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서 승자따지는 농담의 불편함


배우자와의 나이차이를 두고 승리자 운운하는 글을 보면, 그냥 농담인 것을 알아도 매우 불편하다. 그런 '농담'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 윤창중이 있는 세상 아니었던가.


예전에 올라온 글과 듀나님의 트윗을 보고 씁니다.

첫 번째 링크한 글에서 대충 네 가지가 파악됐어요.


1. 나이가 좀 있는 여자는 결혼시장에서 페널티를 가진다. 

(동갑 남친과 결혼했다 등의 얘기가 있지만 분명 짜증나는 상황이었음을 암시하고 있죠.

"동갑 남친과 결혼하고 나니 대박이라며 땡 잡았다는 반응"자체가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고 있고요.)


2. 이혼남은 결혼시장에서 페널티를 가진다.

3. 나이많고 회사에서 일을 거들어 주는 남자는 결혼시장에서 페널티를 가진다.

4. 사업 망하고 아버지 친구회사에서 일하는 남자는 결혼시장에서 페널티를 가진다.


글쓰신 분이 나이가 많아서 1번의 차별을 느껴서 기분이 상한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생각엔 아마 2, 3, 4번의 분도 결혼시장에서 차별을 느끼고 기분이 안 좋았겠죠.


글쓴이가 "저를 위한 게 아니었어요. 상대를 위한 거였지."라고 생각했듯이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위한 것을 찾고 상대를 위한 것은 신경쓰지 않는 경향이 많아요.


여기서 진부한 갈등이 다시 나와요.


낭만으로 가득찬 결혼관이 존재하죠. 서로 사랑하는 관계는 평등하고 결혼 또한 그렇다는 주장.

사랑은 누구도 손해보거나 이익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데 현실은 좀 다릅니다. 나이의 격차, 직업의 격차, 외모의 격차 등이 존재하죠. 

누군가 이득보는 사람, 누군가 손해보는 사람이라는 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지만 느껴지는 거죠.


의사인 여자에게 한 달에 백만원 조금 넘게 버는 비정규직 남자 소개시켜주면 기분나빠할 수 있어요.

모델급의 외모인 남자에게 정상체중의 두 배 정도 나가는 여자를 소개시켜주면 역시 마찬가지.


여러분은 어떠세요.

이득 보는 결혼, 승자와 패자가 있는 결혼이 존재한다고 보세요?

    • 결혼을 승부나 계약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니까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이 당사자가 되어도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겠죠.

      근데 본문의 트윗글은 좀 너무 나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저런 승자따지기가 속물적인 면이 있어서 대놓고 말하기엔 민망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있네요.
    • 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가졌다고 해서 왜 그 자신이 차별받을만한 요소를 가졌으리라는 오해를 받아야 하죠?
      • 차별에 대한 감수성과 차별받을 만한 요소를 가진 건 무관합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자신의 차별에 더 감수성이 예민한 경향들이 있죠. 여자는 여성차별에 민감하고 유색인종은 인종차별에 민감하고. 당연한 것이니 문제될 건 없습니다만.
        • 이 사회에서 행해지는 차별은 바로 그 순간, 닌스트롬님이 '경향'을 말하면서 자신이 그 뒤로 숨을 때 태어나요.
          • 저는 차별을 받는 사람이 자신의 차별에 예민한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가 노동권에 민감한 건 당연하고 당당한 거 아닌가요?
            여자라고 여성차별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는 건 아니고, 오히려 더 자격이 있는 것이지요.

            질문을 하나드리자면 봉산님께선 글 쓰신 분을 '나이가 적은 여성' 혹은 '남성'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항상 봉산님 댓글을 즐겨읽는데 어디서 의견의 차이가 생겼는지 궁금합니다. 저 봉산님 팬임.
            • 아뇨. 차별받는 것에 예민한 사람들을 가리는 것은 차별받는 것이 부당하다는 감수성의 유무와 자신을 어떤 계급으로 정체화시키느냐 하는 문제이지 실제 계급과 무관해요. 문제 의식을 토대로 계급을 유추하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자 그 자체로 차별이고요.



