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순결과 여자의 성

 

이글은 그냥 가볍게 적는 글입니다.

뭔가 기분나쁘거나 짜증나는 부분이 있으셔도 너그러히 봐주세요.

 

재미있는 듀게질 중에 저를 또 빡치게 하는 주제가 나와서 말입니다.

혼전순결에 대한 저의 가장 첫 기억은 여중을 다니던 때였습니다.

갑자기 수업끝나고 선생님들이 여학생들을 강당에 불러모아 분홍색 사탕을 나누어 주더니 그걸 먹으라더군요.

그러더니 니가 방금 먹은 건 순결캔디다, 이걸 먹었으니 앞으로 결혼전까지는 꼭 너의 순결을 지켜야 하는거다 랍니다.

저는 그 맛없기 짝이 없는 캔디따위 먹을 생각이 없었고, 순결이라는 개념 자체도 뭐 그 딴걸 이렇게 불러서까지 이야기하나? 라고 생각했기에

운동장 바닥에 촌스러운 그 분홍색 캔디를 집어던지고 발로 지근지근 밟아주었습니다.

 

지금 그 때를 돌아보면 영혼깊은 곳으로부터 빡침이 올라옴을 느낌니다.

단발머리 찰랑하고, 흰 카라 빳빳히 세워입은 여자애들을 데려다 놓고 순결 이라니???? 그게 뭔 개소리였을까요????

마이크를 앞에 두고 뭔가 캥기는 듯한 표정으로 일장연설하시는 보건선생님의 얼굴까지 아주 저의 화를 돋구곤 합니다.

 

왜 그 어린아이들에게 이런식의 못되고 몰이해적인 개념을 주입시키려는 건지...그것도 아주 학교측에서 대놓고요.

요즘도 이거 하나요??

 

전 젊은 여성들이 제발 본인의 섹슈얼리티에 당당했음 합니다.

밑에 글에서 읽었듯이 한국에서 여자로 살며 이런 태도를 유지하는 건 분명 힘든 거란 걸 압니다.

하지만 그래야하지 않나요?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은데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됩니다.

 

제가 정말 혼전순결의식에 대해 회의적이 된건 오히려 결혼하고 나서입니다.

유부녀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혼전순결이란 정말 역겹지만(강한 발언 죄송) 본인이 뭔가 대단한 걸 지니고 있다가

운좋게 그걸 받은 남편이 자신에게 평생 감사해야 되고, 자신에게 고맙게 생각해야 되며 그걸로 상대방을 뭔가 쥐고 흔들 수도 있으며

이걸 잃는다면 너는 이미 둘의 관계에서는 을이 되어야 된다는 모종의 합의가 있는 개념이더군요.

이게 뭡니까 정말...어휴.

그 유부녀분들은 혼전순결때매 혼란스러워 하시는 분들에게 자신의 이런 의견을 피력하시며 강력히 지키라고 추천하시던데 욕하고 싶었어요. 그런거 추천하지 말라고.....

 

혼전순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시고, 종교적이유로 지지하시는 분들은 저도 정말 존중해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이렇기 때문에 한국여성들의 섹슈얼리티 해방은 아직 멀은 것 같습니다. 해방이라니까 뭔가 거창한 거 같지만요.

 

 

 

 

    • 유부녀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혼전순결 대목에서 뒷목이 뻐근해져 오네요. 저도 개인의 신념이나 종교적 이유로 지키려는 분들 의견은 존중합니다만 저건 뭔가요 대체 뭔가요 진짜 저런 말 하는 사람 있습니까? 언빌리버블..
    • 맞아요. 맞아요. 씌원하네요! 여러가지 이유로 혼후관계(? 아까 다른글 보니 이 말이 나오던데 혼전순결보다 핵심에 가까운 용어처럼 느껴져서)를 '자발적'으로 선택한 사람은 존중존중하지만 불합리한 사회적 인식과 교육의 일환으로 스스로 생각하기 멈춘 사람과 마주할땐 깊은 한숨이 터집니다. 그건 참 아닌데.. 말이죠. 처녀성 그게 뭐라고 주고 받고 위세부리고 값 지불하고 하남요. 아 또 순결캔디, 전 공학이라 그런거 없었어요 ㅋㅋㅋ 풍문으로만 들어봤네요.
    • 맙소사 요즘 젊은 애들 섹스라이프와 비교해보면 그런 유부녀들 얘기는 아예 평행세계 저 너머 어딘가의 얘기같군요.
    • 진짜 저런 말하는 사람 있냐고요? 엄청 많아요.

