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 해보신 분 계세요?

지리산 종주를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현재 제 체력 상태를 보자면...동네 뒷산 정도는 가볍게 오르는데 체력이 좋다고는 솔직히 말 못하겠네요. ㅠㅠ

 

그래도 은근히 깡이 있어서(...) 산을 타자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생각하고 있어요. ㅋ

 

장비라고는 배낭여행 때 썼던 45리터(아마도) 가방 밖에 없어서 등산화랑 기타 등산복-특히 바지-은 사야하는 상황이에요.

 

시간은 다행히 아주 많습니다. ㅎㅎ;;

 

그래서 대피소 예약은 평일로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요(이것도 5월이면 벌써 다 찼을라나요;;).

 

디씨 등산갤이랑 책 등 보면서 연구를 시작하긴 할건데 일단 듀게에 먼저 가볍게 여쭈어봅니다.

 

 

1) 대략 길게 1주일 잡고 지리산 종주를 여자 혼자 하려고 하는데 체력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할까요?

 

2) 대피소가 제일 걱정인데 정말 먹을 거랑 침낭 다 싸들고 가야합니까? 그렇다면 대여를 하는 게 좋겠죠?

 

3) 기타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으으 생각만으로도 두근두근 떨려요. *_*

    • 2년전 여름에 2박 3일로 지리산 종주 혼자 해본 여자입니당
      1) 저도 체력은 그렇게 좋지 않지만 깡만 있어서 한번 해보지 뭐! 하고 지리산 종주를 해 보겠다고 나섰어요. 좀 스스로 극기훈련 같은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곤 선택했고 지리산 종주 코스 중 가장 많이 선택하는 초보자 코스를 골랐습니다. 첫날 식량계산에 실패해서 점심을 다이제스트 한통과 물로 때우고 대피소까지 가면서 괜히 왔다고 후회 막급이었죠. 일주일동안 산행만 하시기는 힘들겁니다. 중간에 하루 정도는 푹 쉬는 날을 정하는걸 추천드려요.. 종주라는게 등산은 아니지만 산 봉우리를 타는것이고 이게 또 은근 힘들거든요.

      2) 대피소엔 침낭 필요없습니다. 대피소 정말 잘 돼 있어요. 나무 마루 같은 곳에 이불 대여해서 주무시면 됩니다. 좀 큰 곳은 전자렌지도 있어서 햇반 거기서 사서 돌려드셔도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주일 다니실거면 버너가 필수일거라는.. 일행이 있으시면 짐을 나누면 되지만 여자 혼자 종주 나설때 가장 힘든게 식량인데 버너 없음 제대로 뭔갈 해 먹을 수 없더군요. 저는 무거울 것 같아서 버너 안챙기고 밥 위에 바로 얻어먹을 수 있는 덮밥류 준비하고 대피소에 있다는 전자렌지만 믿고 갔는데, 결과적으론 이틀째부터는 단체로 오신 산악 동호회 분들 사이에 낑겨서 고기 얻어먹고 라면 얻어먹고 찌개 얻어먹고 그랬음요. 그분들 없었음 종주 못했을 겁니다-_-;; 식량은 준비해 가세요..

      3) 정말 힘들었는데, 거기다 비까지 와서 진짜 힘들었는데요, 할만한 경험이었고 가끔 생각나요. 또 해보고 싶은 경험이었어요.
    • 오오 이런 강같은 댓글이!! ㅠㅠ

      1) 하루 정도 푹 쉬는 날을 고려해서 일주일로 잡은 거예요. 일주일 풀로 종주할 생각은 없어요; 앞뒤로 둘레길도 한 번 걸어보고 싶어서 일주일 정도로 생각한 거예요. 근데 종주가 등산이 아니라굽쇼? 이런 것도 모르고 덤벼도 되는가 하는 불안감이...;ㅁ;

