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교재 없이 수업 들을 자신 있으면 그렇게 하면 안되는 거였나요?
마광수 교수 일때문에 든 생각입니다만...
대학 교재는 사실 살까말까 정말 망설여지는 물건입니다. 특히 대학교 1학년때는 그 생각이 정말 심했어요. 고등학교때는 교과서와 참고서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같이 보는, 볼 수밖에 없는 책이었기에 사는게 아깝다는 생각이 안들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은 애매하더라 이거죠. 수업시간에 교재 한 번 안펴보는 수업도 많고, 꼭 시험문제가 교재에서 나온다는 법도 없고요. 한 학기가 끝나고나니 이건 왜샀지? 싶은 교재도 많았어요. 고등학생 마인드로 대학 교재를 보면 정말 돈 아까운 책입니다.
그래서 전 대체로 교재를 사긴 했지만, 가끔은 빌려서 수업을 듣거나, 아니면 아예 교재 없이 들어가버리기도 했습니다. 필요하면 빌려서 좀 복사하기도 했고, 들어가서 듣다보니 없이는 못버티겠다 싶으면 샀죠. 학기 끝까지 교재를 살 필요가 없었던 수업도 있었어요.
마교수가 영수증을 붙이라고 한 것은 솔직히 좀 이해가 안됩니다. 교재가 꼭 필요한 수업이라면 교재 없이는 못버티는 내용의 수업을 하면 알아서들 사던가, 정 돈이 아까우면 수업을 드롭해버렸을거고요. 교수 딴에는 정말 교재 없이는 공부가 안되도록 수업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학생은 끝내 그 교재를 안사고 수업을 듣고 다른 참고자료들을 보면서 공부를 해서 교재를 산 학생보다 시험을 더 잘 봐버리고 더 뛰어난 리포트를 낸다면 뭐 할 말 없는거 아닌가요? 그쯤되면 오히려 학생의 능력을 칭찬하고 싶을 지경인데요. 생각해보니 학교 다닐 때 사라는 교재를 사기는 커녕 수업 들어가서는 듣거나 필기하지도 않고 혼자서 자기가 고른 책 보고 공부해서 좋은 학점을 받아낸 친구들도 있었고요(필수과목이니 등록은 해준다만 너한테 배우는 것보단 내가 혼자 책보는게 훨 효율적이겠다... 정도랄까요).
교재는 제 돈 주고 사는 거니까 살지 말지는 전적으로 제가 결정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대학을 다녔는데, 이게 예의없는 짓이었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