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가 아이 최소 셋.. 가급적 다섯..을 외치시던 분이었는데 어머니가 저 낳으시는거 보고..... '아 애 낳다가 마누라 죽겠구나' 하고서 그 주장을 철회하셨다죠. 지금도 '그때 분만실에 안들어갔어야 했어..' 라고 하십니다. (그 당시엔 분만실 들어가는게 흔한 일은 아니었다고..) 게다가 당시 의사가 자연분만주의자라....
제가 태어날때 체중이 4.2kg 라고 하면 많은 여성분들이 '어머니께 효도하셔야 겠네요..' 라고 합니다.. ㅠ.ㅠ
요즘은 그나마 마취가 되긴 합니다. 무통주사라고.. 근데 그것도 그냥 맞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진통 좀 해서 3cm인가 열린 후에야 놔준다고 하더군요. 문제는 출산 과정이 아픈 이유는 아파야 힘을 줘서 애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무통주사를 맞고나면 안아프기 때문에 힘을 안줘서 애가 안나온데요. 그 상태에서 애는 안나오고 마취만 깨면 또 고통 시작. 그리 되면 결국 제왕절개 카드를 뽑는다고 하네요.
근데 예전엔 의사들이 돈 벌려고 제왕절개 할 필요도 없는 산모까지 제왕절개를 시켜서 문제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산모나 보호자가 제왕절개 하자고 그렇게 얘길 해도 "자연분만이 좋은 겁니다" 하면서 안해주는 의사들이 또 많다는군요.
신경치료는 안해봐서 모르겠고요. 제 진통은 강도 자체는 위경련보다는 약했어요. 아주 심한 생리통 정도였어요. 통증의 강도 자체보다는 이게 언제 끝나는지 모르겠다는 점이 힘들었네요. 콧구멍에 수박 낀 기분이라는 말도 많이 들어서 걱정했는데, 막상 아기 나오는 순간에 느낀 건 15일 묵은 변비 응가 나오는 느낌 정도구나... 진통을 경감시키는 여러 보조적인 방법(호흡, 마사지, 걸어다니기 등등)이 병원 환경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네요.
호흡법이나 마사지 같은 보조용법보다는 산모의 속골반과 아기의 머리크기가 관건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수중분만이 고통 경감시켜준다해서 했다가 몸가벼운 남편이 뒤에서 자꾸 미끄러지는 바람에(남편과 함께 입수하여 남편이 산모 몸을 뒤에서 받쳐주는 거였음) 도중에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제 발로 분만대 가서 힘주고 분만했어요. 저한텐 수중분만이 고통 덜어주지 못 했고 차라리 힘주기 편리한 구조인 분만대(진통 직전까진 그토록 혐오했던 분만자세인데-.-;;)가 도움됐어요. 결론은 산모마다 다 다름.
주변의 출산 경험 있는 여성들은 '아플 때 가만 있고 의사가 알아서 해 주는 게 낫냐, 그 와중에 뭘 열심히 해야 하는 게 낫냐'그러더군요. 완전히 통증 없이 낳는 케이스도 있긴 있다고 하고 , 저도 주변 사람들 중에서 딱 하나 보긴 했어요. 자기가 그렇게 낳았다는 게 아니고 자기 엄마가 그랬다는 케이스.
가끔 사람 많은 데를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 들어요. 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엄마를 찢고 나왔단 말이지?
애낳기 전엔 출산할 때의 아픔이 '찢어지는' 종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막상 닥쳐보니까 무거운 것이 눌려지는 종류의 아픔이었어요. 힘 안주고 그냥 뻗어버리고 싶은데, 저절로 힘이 들어가요. 그게 또 엄청나게 힘에 부치는지라, 두번 다신 이짓 안하겠다고 순결서약을 했었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