      2) 레토르트 식품이 물리고 허기져서 그러셨나요? 하긴 옆에서 김치찌개 끓여먹고 라면 끓여먹고 하는데 햇반에 3분카레 먹고 있으면 좀 배고프긴 하겠어요ㅠㅠ 버너는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3) 비까지 오다니, 그럼 미끄럽고 시야도 안 좋았을 것 같은데 정말 대단하세요.
    • 등산이 제일 밑에서부터 제일 꼭대기까지 올라가는거라고 한다면 종주는 산 허리즈음에서 둘러둘러 봉우리를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는거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평지를 한 시간 걷기도 하고 한 시간동안 봉우리를 올라가기도 하고요. 산 봉우리에 올라가서 지금껏 걸어온 봉우리가 주루륵 늘어서 있는거 보면 기분이 꽤나 묘해요. 저는 노고단부터 종주를 시작했는데 기차역에 내리면 노고단까지 올라가는 버스가 있었답니다. 거기서부터 시작했지요. 물론 아예 산 입구부터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산 날씨는 종잡을수가 없어서, 기상 체크가 무엇보다 엄청 중요하더라구요. 5월이라도 밤에는 추우니 신경쓰셔야 할 거에요..
    • + 하루에 10시간 가량 산을 걷는데 진짜 에너지가 어마어마하게 필요합니다. 햇반에 3분카레로는 2시간도 못 버텨요 ㅠ_ㅠ 초코 왕창 챙겨가도 밥때 제대로 먹는 게 중요하더라구요. 일주일을 산에 있는데 레토르트만으로 어떻게 버티겠습니까! ㅠ
    • 그럼 약골은 며칠 걸린다는거에요?
    • 체력좋으신 우리 사무실 실장님이 37살때 체력믿고 가셨다가 내려갈때 방심하는 바람에 무릎 나가서 엄청 고생을..... 체력도 체력인데 걷는 요령이라던가 이런걸 좀 기르시고 가는게...
    • 노란잠수함/ 종주랑 등산이 그런 의미에서 다르군요. 그리고 종주는 밥심으로 하는 것라는 것도 유념하겠습니다!!

      가끔영화/ 제가 무사히 잘 다녀오면 알려드리겠습니다.ㅋㅋ

      이그명/ 산행 특히 내려오는 거 잘못하면 무릎 상하기 십상이죠. 일단 준비 되면 등산화 사서 뒷산 말고 다른 산 몇 번 가보긴 할거에요.
    • 뱀사골 대피소는 비추

      너무 밑에있고(담날 올라올때 힘듦)

      또 너무 추워요
    • 아직은 체력이 있는 이십대후반에 2박3일 지리산 종주해 본 여자입니당. 근데 은근 체력이 많이 필요한데 뒷산 다니시는 정도면 약간 걱정이네요;; 초보자 코스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긴 합니다만;; 전 암튼 종주를 하긴 했는데 경험있는 분 중에서도 중간에 고생하다 내려가시는 분도 봤거든요.
      일주일 가시면 버너랑 코펠이랑 식량도 제법 많이 챙겨가셔야 할 텐데 그거 무게도 만만하지 않을 거에요. 전 배낭메고 동네 전철역까지 갔는데 배낭이 너무 무거워서 그냥 여기서 포기할까 했다가 예매한 기차표가 아까워서 그냥 갔답니다ㅎ 그리고 산 위는 밤에 엄청 추워서 두툼한 외투가 필수입니다. 전 여름에 갔는데도 봄점퍼가 엄청 추웠어요.

      준비 잘 하셔서 잘 다녀오시기 바랄께요. 고생스럽긴 하지만 참 좋았어요. 또 가야지, 가야지 하고 벌써 세월이 이래 지났지만^^;;
    • 몇 해 전에 종주했었는데 2박3일간 했는지 3박4일간 했는지 가물가물하네요. 아마 2박3일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일행들이 산 좋아하는 남자 3명 + 산악인 수준의 여자 1명이었어요. 제가 제일 속도가 쳐져서 다들 저한테 맞춰서 가주는 식이었지요. 종주하는 내내 비가 억수로 쏟아졌습니다(덕분에 쌍무지개를 질리도록 봤어요). 산사태 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등산도 잘 못하는데다 등산화를 비롯한 장비도 제일 허술하던 저한테는 말도 못하는 고통이었죠. 특히 내려갈 때 무릎이 많이 아픈데 비가 떠내려가라 오니 어디서 쉴 수도 없고, 다른 사람들보다 속도가 2-3배 느리던 저는 그때 혼자 죽을 것 같았어요. 1주일간 혼자 가실 거면 속도에 대한 압박은 없으실 테니 그점은 안심하셔도 되겠어요. 하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짐이 무거워질 것 같네요.

