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다니는 처자와의 연애에 대한 푸념...

그냥 생각이 나서 써봅니다. 기독교 비하는 아니구요... 

교회다니던 처자와 연애하던 건 아주 오래전 일이기는 한데 최근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유튜브에서 김지윤이라는 사람이 미혼의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연애 강의를 하는 걸 봤어요.

사실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이 절반이 넘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이 사람은 정말 연애를 너무 사소하게 생각한다는 거였죠.

간단히 말하면,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그건 이성간의 사랑으로는 채울 수 없다는 거에요.

마음 속에 채워지지 않는 부분은 오직 신의 사랑으로만 채울수 있다는 거죠. 이걸 전제하고 들어가니까 이성간의 사랑은 굉장히 사소해지더군요.

그래서인지, 주제는 크리스쳔 연애 강의인데, 내용은 주로 지엽적인 내용들 밖에 없었어요. 

형제 자매들은 눈을 낮춰라, 자매들은 새벽기도 갈 때도 화장을 꼭 해라, 형제는 청바지에 정장구두 신지 마라 등등...

이 사람에게 사랑의 궁극적인 목적은, 적당히 착한 상대를 만나서 환상을 걷어낸 채 사는 것밖에 없어 보였구요. 

뭐 결국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걸 부정하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걸 전제하느냐 마느냐의 차이는  크다고 봐요.

좀 더 악의적으로 비유하자면, 이 사람에게 남녀간의 사랑의 역할은 그냥 실용적인 거에요. 집안에서 냉장고나 세탁기가 하는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죠.

냉장고가 영혼의 허기가 아닌 육신의 허기만 채울 수 있는 것처럼, 연애도 영혼의 허기는 채울 수 없다는 식으로...

마찬가지로 정말 그런 식으로 흘러가는 커플도 많을 거에요. 그치만 가능성을 닫아두느냐는 좀 다른 문제 같거든요.

그리고 모든 기독교인이 이런 식의 전제를 갖는다는 말할 수는 없겠지만, 예전에 교회다니던 처자의 경우에는 그런 것 같네요.

상대편이 나에게 종교를 강요하지 않고, 내가 그 사람의 종교활동을 존중하더라도, 벽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구요.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는게 가장 좋은 것 같네요.


    • 종교는 마음을 묶어 가두는건데 자유는 억압 안에 존재하는.
    • 다른 건 모르겠고 결혼식 갈 때 아니면 화장 일절 안하는 사람으로서 새벽기도에 화장해란 거 진짜 웃기네요.
    •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그건 종교로는 채워지지 않는다.
      마음 속에 채워지지 않는 부분은 오직 사랑으로만 채울수 있다.
      교회를 다니는 궁극적인 목적은, 적당히 착한 상대를 만나서 환상을 걷어낸 채 사는 것.
      종교의 역할은 그냥 실용적인 거에요. 집안에서 냉장고나 세탁기가 하는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죠.
      냉장고가 영혼의 허기가 아닌 육신의 허기만 채울 수 있는 것처럼, 종교도 영혼의 허기는 채울 수 없다.

      저 분(목사님?)의 글에서 종교와 사랑을 뒤바꿔 읽어보았어요.

      사랑이 얼마나 어려운 건데...
    • 저도 해당 강의를 최근에 다시 들었는데 조금 다르게 받아들였어요.
      일단 종교-하나님의 사랑이 남녀간의 사랑보다 우선한다는 전제(종종 이를 비꼬는 듯한 말도 있지만)가 깔린 부분에선 저도 이해하기 힘들었죠. 특히 후반부 혼전순결 부분에선... 교회강연이니 저러는 거겠지? 싶었고.
      그런데 그 외엔 전 꽤나 수긍하면서 들었어요. 강연 타깃이 '교회신자일반'이 아니라 '열렬한 교회신도인 하느님의 전사(강연중에 전사들이라고 자조하죠)'들 중 모솔 혹은 장기간연애를 못한 과년한 녀성들이란 점이죠. 연애가 하고 싶은데, 교회다니면 다들 교회서 좋은 사람 만나 시집 가는 줄 아는데 그래서 나도 쌍심지 밝히고 노력했는데 맘처럼 안 풀리는 여성들. 교회 초짜인 뉴비들이 괜찮은 교회오빠 동기 후르륵 걷어가는 경악스러운 사태에서 대체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가!에 대해 일침을 놓은 거죠.
      '너희들의 포텐은 좋아! 전략도 좋아! 그런데 전술이 문제야. 그것만 살짝 손보면 부농부농 결혼골인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거죠.
      다시 말해 '전술' 측면 아주 사소하지만 큰 차이를 만드는 부분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고쳐보라는 내용입니다.
      '애교 좀 부려' '외모에 신경 좀 써' '소개팅은 전도의 장이나 종교신념 확인이 아니라 서로 간보며 연애거는 만남이야!' 같은...
      교인도 아니고 교회다니는 녀성 만날 일도 없지만 게다가 남자지만! 저로선 매우 유익했어요.
      • clancy님 말씀처럼 믿음의 전사들이나 헌신녀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분들은 마찬가지로 신실한 남자를 만나야겠지만요.
    • 저 강연이 일반인들에게 공감대 형성이 되는 부분이 있다는것이 저로선 신기하네요.
    • 사람에 대한 사랑과 신에 대한 사랑이 다르다고 말하는 종교인은 믿음이 안 가요. 신에 대한 사랑도 결국엔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 발현되는게 아니던가요?

