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글] 어머니께 무신론 책 권하기

저는 무신론자이고 어머니는 기독교를 믿으십니다.

 

어머니는 그 종교에 대해 해박한 지식은 없으시지만, 어쨌든 좋은 것이라고 믿으시는 것 같습니다.

 

과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이죠.

 

 

오늘 어머니와 차를 타고 가다가 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괜찮은 책을 드리면 읽어는 보겠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하지만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어떤 책을 드려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도킨스의 책을 권하면 상당히 피곤해 하실 것 같습니다. 이기적 유전자는 오역으로 알려져 있고. 만들어진 신은 글에 따라 난이도 편차가 있고. 눈먼시계공 등은 본 적이 없군요.

 

러셀의 책을 권해도 문제는 있습니다. 아마도 번역체 때문에 책을 재미있게 볼 수는 없으실 테니까요.

 

 

국내저가 없는지 생각해보면, 아직까지 제가 이름을 들어 본 책은 없는 것 같습니다.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사회적으로 나날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는, 아직까지 개척자가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아마 도킨스가 유명세를 타는 이유는 이런 반감을 대변해주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현실적으로 번역서는 모국어만큼 파괴력이 있지 않으니까요. 좋은 번역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좋은 번역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종교를 사람들이 믿는 이유는 교리가 아니라 집회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무신론 모임이라도 만드는 게 제 가치관에서는 더 유익할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여하간 괜찮은 책을 알고 계시면 추천을 바랍니다.

 

딱히 특정 종교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반감을 표하는 리플이 한 개라도 달리면 글을 지우도록 할게요.

    • 굳이 기독교에서 돌아서게 만들고 싶은 이유가 있나요?
      • 일단 과학 때문에 제가 무신론자라는 말씀은 드린 것 같습니다.

        굳이 돌아서게 하고 싶느냐... 는 질문에는, 딱히 그런 생각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없다는걸 알아도 종교는 그대로 입니다 사람이 산다는게 원래 시원찮아서요.
      •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 거꾸로 어머니가 종교관련 책을 권하면 읽어보실 의향은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과학을 중시하여 어머니한테 무신론책을 권하고 싶은데 그 반대는 못하겠다면 뭔가 불공정 거래죠.
      • 솔직히 말하면 더는 없습니다. 많이 다녔거든요. 어머니의 영향으로 시간을 썼으니 불공정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종교적 믿음이란건 그 아무리 약해도 믿음이 있는 상태라면 책 한권가지고 쉽게 변하지 않으리란 생각이 드네요.
      이리저리 기웃거릴 학생의 나이도 아니라면 더욱 다른 방향 생각해보시기 머리 아파하시고 그러시지 않을까요.
      저희 어머니도 사주팔자 보시고 무속인 만나시고하는데 저도 무신론자지만 동생은 아주 심한 무신론자라 종종 다투고 뭐라하지만
      어머니는 달라지지 않으세요. 전 그냥 동생한테도 넌 너고 어머니는 어머니니까 그냥 두라고 합니다. 억지로 바꾸려도 하는게
      어머니를 더 피곤하게 할 것 같아서요.
      • 동감하는 바이고, 큰 기대나 강요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도 조심하는 일이네요... 가능하면 종교 주제가 나오지 않으면 좋을 텐데.
    • 어머니의 인생입니다. 희한한 종교에 빠지거나 지나치게 몰두하는 게 아니라면, 어머니께서 마음 두고 신에 의지하는 것을 굳이 말릴 이유가 있을까요.
      • 사실 소수이겠지만, 뉴스에서 '모모 목사가 10억을 횡령하고 신도들을...' 하고 나오면 철렁합니다. 기우라면 좋겠습니다만...

        그런 도덕성이 담보만 되어도 제 시름이 한결 줄어들 텐데요. 저는 어머니를 약간은 어린 아이처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문제만 없다면 저도 어머니께서 종교에 기대시는 것을 크게 나쁘지는 않아 보이네요.
        • 그러시다면 팟캐스트 벙커1교회 스페셜 들려드려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 어머니께서 괜찮은 책을 권해주면 읽겠다고 하신건 글쓴분의 설득이나 회유 끝에 나온 반응은 아니지 않을까요? 큰 기대나 강요 없이, 어머니를 딱히 무신론으로 돌아서게 만들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하시는걸 보면요.
      모자간에 관련 주제에 대해 대화하다가 책이야기가 나온건 아닐지.. 어머니가 책을 읽으신 다음 서로 대화를 발전시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어쨌든 분위기에 따라서 책 권하기는 오히려 좀 훈훈한 일 같은데요.
    • 엄마 인생에 너무 관여하면
    • 그냥 뉴스만 잘 챙겨보셔도 우리나라 교회는 못 다니실텐데요.
    • 저도 모태신앙인데 성경열 심히 읽고 교회 잘 다니며 인간들 하는 짓들보니 오만정이 다 떨어지던데요.
    • 신자에게 무신론 책을 권하는 건 위험합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해도 결국 당사자의 믿음을 뿌리째 뒤흔드는 간섭이 될 수밖에 없거든요.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서로 마음이 상하게 될 것이고 생각이 바뀐다면 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크게 혼란을 겪게 될 것이기 때문에 서로 많은 부담이 갈 것입니다.