      저 같으면 등산 스틱을 준비해서 가겠어요. 내려올 때 무릎에 부담을 줄여준다고 해요. 그리고 야생화 이름을 좀 더 배워서 가고싶네요. 지리산은 야생화 천국이거든요. 가시면 재미있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시게 될 거예요. 저도 가고싶네요.
    • 옷 잘 챙겨가세요. 도시 날씨 생각하고 가시면 큰 일나요. 저는 한 여름에 갔는데도 산에서 내내 비오고 그래서 추웠거든요. 산은 추워요. 그리고 등산화도 필수지만 폴대 있죠? 가능하면 양손에 쥘 수 있게 챙겨가세요. 제가 무릎이 안 좋아서 당일치기 산행도 항상 하산때 무릎때문에 고생했었는데 3박 4일 일정으로 산행하면서도 폴대가져가니까 무릎이 안 아프더라고요. 준비 단단히 하시되 너무 염려하진 마세요. 저는 아빠랑 종주하는 미취학꼬맹이도 봤답니다. 좋은 산행 되시길!!
    • 보통 지리산 대종주코스라고 하는 화엄사로 올라가 노고단에서 일몰을 보고 첫밤을 보내고 세석평전을 지나 장터목산장에서 마지막날 밤을 지내고 새벽에 천황봉을 올라가 일출을 보고와 대원사로 내려오는 구간이 2박3일 혹은 3박4일정도 잡습니다.
      전 남성이고 산을 좀 타는 편이지만 혼자 등반시 상기코스 2박3일걸렸고 여성멤버가 절반 이상이었던 팀등반시 3박4일 걸렸습니다.
      그 여성분들 대다수가 등산초보자들이었구요. 짐은 남성에 비해 70%정도 수준을 유지했어요.

      지리산은 특정시기만 피하면 기본체력만 있는 분들이라면 큰 어려움 없이 등산할 수 있는 산입니다.
      그리고 종주구간 중간 중간에 본인이 체력이 달린다거나 부상을 입으면 하산할 수 있는 코스들도 매우 많습니다.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리면,
      1. 짐을 아주 잘 싸면 덜 고생합니다. 최대한 짐을 줄이세요. 단독등반이라 짐을 나누기 어려우니 매우 잘 관리하셔야 합니다.
      2. 양말은 충분히 챙기시되(등산일수+3) 다른 옷들은 한벌씩만 여벌로 챙기세요. 그리고 등산양말+속양말 세트인건 아시죠? 등산장비중에서 등산화 다음으로 중요한게 양말입니다.
      3. 취사도구는 최대한 작은 코펠세트로 챙기시고 조그만 그릇도 자신이 쓸것만 챙겨 가세요. 가열기구도 등산용으로 소형을 준비하세요.
      먹거리는 간이식 위주로 챙기세요. 라면, 스프+바케트, 시리얼 위주로 챙기시고 가급적 쌀밥은 포기하세요. 단독등반인데 쌀밥을 먹으려는건 사치입니다.(빠르고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해야 합니다. 팀 등반은 여럿이 번갈아 가면서 취사를 하면 되지만 혼자 다 하면 휴식할 시간이 부족해저요)
      4. 참치캔, 육포 등 간단하게 가열 혹은 바로 먹을 수 있는 단백질 풍부한 식량 강추입니다.
      5. 간식거리는 칼로리가 높고 단 것으로 부피가 덜 나가는게 좋습니다. 사탕이나 촛컬릿 좋습니다.
      6. 밤에 잠이 잘 아는 경우를 대비하여 포켓사이즈 양주 하나 챙기는거 추천합니다. 특히 비 부슬부슬 오는 밤에 불편한 잠자리에도 불구하고 알콜발로 잠이 솔솔 잘 올거에요.
      7. 등산중 식수는 1+1 로 챙기세요. 500ml생수 단위입니다. +1은 비상용이고 앞에 1은 코스마다 마실 물입니다. 다음 코스에 도착하면 물을 보충하시고요. 단독등반이니 몸이 아니라 돈으로 떼우셔야 합니다.
      8. 비상구급약(배탈약, 해열제, 진통제 그리고 소독약등 외상시 응급처치용) 꼭 챙기시고 압박붕대는 진리입니다.
      9. 코스를 잘 짜세요. 구간별 거리와 등반 소요시간이 나와 있는 지리산지도를 구하셔서 각종 정보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내용을 참고하여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짜세요.
      10. 보름전부터 가볍게 걷기운동을 꾸준히 하시고 일주일전에는 편도 2~3시간 코스의 가벼운 등산을 꼭 하고 가세요. 그냥 불쑥 지리산 장기산행에 나서다 근육통이 생기면 고생하십니다. 체력은 남아 도는데 근육통 때문에 중도에 산행을 포기하는 분들 은근히 많아요.
    • 저도 5월에 종주계획 이예요.

