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해체에 관한 탁상공론.

 저는 불가능한 일에 대해 논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하고 나서 제가 논했던 것들을 떠올려보면, 꽤 바보같거나 제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불가능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하는 순간에는 제 자신은 독선적으로나마 그 논제에 대해서 가능하다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에 의견 개진이 가능했었던 거겠죠. 어쨌거나, 일베의 해체는 현 시점에 있어서 그렇게 가능해보이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서도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말하는 것들은 현실성 없는 공상적인 이야기들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어떤 개념이 제게 있는데, 국수주의나 애국주의와 같은 사이트 집단의식이라는 개념입니다. 도무지 인터넷이나 웹을 한자로 어떻게 써야 할지 감도 안 잡히기 때문에, 웹수주의나 애넷주의 등으로 부르기엔 두드러기가 돋아서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아직 겉핥기조차 해보지 못한 문화인류학의 뼈대를 빌려다 붙이자면, 국가주의 등의 같은 문화를 향유하기 때문에 동일 집단으로 서로를 인식하는 어떠한 감각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일한 사이트 내의 소속감과 그 내부의 문화 향유, 그를 통한 응집 등이 현대 인터넷 문화에서 꽤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듀게의 소속감과 애듀주의(?)의 시원을 생각하면, 전부가 (각각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동질한 통과의례를 거쳤으며 내적으로 동일한 문화를 전제/함의되거나 눈에 보이는 법칙에 의해 서로에게 최소의 공통점을 가지게 되죠.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듀나님이 강제하거나, 사람들 각각이 강제하는건 아닙니다. 일정한 틀을 유지하며 그 틀에서 삐져나오는 것을 잘라내는 형태로 변화해가며 그 내부 요소를 유지하는 거죠. 어쨌거나, 이러한 각 사이트 내부의 문화는, 클릭 한 번이면 다른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특이성을 강하게 가지고 유지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활동해왔던 사이트를 헤아려보면 적어도 열 개 이상은 될텐데, 그 각각에서 분명 제 정체성을 드러낸 부분도 있었지만 사이트 내 문화를 받아들인 부분도 있었단 겁니다. 간단히 정리해서, 한국 웹은 각각의 웹이 민족성과 흡사한 무언가를 띄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듀게와 디시인사이드와 루리웹, 그리고 클리앙과 일베를 동시에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전 어디 사람일까요? 애초에 이 질문에서 '어디 사람'이라는 정의에 대답을 해 달라는 것 자체가 애매한 것이지만, 이미 위에서 이야기했던 전제와 함의 등의 틀을 통해 -인이라는 속성을 어느 정도나마 가지게 되었습니다. 즉, 이게 무슨 뜻이냐면 국가에 소속된 국민이 된다는 것은 그 국가에 완전히 얽매인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이트에서 활동하면 그 사이트에 얽매이게 된다는 거죠. 자의든 타의든 간에 말입니다. 그런고로 전 듀게 외부에서는 아마도 듀게인이라는 말을 들을 것이며, 디시와 루리에서는 자주가는 -갤러라던가 -게이라던가 그런 호칭을 들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사이트에서 이중국적자나 삼중국적자는 없는 것일까요? 이는 외준과 내준이라는 두 개의 관점으로 나눌 수 있을 겁니다. '여기가 본진이고 거기는 멀티다'라거나, '제가 주로 활동하는 곳은 XX죠..'라거나, 어쨌던간 자기 자신이 원하는  한 사이트를 정해놓고 거기 소속을 밝히는 경우. 그리고 외준이라고 하면, 자기 자신은 자유로운 영혼이라 주장하더라도 그 사이트들 중 가장 속인주의가 강력한 사이트로 타자들이 결정하는 경우일 겁니다. '난 여시인데?' '너 듀게에서 더 많이 활동하잖아' 등의 형태로 말입니다. 사적 서버가 존재하고 그 서버에 정보들이 저장된다면, 블로그나 트위터와는 다르게 거대한 집단의 이름으로 불리게 될 가능성, 그리고 그 중에서도 하나를 골라서 불리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미있게도, 몇몇 게임 팬사이트 들은 같은 게임을 두고 이루어진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사이가 안 좋은 경우가 많아 이중 국적자를 잡아 첩자라고 배척하는 경우가 있기도 했습니다. 집단의 이름으로 행해진 실수가 개인에게 귀속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죠.


