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을 지켜보면서 겪었던 일들

윤창중 논란보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나입니다. 
기자를 하면서 가장 명심해야 하는 것은 '쉽게 믿지 말라'라는 거죠. 윤창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 쉽게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면 안되는 것이 기자의 숙명입니다. 제가 안다면 얼마나 알지도 모르지만 지금도 저는 기사를 쓸때마다 이 생각을 종종 하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윤창중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한번쯤 맞는 얘기인지 판단해 볼 법도 하죠. 
그럼에도 많은 기자들은 윤창중의 기자회견을 보면서도 쉽게 그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 안에는 저 또한 포함됩니다. 기본적으로 윤창중의 기자회견을 신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기자로서는 정말 잘못된 행동이지만 보면서 계속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체험의 결과물에서 비롯됩니다. 저는 그를 본 것이 인수위 시절밖에 안되지만 그 두달의 기간동안 윤창중이 어떤 언행을 보였는지는 나름 열심히 봤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브리핑과 백브리핑을 빠짐없이 찾아다녔죠. 

윤창중이 당시 어떤 언행을 보였는지 몇 부분만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이것은 당시 기사들에 그대로 나와있는 내용들입니다. 

1. 1월 17일 오전 인수위에선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오전에 행정실 측에서 "북한에서 인수위 기자실에 해킹시도를 한것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나중에 오보로 밝혀졌지만 당시에는 연합뉴스에 속보가 나고 석간들이 1면으로 받는등 중요한 뉴스였지요.
당시 대변인이었던 윤창중은 오보로 밝혀진후 치뤄진 오후 브리핑에서 상황 설명을 해달라는 질문에 "국가 보안에 관계된 문제기 때문에 구체적인 말씀은 드릴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기자들에겐 자기는 알고 있는데 말할 수 없다는 뉘앙스로 들렸습니다. 
하지만 당시 브리핑에 같이 참석한 임종훈 인수위 행정실장은 윤창중의 뒤를 이어 마이크를 잡고 기자들의 동일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모르겠다. 왜 윤 대변인이 국가안보와 관련있다고 하는지" 

2. 1월 28일 이날의 중요 뉴스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당시 당선인)이 비공개회의때 발언한 내용이었습니다. 인수위 대변인실은 이 내용을 기자들에게 전부 뿌렸죠. 그런데 내용중 증시 시장이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있는 듯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다음날 인수위 대변인실은 이 부분이 박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 당시 인수위 간사였던 류성걸 의원과 이현재 의원의 말이라고 정정했었습니다. 당연히 오전 브리핑 후 윤창중한테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죠. 
윤창중은 이에 대해 "신속하게 만들다 보니 그런 에러가 났다”면서도 “여러분들이 그것(수정)을 갖고 (비판하는 어조로) 썼던데 잘못됐다”고 기자들을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한 기자가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성별로 보면 박 당선인은 여자고, 두 간사는 남자인데 어떻게 에러가 났다는 건가?"
윤창중은 이 질문에  “그것을 여러분들에게 이해해달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분명한 건 대변인실에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것 말고도 윤창중이 인수위 시절에 기자들앞에서 보인 언행들은 많습니다. 물론 그는 칭찬받아야할 대목도 있습니다. 지금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순전히 그 이유는 확인이 안돼서입니다.- 제가 소개했을때 "윤창중이 그런 행동도 했었어?"라고 의아해 할만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윤창중의 지난 토요일 기자회견을 쉽게 믿지 못했던 이유는 기자의 양심상 결코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던 측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진정성은 물론이고 언어센스도 있어보이지 않고 조직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는 듯한 저런 사람을 대변인에 앉힌 이유가 뭘까요?



      기자들이 인터뷰이의 말을 믿어야 한답니까? 오히려 한발짝 물러서서 그 말의 진의를 되짚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1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