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렸을 때는 서울에도 제비가 참 많았는데 말이에요(+행복한 왕자)

14~20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초등학생이었을 때만 해도 강남 한복판(!!)에도 제비들이 되게 많았어요. 학교 운동장에서 월요일 아침에 애국조회를 하다가 문득 고개만 들어도 운동장 위를 유유히 비행하고 있는 제비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래서 보니 노루표 페인트의 마크랑 똑같더라구요ㅋㅋ) 학교 끝나고 학교 바로 옆에 있는 큰 상가 건물인 영X플라자에 맨날 들르곤 했는데, 상가 현관 윗쪽에 쳐진 줄 위에 제비가 앉아있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많던 제비들이 죄다 없어졌어요. 스실사실 사라져서 눈치를 제가 못 챈건지, 어느 순간부터 한꺼번에 이 녀석들이 서울에는 가지 말자고 동맹이라도 맺은 건지는 몰라도 제비를 실물로 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심지어 시골 할머니 댁을 가도 보기가 힘들어졌어요. 


오늘 '행복한 왕자'를 다시 읽었다가 문득 제비 생각이 나네요. 흥부놀부전의 제비도 그렇고 행복한 왕자에서도 그렇고, 제비가 원래 동서양에서 길조 비슷한 이미지였던가요? 


p.s: 그런데 어렸을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전 이 왕자놈이 너무 얄미워요;;  행복한 왕자가 아니라 '마성의 왕자'로 제목을 바꿉시다! 제비는 도대체 무슨 죄라고 이런 봉변을ㅠㅠ 둘의 관계가 동성애였건 아니건 간에, 이 왕자는 옴므 파탈인 것이 분명합니다. 특히 제비가 추위에 떨면서 빵부스러기나 주워먹으며 버틴다던가, 마지막에 "사랑하는 왕자님, 안녕!" 하면서 키스를 하고 죽어버리는 장면에서는 폭풍눈물이....ㅠㅠ


    • 오늘 서울 하늘에서 제비 봤어요! 몇 마리 많지는 않았지만.
      • 오오오오 정말인가요!!!*.* 완전 기쁩니다 ㅋㅋ 그런데 요즘 변태적인 꽃샘추위에 욘석들 고생은 안 하나 모르겠네요ㅠㅠ
    • 전 비올라치면 저공비행하며 쐭 날라오는 제비들이 좀 무서웠어요. 저렇게 오다 나한테 부딪히면 어떻게 피하지? 내지는 어떻게 맞받아치지 하고 쓸데없는 고민을..-,- 그럴때마다 히치콕의 새 가 떠오르더라구요.
      • 아, 저도 그런 건 있었던 것같아요. 어릴 때 여름에 경주의 해수욕장에 놀러갔었는데, 아침에 아빠랑 바닷가를 걷는데 제비가 바로 저희 앞에서 쓩 옆으로 지나가더라구요. 그때는 정말 섬뜩했어요.
    • 어제 오랫만에 한강에 갔더니 갈매기가;; 바람이 세서인지 파도?도 치고 바닷가에 다녀온줄 알았습니다. ㅋㅋ
      • 헐 갈매기가 한강에요? (냥이옹님께서 오신다는 걸 그 놈이 어찌 알고 ㅋㅋ)
    • 아무도 '노루표' 페인트의 마크는 제비 모양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아서 댓글 남깁니다. 우리나라에서 제비 안 보인지 꽤 되지 않았나요? 어릴땐 주택가 지붕 밑에 제비집 지어진거 많이 봤었는데요. 참새는 여전히 많더군요. 어릴때 참새는 텃새 제비는 철새 하면서 배운 기억이 나는데 어쩌면 요즘 애들은 제비라는 동물을 모를수도 있겠군요.
      • 앗 저 바본가봐요 ㅋㅋ ㅠㅠ 제비표랑 헷갈렸지 뭐에요
    • 제가 사는 동네는 서울 변두리라 아직 제비 종종 보여요. 어제는 산책하러 나갔다 꿩도 봤어요.
      • 오오 꿩! 예전에 제 오빠가 동네 뒷산에 올랐다가 꿩 가족이 앞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걸 봤는데, 오빠때문인지 엄마꿩이 아기꿩들을 허둥지둥 데려갔더랍니다. 그런데 아기 중 한 마리가 가다가 넘어졌는데, 엄마 꿩이 어쩔 줄 몰라하다가 가던 길로 쏙 들어가 숨었더래요. 아기도 당황하고 제 오빠도 당황해서, 오빠가 걜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얠 어떻게 해야하지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옆을 슬쩍 보니 엄마 꿩이 나무 뒤에 숨어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대요ㅋㅋ 그래서 그 쪽으로 아기를 놓아주고 멀리 떨어져있으니까 그 엄마꿩이 슬금슬금 눈치를 보면서 그 아기를 데리고 다시 숲속으로 총총총 했다는....
    • 노루표 페인트 로고에는 노루 얼굴이 있고 제비 문양 로고는 제비표 페인트에 있어용.
      어릴 땐 제비를 자주 보다 나중엔 아파트 지하에서 산다는 박쥐를 더 자주 본 거 같아요.
      • 제가 헷갈렸어요 ㅋㅋ 호주에 갔을 때 하늘에 큰 새가 날아다니길래 오오 하고 봤더니 박쥐여서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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