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에바큐의 불만쩌는 감상..

1. 영화관에서 내내 똥씹은 표정으로 앉아 신지는 왜 이렇게 말을 안듣는가, 카오루는 왜 이렇게 무능한가, 아스카는 왜 배려심이 없는가, 레이는 왜 쩌리가 되었는가, 마리는 왜 이런 상황에서 고양이흉내나 나는가..... 등등의 생각이 밀려왔지만,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감독이 무능하고 태만한 것이 죄입니다. (그리고 우리 애들은 잘못이 없다구요!!;ㅁ;!!)

여기저기의 감상평들을 보고 저도 간간히 남겼던 것들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흘러갔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갑자기 변해버린 세계. 차가운 침묵 속에 은폐된 진실. 14년만에 깨어난 소년은 진실을 더듬어갑니다. 쿠로레이는 계속하여 묘한 떡밥을 던지고, 그 떡밥들이 딱 맞춰지면서, 진실이 드러납니다. 소녀도 구하지 못했고, 세계는 폭망했다. 소년은 자신조차도 얼떨떨하여 채 느껴지지도 않는 절망감에 빠집니다. 세계의 참상에 홀로 내던져진 기분 속에서 신비로운 소년이 구원자처럼 나타납니다. 그리고 세계를 되돌릴 수 있다고 말해주죠. 이제 신지는 창을 뽑는 것에 집착합니다. 그럴만도 하죠. 그 냉담한 침묵과 박살난 세계 속에 홀로 남았고, 넌 아무 것도 하지말라는 식의 쓰레기취급에 아버지는 대놓고 도구취급을 하죠. 그리고 창을 눈앞에 둔 신지는 이제 아무 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습니다. 카오루가 말려도, 아스카가 격분을 해도, 릴리스 위를 악착같이 기어올라가죠. 그리고 찾아온 것은 또 다시 파멸의 순간입니다. 그리고 카오루가 이걸 막으려면 자신이 죽어야 한다고 말하고, 소녀를 구해서 파멸을 일으킨 신지는 소년을 버림으로써 세계를 구하고자 카오루를 죽입니다. 이건 뭐 롱기누스의 창으로 자기 머릴 빠개든...아무튼 그렇게까지 했어도 포스임팩트는 멈추지 않고, 신지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이때 아스카가 멋지게 난입! 겐도따위이이이라고 하며 엔트리플러그를 뜯어내서 신지를 꺼냅니다. 파의 마지막 장면과도 좋은 대구을 이루겠군요.

너무 신파같은가요?;;;; 그런데 제작진은 이게 원안대로 작업한 결과라고 했으니 아마 저런것을 의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냉엄한 침묵이 아닌 답답한 이지메로 보이는 등장인물들, 그리고 분더 발진에 포커스를 맞추고 난데없는 신캐들이 각자 캐릭터를 주장하면서 매우매우 산만해졌죠. 특히 분더 발진씬은 최악으로 재미없었어요.

쿠로레이는 상황에 신비감을 더해주기는 커녕 그냥 몰라만 반복. 상황 설명은 갑자기 나타는 카오루가 주절주절 풀어주는 걸로 해결. 그리고 카오루와 신지가 유대감을 나누는 것은 별 설명이 없이 카오루는 무조건 신지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설명대신 둘이서 피아노를 치는 장면으로 때웠죠. 소년 둘이서 피아노를 치는데 갑자기 음표와 건반이 떠다니고 그 위를 백마 두 마리가 노닙니다. 네. 백마요. 이게 무슨 구십년대에도 안할 연출이죠? 이 얼간이같은 서비스컷때문에 캐릭터의 개성과 개연성을 보여줄 시간이 증발했습니다. 뭐 어쨌든 창을 뽑으러 갑니다. 가면서 얘, 카오루야, 저 짜가년은 왜왔다니? 복제냄새쩐다.. 그러게 리린복제는 쓸모없는데^^ 이딴 소리나 하고.....

여기서도 최악이었습니다. 충격때문에 멘탈이 불안정해서 한 가지에 매달리는 소년이 아니라 떼쟁이가 되었죠. 으휴, 창만 뽑으면 되는데 아스카는 그것도 몰라! 라는 느낌...? 발맞춰 카오루도 똑바로 말을 하지 않고 중얼중얼하다가 어랏, 이게 아니네?! 신지군, 다음번엔 진짜로 행복하게 해줄게! 안뇽! 하고 자폭-_-....아스카는 아스카대로 가키신지와 바가신지말고 제대로 된 대사가 있었는지 모를민큼 지겹게 가키가키하고있고... 마리는 후방엄호용 쩌리가 되었네요. 예전엔 마리가 하는 말들이 궁금했는데, 이젠 그냥 안궁금해요...그래 너 혼자 다 아는 척해라..싶은...게다가 더 큰 문제는 에바가 무려 네 대나 몰려들어 싸우는데 하나도 재미가 없는 액션씬.....낫은 또 뭐냐...라이플 들고 꼴아박던 0호기 어디갔니..?

아무튼 포쓰임팩트는 일어났고, 아스카가 멋지게 난입!!!! 하기도 전에 13호기는 허각 차에 받히듯 분더에 받힙니다. 에바는 그냥 분더 주변 파리잡이로 전락^^ 심지어 분더 위에서 에바가 2체나 폭파되었는데, 분더는 별 문제가 없을 정도(응급처치만으로 멀쩡히 떠다님)니까요. 이 부분도 액션이 매우 지루했는데 심지어 비스트모드의 2호기에게 고양이손과 꼬리가....있는 걸 보고 눈이 썩어들어갈뻔 했습니다.


