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누렇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을까요?
부모님 집 이사 때문에 곳곳에 박혀있던 제 화석들을 캐내왔습니다.
삼십 년 묵은 집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제 형제들과 그 아이들까지 살다가 나갔으니 집이 소규모 박물관이네요.
보관 장소에 따라 어떤 책은 그냥 누렇고 어떤 책은 누렇고 끈적거립니다. 전부터 가져오고 싶었지만 제일 밑 지층에 있어서 못 꺼낸 책이 그렇게 돼버렸어요. 다행히 곰팡이까지 핀 책은 없지만 끈적거리는 것도 찜찜하긴 마찬가지.
이십대에 쓰던 호출기, 씨디플레이어, '써니' 시대에 쓰던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 이런 것들도 출토됐어요. 아직 작동할지 모르겠네요. 대학생 때 졸업여행 가면서 단체로 맞췄던 빨간 스카프는 아직도 새것처럼 새빨개서 조금 얄밉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