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흥행 보증수표 하루키 신작 국내 판권 경쟁 '후끈'
[경향신문 기사] 흥행 보증수표 하루키 신작 국내 판권 경쟁 ‘후끈’
누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차지할까.
지난 12일 일본에서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의 국내 판권 확보를 둘러싼 출판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입찰 마감을 앞두고 문학동네·민음사·비채(김영사)·문학사상사·문학수첩을 비롯해 10군데 이상의 출판사들이 서류 준비에 들어갔다. 선인세가 5억~10억원 사이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미 번역에 착수한 곳도 있다는 소문이다.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로 소개되기 시작한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은 국내에서 20년 이상 흥행보증수표 노릇을 했다. 특유의 고독과 상실감, 도시적 감성으로 세대를 뛰어넘는 대중성을 확보한 데다 최근에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오르내릴 만큼 작품성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2010년 완간된 전작 <1Q84>(3권)가 1억엔(11억원)을 넘는 국내 최고의 선인세 경쟁을 유발하면서 그의 상품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번 신작 경쟁에는 출판계, 특히 소설시장의 깊은 침체를 그가 한 방에 타개해 줄 것이란 기대까지 얹혀 있다. 신간이 팔리면 구간도 함께 움직이고 국내 소설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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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무라카미 하루키 판권 경쟁은 문학동네·민음사·비채의 3강 구도다. 문학동네는 <1Q84>를 낸 데 이어 <백일몽> <코끼리공장> 등 에세이 세트를 출간했다. 민음사는 지난해 하반기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을 계약해 올 9월 출간을 앞두고 있다. 비채 역시 지난해부터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등 4권의 에세이를 냈다. 특히 <1Q84> 판권 수입을 담당했던 편집자가 비채로 옮겨간 상황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판권 수출은 일본 사카이 에이전시가 담당하는데 최종 결정은 작가가 직접 내린다. 국내 출판사들은 선인세 제안, 해외문학 출간 실적, 홍보·마케팅 계획에다 작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플러스 알파’까지 준비하고 있다. <1Q84>의 경우 10억원 이상의 선인세를 제시한 출판사가 있었지만, 계약 당사자인 문학동네의 선인세는 3권을 합쳐 7억5000만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계는 신작의 경우 선인세 5억원과 마케팅 비용 3억원을 쓴다면 20만부가 손익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중 신간 계약이 성사되면 번역과 제작을 거쳐 7월 여름시장에 맞춰 출간될 예정이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불황이 더욱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변수에 매달리게 하는 것 같다. 코미디인지, 치열한 경쟁인지 한국 출판의 뒷모습을 보는 듯하다. 왜 우리에게는 이런 작가가 없는지 화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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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 국내 판권 경쟁 3파전
- 7월 번역본 출간 예상
- 화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