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권적이고 반지성적인 권위주의적 구태이며 민주사회에서 마땅히 배척되어야 하고 타파되어야 하며 금기시되어야 할 개념이다 하는 데 모두 동의하시는겁니까.
그 어떤 연장자도 그 어떤 상급자도 심부름이라는 반인권적 악습을 자행하거든 지탄의 대상이 됩니까.
아님 세상 모든 어른 중 교사 직종에만 적용됩니까.
이제까지 이 나라에서 물심부름 안시키고 직접 떠먹은 미담이 회자된 적은 현직대통령 뿐인 것 같은데요.
어릴적 어느 개같은 선생에게 당하신 트라우마들은 참 유감입니다만 선생이란 직종 너무 미워들 하십니다 거참.
저는 심부름이란 개념 자체를 묻는데 뭐가 온전히 자기를 위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시키는건지 모르겠군요. 교실현장에서 수업을 앞둔 교사가 물을 먹는 행위를 온전히 자기를 위한 일이라고 보시는 건 아닐테고. 어릴 적에 할아버지 흰머리 뽑아주고 10원씩 받았다거나 뭐 그런 경험이 전혀 없으신 겁니까?
배척하고 금기시해야 할 일은 당연히 아니죠. 그러기에는 심부름말고도 배척해야 할 일이 많으니깐요. 하지만, 자기 일은 스스로가 하는 것은 성인이 지켜야 할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그리고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것은 사실 욕 얻어 먹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을 저지르는 겁니다. 부탁은 청탁과 심부름은 노예제도와 어느 부분 닮아있죠.
제가 글을 이상하게 썼나보네요. "어느 부분 닮았다"고 했습니다. 절대 "=" 아니고요. 부탁은 청탁과 어느 정도 닮은 부분이 있고, 심부름은 노예 제도와 어느 정도는 닮아있다는 것입니다. 심부름이 몹쓸 행위는 아니지만,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해야 비난의 굴레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수업을 하다보면 당연히 목이 마르게 되어있죠. 그걸 미리 준비하는 것 까지도 사실 수업 준비에요. 목이 마를 때 마다 자신은 교실을 비울 수 없으니 학생을 시켜서 물을 떠오게 했다는 행위 자체가 크게 비난받을 일은 당연히 아니지만, 미리 물을 "스스로 알아서" 준비하는 것이 완벽한 수업 준비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거에요.
뭐 피차 입장차가 그리 큰 것 같진 않습니다. 저 역시 물 정도는 스스로 떠다 먹었으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물심부름 좀 시켰다는 자체가 비난받을 일 까지는 아니다 하는 쪽이니까요. 다만 교사에게 요구되는 완벽성이란 논리는 다른 측면에서 좀 갑갑한 면이 있거든요. 가령 성장기 사리분별 못하는 학생들의 폭력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교사는 각종 격투기와 특히 서브미션 기술에 통달해 있어야 한단 논리도 가능합니다.
음... 폭력사태에 대비해 격투기를 배우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지만, 말을 많이 하다 보니 목이 말라서 생수통 하나 준비하는 것은 일도 아니죠 사실... 완벽하지 않아도 지 몸 챙기는 사람이라면 일상적으로 준비하는 일 아닌가 싶어요. 저만해도 여름에 집 나갈 때는 생수통에 물 가득 담아 나가거든요.
사람이 완벽한 동물이 아니잖아요.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는데, 쉬운데, 그걸 못하니까 서로서로 돕고 챙겨주고 부탁도 하고 신세도 지고 그러고 삽니다. 피차 크게 다른 얘기를 하는 건 아닌 것 같구요. 전 다만, 너무 그러지 맙시다 하는 얘길 하는 중입니다. 너무 그러지 맙시다. 물 같은 거 자기가 챙길 수도 있는데 못챙길 수도 있죠. 직접 떠다먹어도 되는데 좀 떠다 달라고 할 수도 있죠. 그게 뭐 그렇게까지 대립할 일인가요. 뭣보다 교사가 1년 내내 단 한 차례도 자기가 물병 안들고 오고 매일 매 시간마다 시켰다는 분명한 팩트가 나온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마지막 문장을 읽으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부탁과 심부름의 구분이 명확해졌어요. +)딴소리지만 김영하 팟캐스트에서 김소연의 마음사전을 읽어준 적이 있는데, 유쾌 상쾌 통쾌 경쾌를 언어에 예민한 시인답게 명확히 구분해서 설명한 부분이었어요. 주장을 명료히 하려면 비슷한 듯 다른 단어를 보다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일단 첫째줄에는 동의하고, 저 선생님이 잘못했다는 생각은 듭니다.(이건 개인차에 의한 판단일 수 있겠죠) 하지만 그걸 떠나서, 저는 다른 의미로 아래 글의 댓글들이 참 무섭네요. 잘못했다는 사실 여부를 떠나서 당할짓을 했으니 당해도 싸다는 논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당연해졌을까요.
엄마가 두부사오라고 시키는 심부름과 직장상사가 마실 커피를 타오는 것과 선생님이 마실물을 떠다 주는 심부름을 같은 선상에 놓고 볼 수는 없지요. 뭐 한두번은 할 수 있다고 쳐요. 그거 한다고 힘든것도 아니고 크게 짜증이 나지도 않구요. 그런데 그 횟수가 한 두번을 넘어서면 문제가 될 수 있죠. 오죽하면 회사에서 커피심부름 시키지 말라는 공지가 뜨겠어요. 애초에 가족과 친구사이를 벗어난 관계에서 개인적인 심부름은 시키지 않는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물심부름 좀'을 님과 제가 다르게 해석하는군요. 저는 한두번, 까짓거 서너번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이 되니깐 문제아닐까요. 여러명에게 시킨게 아니라 한 아이에게 '종종'(<- 사실 이게 중요하죠. '종종'이 실제 몇 회인지 모르니. 저는 서너번 이상으로 해석하고 지금껏 글을 적었습니다.) 시킨게 문제가 됩니다. 물 심부름이 어떻게 교육과 관계가 있나요? 선생님 물심부름 하면 인성이 쑥쑥 자라납니까? 그냥 개인적인 심부름이에요.
한 아이를 지속적으로 지명해 질문하고 체벌하는 행위를 반복한 상황이라면 제가 동의를 하겠는데요. 물심부름 서너번 횟수 넘어간 게 뭐가 그렇게 비교육적이란건지 전 이해를 못하겠다구요. 그 관계가 지속되면서 학생의 심사를 헤아리지 못한 건 분명 교사의 실책이겠지만 행위 자체에선 비난할 꺼리가 없다고 봅니다 저는. 물심부름이 교육의 일환으로 행해졌단 주장은 제가 한 적이 없구요. 누가 했는지도 모르겠고 ..
심부름은 대가가 따랐었지요...잔돈은 가져라...등등 개인이 스스로를 묶어가는 듯....혼자사는 사람들은 쉽게 남을 믿기 힘드니... 그래서 언제부턴가 심부름 서비스 회사가 생겼지요.. 뭐 암튼 누군가에게 무엇가를 부탁한다는건 ...더이상 공짜가 아닌듯...성의건 대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