섞여 살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이제 처음으로 다민족 국가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 지금의 서울이 공식적으로 서울이라고 불린 건 해방이후라고 알고 있는데요. 그럼 그 이전에도 서울이라는 단어는 쓰이고 있었던 거겠죠?



          언제부터 쓰였던 말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다보니 어원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네요. 서라벌을 뜻하는 서벌 徐伐의 당시 발음에서 왔다는 설이 제일 유력한 거 같은데... 무학대사가 이성계에게 도읍지를 정해줄 당시가 겨울이어서 눈녹은 가장자리릉 따라 성을 쌓아 눈울타리 즉 설울에서 왔다는 설도 있구요. 소牛울이라는 주장도 있고 다양하네요.
      • 말은 변하니까 변해가겠죠 점점. 그렇게 많이들 쓰니까 그렇게 적어놨을테구요. 개인주의 이기주의 비판을 미디어에서 꽤 하지만, 개인주의는 아직 많이 약한것 같아요. 그 반영이겠죠.
    • 근데 이런 식으로 '나 중심주의' 개념을 차용하는 데는 세계적으로도 많은 것 같습니다.

      잉카의 쿠스코는 세계의 배꼽이란 뜻이고...
      한국의 대학동(구 신림9동)이나 동숭독 대학로는 "서울대학 = 대학" 이란 사고가 기저에 깔려 있죠. (그러고보니 서울대 학보 이름도 대학신문이었던가.)
      미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스라든가 다른 '내셔널' 붙는 많은 것들은 그게 당연히 미국을 지칭하는 거고....

      한국이 구시대의 내셔널리즘에서는 좀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저는 이걸 버려야 할 것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분갈이 비슷하게 봅니다.

      마침 NHK에서 한일병합 100주년(...)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시리즈 "일본과 조선반도"를 보고 있자니 그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들더군요. 한국인들에게는 100년 전 역사는 단절된 과거이고 따라서 현재의 대한민국에 종속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은 그렇지 않더군요 -_-;;(무슨 소리냐면... 이 자식들 - 일본 극우 말하는겁니다 - 은 아직도 제2차한일협약(을사늑약) 같은 게 합법이고 따라서 효력을 발휘-_-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뭔....)
      아직도 수틀리면 갉을라고 드는 잠재적 적국이 셋이나 있는데 (북, 중, 일..) 이 상황에서 굳이 한국이 내셔널리즘 자체를 버릴 필요가 있는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보면 고종이 의도했던 게 결국 효과가 나긴 했어요. 근세 일본처럼 빠른 시일 내에 절대왕정 -> 근대제국주의+내셔널리즘 태크트리 타는 거... 일본은 이런 극약처방으로 어떻게든 근대국가 체제를 완성시켰고, 그 부작용으로 2차대전까지 폭주하게 되었고. (이런 의미에서 일본 학자들 사이에선 2차대전 이후에야 진정한 의미의 국가체제가 일어났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왕조의 경우는 나라 망하기 5년 전에야 겨우; 근대적 의미의 내셔널리즘이 뿌리를 내려서 사후약방문이긴 했지만 어쨌든 3.1운동으로 완성은 보았죠.
      • nba나 nfl 같은 것도 그래서 의문이 있어요. 어디가 내셔널이지. 게다가 그런 종류의 풋볼은 전세계적으로 그렇게 많이 하는것 같지는 않은데.. 그랬었네요.

        내셔널리즘 버릴 필요야 없겠지만 국가가 비대하면 개인이야 힘들겠죠. 그중에 힘이 약한 쪽이 빠져나갈수 없이 힘들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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