      그리고 저런 분들은

      연애상담에서도 '잤냐 안잤냐'를 엄청나게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남자는 자고로 잘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는 동물이며 여자가 자주는(자는 것이 아닙니다 자주는 것) 것은 남자에게 이용당하는 것이고 노리개가 되는 것입니다.

      여자도 원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질 않거나

      원하는 여자는 극소수의 '까진,헤픈,흘리는' 여자이며 그런 여자들은 감수성체계가 아예 다를 것이라고 가정하지요.
    • 처녀니 아니니 따지는 게 이상하게도 더 음란해보여요.
      '몰 플랜더스'나 '프리티베이비'를 비롯한 사창가관련 나오는 영화보면 '처녀경매'장면 나오는데...그 이리떼같은 남자들 눈빛이란 뭐.
    • 순결캔디, 우리 학교에도 왔었어요.
      왠 처음보는 늙수구레한 할아버지가 와서 뭔가를 선언하게 하고 사탕하나씩 먹게하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통일교 주관 행사(?)라고 들었어요.-_-
    • 아우 저도 속이 시원하네요 2
      본문에서 예로 드신 인식의 사슬고리는 언젠가 끊어져야 하지 않겠어요. 저는 제가 그 끊는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두손 들고 찬성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여러 모로 사리분별이 밝으신 분인데도 불구하고 '자취 경력은 결혼할 때 흠이 된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듣고는, 아 우리 엄마가 이런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싶어 머리가 지끈지끈하더랍니다.
    • 자신의 도덕적 신념과 무관하게 일종의 스펙으로 처녀막을 간직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죠. 깡패 사회에서 살인이 훈장이 되는 것처럼. 섹스를 교환가치로 삼는다는 점에서 이분들도 일종의 성노동자^^
    • 순결캔디..까진 모르겠는데 요즘도 합디다 순결교육. 특히 종교계열 재단 학교들.
    • 글 잘 읽었어요. 본문 유부녀들 진짜 역겹네요. 딸자식들이 불쌍해요.ㅠ 아 그리고 제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면 전 심지어 초딩 때 순결캔디 먹었습니다.
    • 저도 미션스쿨출신인데 순결캔디를 강요받았죠.쌍욕이 나와요.
    • 저는 종교 재단과 전혀 상관없는 사립중학교에 다녔는데, 2학년땐가 강당에 집합시키더니 순결캔디라며 흰색사탕을 한 개씩 나눠주더라고요.
      누가 나눠줬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 저는 가톨릭계 미션스쿨을 나왔는데 순결캔디는 아니고 순결서약식이라는 것을 꽤 성대하게 했었습니다. 강당에 모여서 수녀님들이 직접 만드신 예쁜 초를 들고 순결을 지킬 것을 서약합니다 하고 읊는 행사요. 당연히 저를 비롯 학생들 모두 불만이 많았습니다. 고등학생이었으니 다들 정확하게 표현은 못해도 이 행사가 얼마나 폭력적인 강제행위인지 충분히 느끼고들 있었죠. 그런데 한 수녀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너희들은 이 행사가 굉장히 우습다고 생각할 거고 수녀님들 중에서도 시대가 변했는데 몸의 소중함을 이런 식으로 가르치는 방법이 낡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어차피 오늘 행사에서 약속을 한다고 해서 그것을 정확하게 지킬 거라고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이런 식으로 주입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의 한계다, 어쩔 수 없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순결을 지킬 것을 서약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겠다고 스스로와 약속해달라..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뭐 대강 이런 내용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 말씀해주신 수녀님도 정말 이 행사가 어지간히 한심하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암튼 저 말씀을 듣고나니 그래, 위에서 까라는 놈들이 문제구나..-_-; 라는 생각과 함께, 서약식을 하고나서 강당을 나올 때 아이들을 하나하나 일일이 안아주시던 수녀님들 덕분에 그래도 저는 이 행사가 제법 추억 비스무리하게 남아있는 것 같네요.
      • 뭔가 좋네요.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당부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 아 완전 동감.

      유부녀 되고 난 후 아줌마들 사이트 자주 들낙거리면서 자주 본 게 본문 같은 시츄에이션..볼 때마다 진짜 xx같고 막 밟아주고 싶어요..넘 멍청해서..
    • 순결캔디보다 더 짜증나는게 순결은장도죠. 전 둘다 받아봤는데. 은장도는 작은 칼이 그려진 종이조각입니다. 순결서약이 세개항으로 써져있고요.
      기가 막혀서 그거 후세에 길이 남기려고 어디다 보관했었는데 찾아보고 싶네요. 순결잃으면 자결하라는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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