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의 넋두리

제일 크다는 대기업에서 근 10년가까이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나름 달콤한 30대 였습니다. 어디가서 아쉬운 소리 할일 별로 없고, 복지도 좋고 연봉도 빵빵했으며, 상사의 명령에 복종하기만 하면 책임도 질 일도 없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40대 이후의 삶이 불안했습니다. 지금이야 편하지만 부장 진급이 가까워 질수록 헬게이트가 열리는 걸 뻔히 아니까요.

결국 지겨움+ 미래에 대한 불안함+ 지인의 꼬심에 넘어가 선배가 운영하는 작은 규모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임원으로 옮겼습니다.


3년이 다되어 가는 지금. 스트레스로 반 죽을 것 같은 심경입니다.

'대기업 마케팅 담당자 > 광고 대행사 담당자 > 저희 회사'의 갑>을>병 구조로 용역 일을 하다보니 진짜 지옥이 따로 없네요.

갑질로 대변되는 횡포에 지치다 못해 반은 포기한 상태에서 직원들의 하소연과 퇴사 면담 요청에 치이고...

광고주님으로 대변되는 직접 대면하기도 힘드신 대리/과장 나부랭이들 히스테리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일손 부족으로 직접 챙기는 프로젝트 + 문제 생기는 프로젝트에 미치고 팔짝 뛸 노릇 입니다.

핸드폰이 벨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덜컥덜컥 내려 앉고

결국 전 직장으로 복귀하는 꿈까지 꾸는 지경인데, 그 순간만은 어찌나 맘이 편하던지요.


토끼같은 두 새끼에 나만 믿는 와이프까지 어찌될지 모르지만 

스트레스에 먼저 죽겠다 싶어, 사장님께 퇴사 의사를 밝혔습니다만 ...

마음이 짠 해서 그냥 일단 주저 앉았는데 오전 내내 고객님들께 시달리고 나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네요.


왜 이렇게 일하고 살아야 할까요?

정상적으로 일주일 걸릴일은 2일안에 해치우라면서 이것 저것 또 얹어놔요.

내일까지 차 꼭 내놓라면서 옵션/컬러는 결정해주지도 않는 진상 고객 대응하는 딜러의 심정이랄까요.

안되는건 안된다고 말할 수있는 세상이 그립습니다.





    • 맨 마지막 문단에 공감갑니다.
      너무 일이 많다 보니 결국 배 째라 하고 지금 듀게 들어왔어요.
      몇년째인지 모르겠네요. 가정은 꾸릴 수나 있으려나.
    • 유사직종의 을 사에서 쭉 일해오고있는 입장에서 보기에는..
      '대기업 마케팅 담당자 > 광고 대행사 담당자 > 저희 회사'→헬게이트피하려다 헬of헬로 워프 하셨네요.;
      소규모 을/병 회사들은 임원이라고 딱히 안정적이 되거나 대우가 좋아지거나 편해지거나 뭐 그렇지도 않은데..
      잘리는것보다 치사하고 더러운 꼴을 더 일찍+더 험하게 겪다보니 본인들이 먼저 지치시는 경우도 많고요.
      저희 회사에도 대기업 계시다가 여기서 이사 이신 분이 계신데, 거의 집에 못(안) 들어가세요.
      능력이 아주 뛰어나서 따르는 사람들도 많고, 클라이언트를 대할때도 을 아닌 을처럼 주도권을 쥐고 일하시지만..음. 아무튼 힘내세요.
    • 01410,물긷는달 / 눈팅만 주로 하는데 한탄하고 리플도 보고 하니 나름 위안이 되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또 광고주님께 원하는 기능 구현이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추궁당하러 불려간답니다.
    • 마음이 갑갑합니다.
      저렇게 안해도 세상이 아름답게 돌아갈 수 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도 크고,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싶기도 하구요.
    • 기운내세요.
      가끔은 왜 이렇게 서로 잡아먹듯 살아야 하는지 정말 잘 모르겠어요~ 다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먹고 산다는 게 참 너무 빡세요..ㅠㅠ
    • <피로사회> 일독 권합니다..ㅠ 신경증 없이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대단할 뿐이죠.
      토끼 같은 자식 생각하면서 힘내세요. 아부지..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2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9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6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7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4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0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3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