              사측에 감정이입하는 노동자. 남성우월주의를 맹종하는 여성, 인종차별이 필요하다고 믿는 유색인이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드뭅니까?
              • 문제의식 때문이 아니라 31살시절을 회상하시고 계시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나이많은 여자 차별을 말씀하시는데;;;
            • [더 자격이 있]을 건 또 뭔가요? :)
      • 저도 이게 의아해요.
        담배피우는 여자를 보고 세상말세라던 예전 남자친구에게 "여자가 담배피우면 왜 안돼?" 라고 물었더니 "네가 왜 그래? 너 담배 피워?" 라고 묻더라구요.
        왜 '나이가 많은 여자일거라고' 생각하세요?

        학벌사회 철폐하자 - 서울대생 아니니까.. 한맺힌게 많았나보다
        비정규직 공정하게 대우하라 - 비정규직인가보다
        동성애자 차별말라 - 동성애자세요? 아니면 동성애자 지인 있으세요?

        그런 상관관계가 있다는 걸 무시하는 건 아니고요.
        이런 화법은 의견을 말할 기회를 막아버리는 것이죠. 그런 말을 하지 않고도 반대의견을 개진하거나 토론을 할 수 있는데 말이예요.
        진짜 상처를 가진 사람이 그 상처를 드러내기 싫어서 아예 입을 다물지도 몰라요.
        • "31살때 소개팅을 연달아 5건을 하고 아주 질렸거든요."
          "내가 이정도 밖에 안되었나 싶기도 하고, 나이든 여자의 사회적인 인식은 이정도인가 싶기도 하고"

          이 부분이 나이가 많은 여자라는 암시라고 생각했어요.
          '나이가 적은 여자'라던가 '남자'가 글쓴이라고 생각하긴 어려운 글 같았는데 제가 잘못 읽었을까요?

          물론 나이 많은 여자가 나이차별 불만가지는 글을 써도 됩니다.
    • 결혼에 대해 '반대 성을 가진 두 성인 사이의 성기의 상호 사용에 대한 계약'이라고 칸트가 말하긴 했죠. 이것도 이제 반대 성이란 걸 고쳐야 될 때가 된 게 아닌지 싶지만.

      손익을 따지거나 승패를 따지는 데 앞서, 그것을 가르는 가치관이 '어떤 것이 이득이고 어떤 것이 손해이며, 그것을 상호 비교할 수 있는가'부터 정의해야겠죠. 하기사, 상호 합의를 거쳐 정의할 필요 없이 일방적으로 그런 생각을 해도 어쩔 수 없긴 하겠습니다만. 저는 결혼과 사랑이 꽤 다른 층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손익과 승패를 가르는 결혼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 나이 타령하는 거 그냥 유행이지 싶습니다.-_-
      듀게에선 사실 예전에 더 심했었죠. 예전엔 진짜 심각하게 황당한 소리들 많았어요.
      듀게가 유행이 좀 빠른 편이라고 느끼는 게, 듀게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유행하나 싶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인터넷 전반에 비스무리한 논리가 퍼지더군요. 근데 다른 인터넷 공간이 듀게처럼 얌전하지도 않다보니 대개는 목불인견스러운 수준에 이르게 되고요.