2.
하여, 문제는 분더의 존재. 여기에 쓸데없이 힘을 주면서 에바가 쩌리가 되고 전반적으로 액션이고 이야기고 다 산만해집니다.

그리고 임팩트는 왜 이렇게 잦습니까? 구에바의 멋진 점은 임팩트를 사정없이 일으키고 정말 다시 없을 비쥬얼로 이게 듣도보도못한 세계의 종말이구나..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신극에선 임팩트가 너무 잦으니 오히려 임팩트가 앖군요. 심지어 포쓰임팩트의 모습은 그젙나태한 구작의 열화카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파일럿들의 문제에도 아무 공감이 안됩니다. 구작에서 부모에게서의 소외, 인정투쟁, 불안감, 애증, 관심구걸 등등이 극단적으로 치달았던 모습은 조금쯤 누구나 겪었을 것이고, 아무리 개막장 설정이라도 감독을 욕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큐에선 그냥 잘 자고 있다가 뺨맞고 일어나니 "야 너때문에 쓰나미 일어나서 다 죽음 ㅡㅡ" 이라는 느낌이라 감정이입보다도 그저 어리둥절입니다. 그리고 레이는 진짜 그냥 복제품이 되었고, 아스카는 열혈이 되었네요...카오루는 이미 말했고....

가장 큰 문제는 감독이 아무 도박도, 생각도 하지않는다는 거죠. 보여줄 수 있는 것을 90년대에 다 보여줬다면, 그리고 에바같은 대작을 리빌드하려면 아예 새로운 세계를 그려냈어야죠. 전 그런 면에서 파도 좋았습니다. 그저그런 열혈물이다, 미연시냐, 등등 욕을 듣더라도 세계가 달라졌으니 에바도 달라진다는 마음으로 다른 노선으로 갔어도 괜찮았을 것이고, 그렇게 나름의 도박을 걸었다면 실패라도 즐겼을 겁니다. 그런 나름의 고심과 도박을 밀었다면 심지어 카오루가 죽지 않고 갑자기 진격의 카오루가 되어서 "속는 것도 한두번이지 죽어라 겐도오오오오!!" 해도 좋았을 거예요. 하지만 솔직히 큐오루의 폭사는 그저 전작의 반복을 보여주는 장치 그 이상은 없는 듯합니다.

이처럼 큐는 마치 파에서 뭔가 시도하다가....갑자기 아차! 에바는 역시 시궁창이징 ㅎㅎ 하고 갑자기 이야기를 시궁창으로 처넣으면서 개연성도 함께 처넣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문제는 이따위걸 만들어놓고 그렇게 굿즈며 뭐며 돈을 긁어댄 것에 일말의 죄송함도 없죠ㅡㅡ 마치 후후 내가 마감에 똥줄이 타서 발가락으로 그린 티비판핥는 걸 보니 알만하군ㅋ 뭘 던져도 니넨 핥을 거 다 알아ㅋ 하는 듯합니다. 그러니 큐를 이따위로 만들어놓고 뻔뻔하게 후후 낚였군 덕후들..하고 있는 거겠죠. 이걸 제일 잘보여주는 것이 겐도라고 생각해요. 겐도는 시종일관 위에서 신지를 내려다보며 계획대로군..이딴 소리나 하고 있죠. 니네가 내 계획을 예측할 것이란 것도 내 계획대로다..라고 까지 씨부렁대는 이 미친 마다오는 아무리 봐도 안노가 빙의한 모습입니다. 덕후를 내려다보는 나...그리고 여기에 대해 카오루의 입을 빌려 무려 "과연 리린의 왕.." 이라는 찬사까지 붙여줍니다...으아아아악!!! 안부끄럽냐 이 마다오야!!

3.
결론적으로 에바 큐는 기존 에바의 명성에 묻어서 아무런 새로운 시도도 하지 않고 있는 졸작에 안노는 노망이 난 것이 틀림없습니다^^ 신극 만들면서 <우리는 무엇을 만들려고 하는가> 하는 출사표까지 썼으면서...마지막편 만들기 전에 출사표 백번 낭독하고 진짜 초심으로 임하지 않으면 기존의 에바의 명성을 깎아먹은 것을 수복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것은 전부 제 뇌내망상입니다^^;;
    • 저는 안노가 보는 덕후들로 하여금 그들의 머릿속에 임팩트 를 일으킬 목적으로 q를 만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에 에반게리온 시리즈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Question 이라서 Q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냥 멘붕이었습니다.티비 시리즈 까지 복습하고 갔는데, 같이 간 친구와 "이게 모야"라고 계속 중얼거렸네요.
    • 재밌게 읽었어요. 저도 큐가 별로였지만 이 글에 전적으로 공감하려면 일단 막편을 보고...그래요 2년은 더 기다릴 수 있슈미다...
    • 눈으로는 Q를 보았으나, 머릿속으로는 1로 상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
    • 저도 마지막편이 나오기전까진 결론을 내리지 않으려 합니다만... 이번 큐에서 답답한 전개들을 결말에서 해소해주지 않으면 좀 불만일 것 같네요. 뭐 언제 에바가 친절한 적이 있었냐만은, 이번편은 별거 아닌 걸로 답답하게 만든 것 같아서...
    • 보면서 온전한 한편이란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네 편이랬다가 세 편으로 줄인다더니 분량 길어져서 다시 두편으로 쪼갠 느낌?
    • 저는 재밌게 봤지만 다 납득이 가는 감상이네요ㅋㅋㅋ
      특히 오선지에 백마 두마리 연출은 참 구렸습니다.
    • 서,파와 달리 안도가 총연출을 한 점. 투자를 안받고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을 해서 안도에게 아무런 제약이 가해지지 않은 점..들이 Q가 막나간 제반조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보고나니 그래 에바는 이런 거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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