      저는 읽히지 않는 것이 제일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한 권 고르시겠다면 송상호의 '우리 아이 절대 교회 보내지 마라'를 추천합니다. 국내 저작이라 번역투 문장도 없고, 책도 얇은 편이고, 다른 학문적 접근 없이 전직 목사였던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교회와 기독교의 어떤 점이 문제인지 조목조목 짚고 있는 읽기 쉬운 책입니다.
    • 종교 때문에 집안을 말아 먹는다거나 그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왜 굳이 그러시죠?
    • 글 지우지마시구요!

      제 생각은 과학적인 논리가 없다고해서 굳이 무신론 책을 읽게 하려는 행동이 이해가 안가는군요
    •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기괴한 글이네요. 얼마나 기괴하냐면 모바일로 보다가 댓글 달려고 컴퓨터 켜고 앉았습니다. ;
      일단 어머니를 어린 아이처럼 생각한다는 것에 한번 놀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해서 어머니를 보호하려고 한다 이런 의미라고 해도 '종교적으로 해박하지' 않은 분이 책 한권 읽는다고 뭐가 달라질 것처럼 생각하는 것에 두번 놀라고,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타인의 신앙에 관여하려고 하는 것에 세번째로 놀랍니다. 신앙은 각 개인의 신념 문제일 텐데요. 물론 글쓴 분도 어머니에게 교회에 대한 강요를 많이 받으셨던 것 같습니다만, 그게 바람직하다고는 생각 안 하시지 않습니까?

      그러나 다소 기괴하게 느껴지는 구석이 있더라도, 글쓴 분께서 어떤 점을 걱정하고 신경쓰는지는 알 것 같습니다. 지금의 기형적 교회 조직에 몸 담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색안경 낀 눈으로 바라봐지는 건 저 또한 마찬가지니까요. ㅠㅠ
      그렇다면 급진적으로 바로 무신론으로 가진 마시고 자유주의 신학적인 책 정도 소개해주는 게 어떤가 싶습니다. 이미 어머니는 기독교인이시고, 거기에 도킨스 같은, 별로 퀄리티 좋지 못한 책을 들이밀면 오히려 반감이 생기죠. 일단 내가 믿고 있는 신과, 기독교 전반에 대한 고찰이 되면 그 뒤에는 자신의 신앙에 대해서도 재고하시게 될 겁니다(그래서 한국의 기존 보수 개신교단에서는 자유주의 신학을 거부하죠. 성장과 헌금 징수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그 뒤에 어머니가 신앙을 버리든, 그 안에서 자유함을 얻든 그건 개인의 선택이니 글쓴 분이 거기까지는 관여하시면 안 될 것 같고, 그러나 한편으로는 걱정하시는 그런 부분은 상당 부분 해소가 될 겁니다 아마.
      저한테 읽어보면 좋은 쉽게 쓰인 책 리스트가 있었는데, 지금 찾으니 안 보이네요. 혹시 필요하시면 알려주세요. 한번 더 찾아봅지요.
      • 글쎄요. 너무 과장해서 보시는 거 아닌가요? 원글에서 그 정도 뉘앙스까지는 못 느꼈지만, 저 자신도 나이 든 어머니가 세태에 잘 못 따라가시는 부분을 걱정하기도 하는데 그런 점에서 어르신들을 어느 정도는 어린 아이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책 한 권 읽는다고 뭐가 달라질 것처럼(갑자기 종교를 버리고 무신론자가 된다거나) 생각하시는 게 아니라, 믿으시는 그 종교 밖에 이런저런 다른 의견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려서 너무 외골로 빠지게 되는 것을 경계하고자 하시는 걸수도 있지요. 저도 불교에 심취해 계신 어머니와 투닥거리며 몇십 년을 지내온 터라 원글님의 고민이 그리 기괴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저는 어머니께 종교 관련 서적이 아니라 일반 사회상을 담은 책들을 많이 소개해 드렸어요. 칠순 정도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같은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으셨죠. 그러면서 종교 안에 있지 않더라도 세상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구나, 하는 생각을 조금씩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당신은 그 안에서 편하지만 더 이상 저까지 그 안에 같이 있자고는 안하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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