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참 구질구질하게 보일 때.

파리바게뜨에 가서 맛난 빵을 먹어야지 생각하다가, 천원이 넘는 빵들을 보면서 입맛만 다시고 나왔네요.

주머니에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옛날에 돈 아껴쓰던 버릇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선뜻 손이 안가더라구요.

 

옛날에, 점심으로 옥수수빵을 많이 먹었는데, 맛이 있어서라기 보다 가격대비 중량이 많이 나갔다는 이유 하나때문이였어요.

옥수수빵 하나, 우유 하나. 점심 끝.

다른 애들은 도시락 사먹으러 가고, 식당가고 그럴 때 혼자 남아서 공부한다는 핑계 대로 끼니를 때우는데,

좀 서럽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이렇게 공부하는게 어디냐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나중에는 나아지겠지 영차 하고 힘내서 다시 공부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 버릇은 쉽게 안 고쳐지더라구요.

남들한테는 잘 사주는데, 저한테는 못 사주겠어요.

빵 하나에 이렇게 비싸 하면서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먹고 싶어도 나중에 먹어야지 하면서 꾹 참고.

남들은 몇백하는 명품 가방도 지른다는데,

나는 왜 나한테 빵 하나도 이렇게 사주기 힘든 것일까..

순간 내 인생이 참 구질구질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전에는 인생에서 큰 결정을 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것이 순전히 나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나를 둘러싼 수명의 사람들을 고려한 타협한 결과였거든요.

그 후로 계속 내 인생은 오로지 나의 것인 아닌 타인을 위한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지금은 어떻게 하면 나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지금이라도 빵집에 가서 먹고 싶은거 다 사와서

배부르게 먹으면 행복해 질까요?

 

    • 어서 가서 젤 큰놈으로 집어 사 드세요 맨날 먹는것도 아니실테고
      어쩌나 드시는거...
      그런 작은것들이 쌓여서 크게 터지더라구요..
    • 무엇인가를 달성하면 스스로에게 일부러 상을 주세요.
      나 자신이 나를 대접해야 남들도 날 대접해주는 것 같아요.
    • 서로 빵 사주는 친구가 있으면 행복해지겠네요! 빠리 바게뜨 기프티콘이라도 보내드리고 싶네요. ㅎ
    • 모듬빵 싸게 팔 때 한 봉지 딱.

      차라리 지금 사서 드세요. 막상 나중에 여유 생겨서 먹고 싶은 거 맘껏 먹을 수 있으면 그땐 또 시들해져요. 그게 사람이 간사하거나 뭐 그렇다기 보다는 여건도 입맛도 변한거니까.. 먹고 싶을 때 눈 딱 감고 먹는 것도 나름 방법. 주머니 사정만 허락한다면.
    • 그만큼 남들은 좋은분으로 기억하겠네요!
      저는 남한텐 안쓰지만 (별로 쓸곳이 없음;;)
      저한텐 과잉으로 씁니다. 주로 먹을것은 망설이는 법이 없어요.
      제가 씀씀이가 좀 큽니다. 먹는데 있어서 가격을 고민하고 먹어본적이 거의 없어요.
      아웃백같은데도 가면 가지 뭐 수준이지 한달에 한번가야지 그런생각도 해본적이 없어요.

      어제도 옵스에서 비싼빵 두개 집어서 만원어치나 먹었어요.
      죄책감이왠지드네요;;
    • 전 그럴 때 제일 먹고 싶은 빵 딱 한 개만 사와요.
    •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mobile&no=6905&ismobile

      지금 이런행사를 합니다 천원 싸게 드실 수 있어요
    • 비슷한 패턴으로 살아서 공감이 가네요. 남 먹일 건 얼마든지 사면서 혼자 다닐 때 김밥 한줄 사먹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지.
      근데 그게 구질구질한 거가 아니고 그게 그냥 우리네 인생인 듯 싶습니다.
      전 최근에 오만 얼마짜리 화장품 하나를 샀는데, 백화점에서 제값 주고 비싼 화장품을 산 건 그게 서른 넘어 평생 처음이었어요.
      그보다 며칠 전에는 혼자 식사를 해야 하는데 대충 빵이나 편의점으로 떼우지 않고 처음으로 식당에 들어가서 오천오백원을 주고 짬뽕을 사먹었지요.
      웃긴 게 어차피 제 화장대에는 오만얼마보다 비싼 화장품도 몇 개나 있고(주로 선물 받거나 한 것들), 밥으로 따질 것 같으면 뭐 연애할 때, 친구 만날 때, 술 마실 때 그보다 큰 돈도 많이 썼으면서도 혼자, 오로지 스스로를 위해 돈을 쓰기가 선뜻 안 되니까.
    • 구질구질한 인생 사느라 고생했다고 이따가 빵 하나 비싸고 맛있는 놈으로 사 먹여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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