      + 새벽기도 나갈 때 화장하라는 말에는 빵 터졌어요. 신의사랑만이 채울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 치고는 상당히 세속적이라고 해야할지 실용적(?)이라고 해야할지 ㅎㅎ
      • 세속적이라기 보다는 실용적인 것 같더군요. 결혼을 할 필요성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신과의 관계를 보다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유혹에 대해서도, '주님과의 합의 하에 하는 유혹은 나쁘지 않다'고 말하더군요.
    • 같은 기독교인이라는 전제하에 연애를 너무 심각하게 접근하지 마라는 취지의 강의 아닌가요? 종교라는 공통분모가 없으면 서로 벽을 느낄 수밖에 없을거 같아요.
    • 종교는 없지만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그건 이성간의 사랑으로 채울 수 없다" 는 말은 공감 되네요. 저는 종교로 그걸 못 채우니 평생 빈 채로 살아야겠죠.
    • 저도 잠익2님처럼 생각해요. 안 믿는 입장에서 야비하게 말하자면, 자기가 원하는 형태의 사랑을 줄 수 있는 건 자기가 만들어낸 사랑뿐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많이들 하는 얘기잖아요. 애인도 부모도 너를 완전히 사랑해줄 순 없고 네가 너를 온전히 사랑해야 공허감이 사라진다고.
    • ㅆ,쎾쓰! 예수님이랑 섹스할 수 있습니까? 없잖아요, 네? 이거 어쩔거냐고?
      • 섹스는 연애에서 채워질 수 있잖아요. 없는걸 드셔야죠.
        • 애인과의 섹스는 비루한 육신의 갈증을 잠시 식혀주는 물 한잔 같은거죠.
          신앙인에게는 인간의 섹스로는 채울 수 없는 영적 갈증!을 채워줄 지져스 파워 쎾쓰!가 필요합니다.
    • 나와 세계를 만든, 자그마치 '조물주' 앞에서 사소하지 않을 게 있겠어요. 찬송가 가사대로 '벌레만도 못한' 우리 따위.
    • 기독교 신자들이 원래 더 실용(?)적인 거 같습니다. 소망교회나 광림교회 가보면 무지 잘 차려입은 신도들로 꽉 차 있죠. 백화점이나 웬만한 카페보다 화려해요.'하나님'에 대한 예의 때문인지 아니면 교회에서 무슨 인연이라도 기대하는 건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ㅎㅎ 심지어 교회를 '사냥터'라고 표현하는 형제님 자매님들도 봤습니다.
      • 오히려 교회를 '사냥터'로 표현하는 형제님이나 자매님은 비기독교 신자와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 그렇진 않더군요. 어찌 됐든 교인이어야 한답니다. 저런 말하는 사람들 다 모태신앙임요. 불륜도 교회 안에서 만나면 정당화된다고 생각하더군요. 저들의 사고방식을 비교인이 이해하기란 불가능할 거에요.
          • 그런 사고방식은 상식을 가진 대부분의 교인도 이해 못합니다.
    • 속세를 더 중요시하는 기복신앙과 합쳐진게 현재 한국 기독계입니다. 따라서 내세운운 하지만 실상은 지금 잘먹고 잘살고 양심의 가책없이 사는데 하나님을 동원할뿐이죠. 나 돈벌려고 죄졌어 근데 교회오면 죄다 씻어주고 심지어 천국까지 보내준다니 얼마나 실속있습니까?ㅋㅋ
    • 기독교라는 틀 안에 있더라도, 교회마다, 각자의 신앙심과 가치관마다 다 다릅니다. 이런식으로 일괄적으로 보편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일 수 있어요.
      그렇지만, 종교가 같으면 부딪힐 일이 줄어든다 라는데에는 동의합니다.
      • 근데 저같은 비신자가 느끼기엔 '각자의 신앙심과 가치관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믿음이란 주제에 대해 대화하는것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더군요. 믿음이란게 거의 전적으로 내적인 고민의 결과로 여겨져서요.
    • 마가렛트/ 비신자에게 믿음(신앙심)이란 주제로 대화를 하려고 하는 사람은, 전도를 목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이니, 도망가셔도 됩니다. 그리고 신자라고 해서 믿음이 신실한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신과 종교와 교회 시스템에 관하여 회의적으로 느끼는 사람도 많습니다. 신도의 수만큼 각자 믿음의 방법도, 신실한 정도도 달라요. 화장품 방문판매 고객 유치를 위해 교회라는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사람부터, 이슬람권에 불법적으로 선교여행을 가는 문제아들까지 스펙트럼은 다양합니다.
      • 저도 말씀대로 믿음이라는게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신자가 '나는 인간과의 사랑보다 신과의 사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라고 했을때 그것에 대해 동의할 수 있구요. 다만 저(비신자) 자신이 그런 믿음에 대해 온전히 받아들일수 없다는 데서 원글님이 쓰신 '벽'을 느낀다는 것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물론 앞서 언급된 믿음의 다양성이란 관점에서 신자들끼리도 공유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하신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동의하구요.
        • 인간과의 사랑보다 신과의 사랑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 사람은 미숙한 신앙심을 가진 신자죠.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신자 내부에서도 잘못된 방향의 믿음으로 비난 받을 겁니다.

          신자라서 벽을 느끼는 것이 아니고, 벽을 느끼게 하는 사람 중에 신자가 있는 것 뿐입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7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4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9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2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5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5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2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4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