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인 분위기나 경향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개개인은 사실 동성애에 큰 관심 없다해도 '00 레즈래'라는 말이 나오면 무조건 '걔 레즈 아니라는데'라는 식으로 쉴드가 나오거나, 00에 대해 평소 반감이 있던 사람은 반감이 있던 이유는 감추고 오직 레즈라는 점만 두고 까도 누가 뭐라 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요.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요. 일종의 규칙이요. 관습이요. 그런 건 100프로는 아니어도 어느정도는 균질적인 것이라 할 수 있죠.
네 편견은 동성애자들이 가장 크게 부닥치는 현실이죠. 이게 왜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보시는지 모르겠네요. 인터넷 게시판에서 수다 떨면서 국민투표를 가정한 망상을 하면서 편견이 강해서건 뭐가 됐건 동성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많으니 우리나라에선 부결일 거다- 이 정도 소리는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인터넷 답글 몇 개 보고 한국사람 전체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매우 웃긴 일 맞구요, 인터넷 게시판에서 정교한 서술어를 요구하는 것도 못지 않게 웃깁니다. 한국이나 미국으로 통칭하는 어떤 불명확한 주체에 대해 이야기 하는 정도는 이런 게시판에서는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보구요 하나도 안 웃깁니다.
미국도 표면으로 떠오르고 공론화되고 각종 차별에 맞서 싸우고 여론을 조성하고 법제화하면서 여기까지 오는데 수십년이 걸렸죠. 아직 미흡한 점이 많고요. 이 문제에 관한 후발주자격 국가들은 그나마 많은 단계를 단축시킬 순 있겠지만 그래도 수십년이 걸리는게 당연하죠. 고문이 당연한것에서 충격적인 것으로 바뀌는데도 한참이 걸렸습니다. 우리나라가 특별히 후져서가 아니라 늦게 출발했으니 아직 시간이 걸리는게 자연스럽다는 겁니다. 공론화되고 몇년만에 대중의 의식이 바뀔 일이었으면 서구에서 이걸 두고 그렇게 싸움박질을 하지도 않았겠죠.
선진국이라는 나라들도 동성결혼 합법화가 아직 진행중인 경우가 많잖아요. 반면 한국에서 트랜스젠더 결혼은 꽤 빨리 정착되었고요.(그렇다고 편견이 없다는건 아닙니다만.)
정서적으로 혐오하는 분위기는 크게 없지 않나요? 아예 별 관심 대상이 아닌 경우도 많고... 그냥 제 느낌적인 느낌만으로 보면, 기독교도만 제외하면 대다수는 대단히 혐오하지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도 않는 분위기라고 봅니다.
미국과 비교하면서 단순히 좋다 나쁘다 말할 수는 없겠죠. 미국에서 인권운동 차원으로 동성애에 대해서 활발할 논쟁이 있었던 건 그만큼 혐오와 탄압이 심했기 때문이었으니까요. 애초에 현재 우리나라의 동성애 혐오도 예전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거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동성애에 대해서 크게 혐오하는 풍조도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인권운동 차원에서는 별로 관심을 못 받는다는 측면도 있죠. 하지만 그건 장기적으로 보면 전혀 나쁠 게 없고 장점이라고 생각해야 타당하겠죠.
동성결혼도 아닌 동성애를 합법/불법의 범주로 사고하는 건 오히려 미국 아닌가요? 한국은 그 정도까지는 가지 않고 그냥 혐오+무관심의 조합인듯. 한국이 낫단 얘긴 전혀 아닙니다.
여담인데 마이클 샌델 책에서 낙태 합법/불법 문제랑 동성애 합법/불법 문제를 같은 장에서, 유사한 문제로 다루길래 식겁했습니다. 둘 다 도덕의 문제라고 보던데 뭐 사실 샌델이 평소 하는 얘기로 미뤄볼 때 충분히 이런 위험한 소릴 진지하게 고려할 법한 사람이죠. 일단 합법/불법의 문제를 논하긴 했는데 이것도 결국 동성애를 찬반이 가능한 문제로 보는 거기도 하죠.
종교차원에서 교리적인 문제는 있을지 몰라도 (참고로 미국 성공회는 동성애자 주교도 임명합니다)미국에서 법리적으로 동성애를 이렇다 저렇다 규제하지는 않습니다. 동성결혼은 연방법으로 금지되어있으나 이게 현재 위헌심리중이죠. (사실 금지라고 보기도 뭐한 게 그냥 결혼의 정의를 남녀 간의 결합으로 규정하는 결혼보호법일뿐. 주 자체의 동성결혼 제도를 규제하지는 않습니다) 암튼 제가 보기엔 위헌판결 날 거같습니다. 연방대법원 판사들이 보수성향이긴 하지만 이문제는 종교보다는 개인의 권리 차원에서 접근할 거같거든요. 한국의 경우는 아예 공론화 단계도 아니니까 무관심해 보이는 거죠. 만약 이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다면... 글쎄요, 근데 걍 한국 법조계은 워낙 미국사랑이 대단해서 걍 미국 추세 따라갈 거같다는 막연한 추측도 가능하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