      서태지의 결혼 소식에 나이 타령 나오는 걸 보면서 황당한 게, 굳이 누가 성공했느냐를 따지자면 서태지와 결혼한 여자라고 봐야 되지 않겠어요? 근데 명성이나 재산이나 기타등등의 모든 측면은 무시하고 기껏 나이차나 따지는 거 보면 그냥 괴상하다는 생각밖엔 안듭니다. 세상물정에 그토록 깜깜해서 그러는 건 아닐테고 그냥 나이차 따지는 게 유행이라서 뭔소린지도 모르면서 주절거리듯이 내뱉는 게 아니면 뭐겠어요.
    • 정소연씨 말에 찬성이요. (정소연씨 이름 보니 낮에 택배받아 읽다가 사무실에 두고온 책이 더욱더 읽고싶어지네요. 안가지고 온 걸 막 후회하고 있었는데)
    • 근데 저 트윗 적으신 분 오랜 듀게 유저인 걸로 알고 있는데(지금은 탈퇴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왈가왈부하기에 적절한가 하는 기분은 듭니다. 전 저 트윗에 공감합니다.
      • 정소연님께서는 듀게 유저이신 적이 없다고 하십니다.^^;
    • 저도 저 트윗에 동의해요. 결혼에 승패자가 따로 있냐, 서태지가 승자냐 아니냐는 제껴두고 어린 여자랑 사귀거나 결혼했을 때 반농담이라도 오오~하는 분위기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승자/패자, 혹은 여자가 아깝다, 남자가 아깝다. 생면부지인 사람들의 결혼 혹은 연애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무심코 나올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옳다고는 보기 힘든 시각이죠.
      예전에 길이 박정아랑 사귄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 듀나게시판에서 듀나님을 포함해'박정아가 아까워요' 하는 분들이 많았던 걸 보고 굉장히 뜨악했던 기억이 나요.
      아니, TV에서 나오는 길 이외에 자연인 길에 대해서 도대체 뭘 안다고 박정아가 아깝다는 거지? 그 전에 사람과 사람이 좋아해서 사귄다는데
      누가 아깝고 말고 한게 어딨나. 길이 배 나온 대머리 남자라서? 무한도전에서 삽질해서? 여성을 외모로 판단하거나
      TV에서 나오는 이미지로 연예인의 인성을 논하는 것에는 그리도 민감하고 엄격하다는 듀게인들이, 그것도 듀나님까지 '박정아가 아깝다'라니.
      듀게의 이중잣대야 하루이틀 일이겠습니까마는, 듀나님 역시 이중잣대에서 자유롭지 못한 보통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순간이었죠.
    • 네. 더 사랑하는 사람이 덜 사랑하는 사람보다 이득봤다고 생각합니다.
    • 오만과 편견 보면, 주인공 친구가, 자기가 찬 사람이랑 조건보고 결혼하는데. 약간 씁쓸한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는 소설의 배경이 중세시대(?)이고 사회분위기가 엉망이어서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내가 어른이 되고 보니 별로 다를 것도 없어 보입니다.
      이게 사회가 다시 엉망이 되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항상 그래왔던 것인지 모르겠어요.
      현대였다면, 그 못난 조건남이, 돈을 부어서 잘생긴 훈남으로 변신하고, 어설프게나마 교양 나부랭이도 쌓으시고, 그리고나서 청혼하지 않았을까요. 그럼 리지같이 영리한 애도 홀딱...
      • 오만과 편견은 고작 19세기때 이야기일테니 소위 낭만적 결혼관의 역사가 얼마나 짧은지 생각하게 하는 댓글인것 같기도....
        • 역사를 따지자면 낭만주의의 기원부터 따져야지요.
          • 낭만적 결혼관의 역사가 짧다는건 제 생각은 아니고 여성학 시간에 주워들은 거라서요.

