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게시판에 자기 얘길 할까요?

 

난 그냥 영화 얘기 강아지 얘기 뭐 먹은 얘기 뭐 찍은 얘기 하다가

언제부턴가 얘기를 못하겠는. 망설여져 쓰다가 말고 쓰다가 말고 그래요.

 

게시판에 내 얘길 한다는 것 자체가 소통의 갈구까지는 아니더라도 욕구를 드러내는 행위일진데.

난 어느 순간부터 특정 당사자가 없는 혼잣말을 꺼내는 것에도 망설이게 돼요.

여전히 소통의 욕구는 사그라들지 않은 채 부글거리지만.

뭐랄까. 괜히 조심하게 돼요.

 

오롯이 모든 것을 다 벗어버린 채 외로운 하나의 닉네임으로 게시판에 존재하면서도

내가 걸친 옷가지며 나의 직장 주소, 내가 몰고 있는 낡은 차의 적산 거리 따위가 눈 앞에서 아른 거리는 거죠. 

 

그깟게 뭐라고 지레 움츠러들기만.

 

 

 

 

 

 

 

 

 

 

 

 

 

 

 

    • 다른사람 얘기하면 저작권에 위배....되기는 무슨... 풉
      외로워서요.2
    • 중학교때부터 익혀온 새로운 삶의 방식이라서...(?)

      관심받고싶어서요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
    • 내얘기 아닌 얘기는 없어요.
      강아지 얘기를 해도 내 강아지 얘기고.
      영화 얘기를 해도 내 감상이고.
      단지 소재가 다를 뿐이죠.
      어떤글을 쓰더라도 그 사람이 드러나게 돼 있죠.
      • 동의. 자기 이야기 아닌 이야기 없죠.
      • 2222 (심지어 이렇게 써도 자기 이야기죠)

        (희곡의 지문을 읽을 때 인물의 이름조차 극작가의 지시문으로 읽습니다.)

        (글 제목과 내용에 .만 찍어도 이미 지으신 아이디로 자기 이야기를 하는거죠)
    • 혼잣말도 가상의 대상이 상정되어야한다고 라캉이 그랬죠.

      작가가 자기 글의 첫 번째 독자이듯 완결된 글은 어떻게해도 독자에서 벗어나지 못해요.

      글쓰기와 말하기의 차이에서 이미 화자는 외로울 수 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고 현대 사회의 많은 부분은 말보단 글로 의사소통을 하죠.

      즉, 다수의 독자를 상정한 글은 또다른 자신이 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전 그에 익숙해지려 노력해요.

      정리해서 대답드리면, 게시판에 쓰는 글은 저에 대한 왜곡된 상을 비춰주는 거울이며 제 내면세계엔 거울이 없으니 심심하면 비춰봅니다, 어떻게 생겼나.
    • 자기 얘기를 안 하면 뭘 하나요. 남의 얘기만 하는게 이상하죠
    • 듀게에는 게시판과 연애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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