      대피소예약이 포인트인것 같네요
    • 3년전에 산악동호회에 껴서 종주해봤는데요, 그것이 제 인생의 첫 산행이었습니다.
      제 체력의 끝을 확인했어요. 산 잘타는 동행이 없었으면 아마 산 중턱에서 헬기 불렀어야했을 듯..
      뭣 모르고 허술하게 준비했다가 뼈저리게 그 필요성을 절감했던 몇가지 필수품은
      두툼한 등산양말(필수 중의 필수), 발목 아대(특히 하산할 때 발목 휙휙 돌아가는 걸 방지해줌),
      등산 스틱(있는 거랑 없는 거랑 하늘과 땅차이), 고칼로리 간식(생존의 문제)입니다.
      아, 응급약 챙기실 때 뿌리는 진통제나 물집 터뜨릴 바늘 같은 거 챙기시면 좋을 듯 해요.
      제 친구는 근육이 놀랬는지 쥐가 자꾸 났었는데 뿌리는 파스같은 진통제를 뿌려가며 진정시켰어요. 옷 위에 그냥 뿌려도 괜찮더라구요.
      저는 발에 물집이 생겼는데 터뜨릴 게 없어서 손톱깎기에 붙어있는 조그만 칼로 썰어냈거든요.


      종주한 다음 2~3일은 앓아눕다시피했어요.
      근육통이 장난이 아니라서 몸만 살짝 뒤척여도 죽는 소리가 입에서 저절로 나더라구요.
      그치만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혼자 하신다니, 대단하시네요. 준비 잘 하셔서 좋은 경험 쌓으시길.
    • 저도 몇가지 추가합니다.

      1. 종주코스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진행하는 것을 순종주,반대로 갈 경우 역종주라 합니다. 요즘은 순종주일 경우 성삼재까지 버스가 가는 걸로 압니다.거기서 노고단 산장까지는 한 2키로 정도입니다. 역종주일 경우 중산리 출발과 대원사 출발이 있는 데 풍광은 대원사 쪽으로 올라가는 게 좋지만 거리가 한 6키로정도 늘어날 겁니다. 또 종주 코스의 중간지점이 벽소령쯤인데 노고단(서쪽)-벽소령 구간 보다는 천왕봉(동쪽)-벽소령 구간이 장쾌한 능선 종주라는 본래의 목적에 훨씬 잘 어울리게 경치가 수려합니다. 서쪽 화엄사에서부터 중산리까지로 따졌을 때가 70키로가 좀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성삼재 버스를 이용할 경우 아마 전체 거리가 60키로 조금 넘는 수준인 걸로 압니다.

      2. 짐의 총무게는 체력이 좋을 경우 최대 자기 몸무게의 1/3-1/4 사이 범위를 넘지 않도록 하십시오. 그 이상은 3박을 넘기는 장기 산행의 경우 무릎에 무리가 옵니다. 산행 첫날이 가장 힘든 이유는 무엇보다 그 날 가장 짐이 무거운 데다가 올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첫날만 넘기고 능선을 타기 시작하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대략 표고 1400 정도에서 1700 정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게 되지요.

      3. 가능하면 천왕봉 일출과 벽소령 달구경을 코스의 미션으로 넣으시기 바랍니다. 특히 지리산 천왕봉 일출은 3대가 적선해야 겨우 본다는 정도로 희귀한 경험입니다. 또 한가지는 제 기억으론 5월 마지막 주가 지리산 철쭉제 기간인 걸로 압니다. 세석(100만평)의 철쭉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장관입니다.

      4. 지리산은 남도 사람들에건 적어도 어머니 산과 같은 곳입니다. 종주를 통하여 지리산의 개관을 이해하셔서 지리산을 수십번씩 오르는 사람들의 열망을 느껴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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