            낭만주의의 역사라면 어떻게 거슬러 올라가나요?
          • 부연하면 전 원댓글 쓰신분이 중세시대를 언급하셔서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다 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던거에여. 제인 오스틴 작품에서 낭만적 결혼관이나 낭만주의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말은 (문예이론은 잘 모르지만)못하겠네요. 신분상승 차원의 결혼이기도 하지만 낭만적 결혼관에 맞는 결혼이야기인것 같기도 해서요.
          • '낭만주의'와 우리와 낭만적이다romantic라고 할때 쓰는 그 낭만은 퍽 다르지 않습니까? 오히려 서양 사조에서 낭만주의 문학/회화 등이 유행했을 시기는
            부르조아의 결혼, 즉 실리와 재산에 바탕을 둔 정략젹 결혼이 현재보다 더 공고한 시점인데....
            • 세속적 현실이기에 오히려 목가적 낭만주의라는 환상이 히트쳤다고 알고 있습니다.
      • 바오밥님 / 콜린즈는 베넷가의 먼 친척으로 딸밖에 없는 베넷가의 재산을 몽땅 상속받는 사람이죠. 그 시대의 딸은 재산을 받을 수 없으니까요. 남의 재산을 남자란 이유만으로 강탈(?)해가는 것만 해도 빡치는데 멍청하고 경박하고 엄청난 속물입니다. 자신보다 높은 귀족한테는 비굴할 정도로 설설 기는 아주아주 싫은 인물이죠. 그런 주제에 너네 같은 애들이 나랑 결혼하면 그거 굉장한 봉 잡은 거야...이런 마인드로 리지한테 들이댑니다. 그것도 처음엔 미모의 언니 제인을 신부감으로 찍어놨다가 베넷여사한테 거절당하자 꿩대신 닭이라고 리지한테로 눈을 낮춘 거죠. 그는 목사관의 안주인이 급히 필요한 것 뿐입니다.
        리지가 콜린즈를 단순히 못생기고 교양이 모자라다고 찬 건 아니에요. 이 사람이 지식 좀 쌓고 절세미남이 되어서 나타난다고 해도 리지의 거절은 똑같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콜린즈는 애초에 인간이 글러먹었거든요. 그래서 친구 샬롯이 그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에 말리지만 사랑보다는 아내란 위치를 원하는 샬롯의 말을 듣고는 더 말리지 않습니다.
        • 정확하네요! 저도 리지가 그런 한심한 여자가 아니라는 생각은 했지만, 제 글을 다시보니 그런 느낌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필력도 기억도 부족한 것 같아요.
        • 그 시대에도 여성의 상속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베넷가의 재산이 한정상속으로 묶여 있는 것이 문제였죠.
          다아시의 이모인 레이디 캐서린의 재산(드 버그 가의 재산)은 외동딸에게 전부 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다만 여성이 결혼한 경우, 재산에 대한 권리는 남편에게 귀속되었고 이혼할 경우에도 그 재산을 찾아 오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신부의 아버지가 그 경우에 대비해서 준비를 해 놨을 경우에도 거의 불가능했다고. 이 상속법이 고쳐진 것은 20세기 들어서라고 기억하는데-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네요.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에서>나 다른 책들을 참고해 보세요. 제인 오스틴에서 나타난 세계관으로 본 영국의 사회적 관습이나 재산에 대한 처분을 주제로 한 책/논문이 굉장히 많습니다.
    • 반대로 전 사회적 성공을 거둔 남자들이 굉장히 나이가 어린 여성과 결혼하는것이 그들이 윤창중의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에인가 아닌가란 질문을 던지게 되더라구요. 제가 특정한 차별에 민감해할 계급적? 위치에 있느냐가 또 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 이런 글 볼때마다 순수 100프로 사랑으로만 이루어졌던 서로 첫사랑이었던 전애인과의 관계를 지키지 못했던게 굉장히 아쉽네요. 서로 하나하나 재고 따지고 눈치보고 스스로를 위해서가 아닌 사랑받기 위해, '연애/결혼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위너가 되기위해 고군분투하고 그럼에도 위너든 루저든 그 사이 어딘가의 누가 되든간에 쉽게 행복해질 수는 없는 real어른의 세계에 입문한 기분..
    • 이거 저에 대한 저격글인가요? ㅋㅋㅋㅋㅋ 뭔가 싶어서 읽었더니 제 글이네요. 왜 상대를 위한 거라고 했냐 하면 1,2,3,4번의 경우 모두 제가 조건이 훨씬 낫거든요. 집으로 들어오는 선은 제 집안과 제 학벌과 스펙을 생각해서 얼추 비슷하게 들어옵니다. 하지만 지인과 친구들이 말했던 소개는 저를 진짜 생각했다면 말할 수 없는 주선이었어요. 이정도만 말하겠습니다. 구구절절 적는 것도 귀찮으니까요. 소개팅이나 선은 얼추 비슷한 사람을 소개시켜 주지 그렇게 차이나는 조건을 소개시켜 주진 않아요. 뺨 석대 맞기 쉽죠.
      • 저도 속물이고 다들 어느정도 속물이니까 상대와 나중 누가 나은가를 비교하는 건 딱히 드문 경우가 아닙니다.
    • 저도 속물임을 먼저 인정하구요ㅋㅋ 이성관계에서 나이로 권력관계를 논하는거 참 거시기해요. 난 어리니까 경쟁력 있다고 말하던 해맑은 후배, 어린 애인을 자랑하고 부러워하는 요즘 분위기.. '젊음을 소유하는 자가 권력자'다 이런 가치가 통용되는 사회에 불만 좀 있어요-어느 늙은?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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