 이제 일베로 넘어가봅시다. 일베는 다종다양한 여러 원인과 욕구들이 엇갈려서 유지되고 있는 사이트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설명은 한국의 대부분의 사적인 의지로 발전한 모든 사이트에 걸맞긴 하죠. 먼저 토지가 있고, 그 안정된 토지 위에 여러 사람들이 문화를 향유해 나갑니다. 그리고 몇 가지 금기와 문화를 생산해냅니다. 중요한 점은, 글과 그림을 꾸준히 만들거나 퍼와서 올리는 그 모든 일들이 집단의 문화를 창조해낸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퍼온 자료라도 상관 없습니다. 그 자료들은 어떤 식으로 배열되든, 올리는 이들이 선택하고 검열하는 것이니까요. 일베의 보편성은 여기까지이고, 특수성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전체 집단의 시스템이 갖추어지고 난 다음에는 그 시스템에 의해 절대적 총량이 부여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데 한국에서 5만명 정도는 인터넷에서 찌질하게 노는 사람들이다, 뭐 이런 식입니다. 그 숫자는 마치 컵을 채우고 있는 물분자와 비슷해서 어느 쪽에서는 튀어나가도 다른 쪽에서 다시 들어가기 때문에 그 총량이 유지됩니다.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내재된 시스템이 그들을 유지합니다. 말하자면, 제게는 그들은 언제나 있어 왔지만 뭔가 다른 모양으로 눈에 띄게 되었다는 겁니다. 결국에 그들의 절대값을 없에려면 국가 규모의 시스템 전체를 번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는 너무 어렵고 복잡한 일이며, 제 머리로는 그 내부 짜임새까지 하나하나 짜내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개신교인입니다. 그리고 흔히 개신교인은 천주교인이 천국에 가지 못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슬람인도 천국에 가지 못 한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천주교인은 마리아상을 숭배한다고 착각합니다. 이러한 상대에 대한 무지는 상대를 이단시하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이단에 대해서는 보지도,듣지도, 말하지도 말하야 할 것이며, 그 의례를 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저는 천주교나 불교 행사에 참여해본 적이 없으며 아렷하게 불교에 찬불가라는 찬송가와 흡사한 노래책이 있다는 정도만 압니다. 과연 그게 그 종교의 의례적인 측면의 전부일까요? 그럴리는 없겠지요. 저는 자칭, 진보라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보수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노는 사이트들을 대부분 고려할 때, 제가 듣고 보고 읽는 것들은 거의 (보수 쪽에서도 좌파라고 불리우는) 진보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주 살짝, 한국의 웹에서 보수라고 주장하는 그리고 자기의 정체성을 그렇게 규정하는 사이트들을 찾아봤었습니다. 변희재인가 그 누구인가, 등의 자칭, 우파들은 연구소나 학회 등을 만들어서 내부에 자유게시판 등지에서 활동하더군요. 제가 본 곳은 다섯 곳 정도였는데 다시 찾아보려니까 이름이 기억이 나질 않아서 애매하지만, 말만 안 험하지 그다지 일베의 정치적 주장과 별 차이가 없는 내용들을 보았습니다. 적어도 이번 선거에서 경험했듯이, 듀게적 사고관은 한국에서 다수가 아닌 소수에 속하고, 마치 나는 전설이다의 마지막 대목처럼 내가 자주 보던 것의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는 모르겠지만, 소수이구나란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일베에 대해 시계열적인 분석이라면, 예를 들어 한국 사회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시간을 개인당 하루에 3시간(스마트폰이 생겼으니 6시간으로 늘었을지도), 한 달에 60시간, 1년에 720시간이라고 대략적으로 잡고 그 내에서 어떤 사이트에 상주하는지를 비중으로 따지고 그 변화를 생각해보면, 일베는 밑에 글에서도 나왔다시피 디시의 후손이라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틀과 초기 컨텐츠들이 디시에서 나왔던 것이라면, 중기와 후기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가 하면 힌국의 10대와 20대 인터넷 집단의 대규모 이동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떠오르는 것은 네이버 붐과 웃긴대학이 있는데, 저는 사이트 각각에 대해서 사이트에 상주하게 만드는 어떠한 힘을 생명력이라고 생각하는데,  2개 등지의 사이트가 급속도로 생명력을 잃어갔다고 봅니다. 한국의 10대와 20대들이 상주할 수 있는 토지가 생명력을 잃었기 때문에 더욱더 자극적이거나 자신이 발언이 가능한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생각합니다. 왜 생명력을 잃었느냐고 하면 너무 같은 패턴을 반복하다 보니 물려서 질렸기 때문이겠죠. 예를 들어, 듀게의 패턴이 계속 반복되고, 어느 순간 더 이상 다음날 듀게에 들어와도 전날 예측했던 글과 같은 글들을 볼 수 있다는 성찰이 든다면 전 더이상 듀게에 오지 않을 겁니다. 제게 있어, 듀게와 비슷하지만 다른 사이트를 묻는다는 건 대체재가 존재하는 순간 순식간에 빠져나갈 인원들이 내재되어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일베는 10대에게 지겹지 않은 적절한 인터넷 대체재로 적절한 시기에 떠올랐으며, 그 생명력은 꺼질 기미를 보지 않고 끊임없이 불타오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길고긴 쓰고나니 쓸떼 없다고 느껴지는 이야기 끝에, 그래서 이제 일베를 어떻게 해체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다다르게 됩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토지를 없에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마치 나라잃은 이스라엘 민족처럼 세계를 떠돌며 시오니즘을 만들어 다른 곳으로 가서 기생하며 새롭게 나라를 세우... 면 안되겠죠. 일베 서버의 폭파는 일베를 이루는 집단 중에 습관이나 재미를 위한 계층을 날려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일베 내의 통과의례 및 문화 향유가 상당히 뿌리 깊기에 (나쁜 짓을 같이한 아이들 사이에서의 유대감이 훨씬 강한 것처럼) 잠깐 농담처럼 언급했던 시오니즘이 펼쳐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이텔과 나우누리 등을 생각해볼 때 엄청나게 오래 지속된 인터넷 집단이라고 하더라도 그 토지가 없으면 뿌리마져 뽑혀버린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는 자들은 민족주의(?)를 가장 강하게 갖고 있는 이들 뿐이겠죠. 하지만 소라넷마냥 그 집단을 유지하는 생명력이 집단의 형식 자체를 뛰어 넘어 계속 유지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일베의 생명력이 그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탁상공론 1 입니다. 유해사이트로 지정하던가, 민사소송을 하던가, 그 무엇이든 사이트 영업을 금지시킬만한 어떤 문제를 지적하고 정부 차원에서의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게 되지 않는 이유는 반-일베는 일베와는 달리 특정한 사이트가 있는 것도 아니며 통과의례도 없고, 의지마져 없다는 것에 있겠죠. 일베가 왜 오유만을 괴롭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선,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유는 일베에 대해 효과적인 무언가를 할만큼의 집단이 아니라는 거죠. 예를들어 T24로 유명한 SLR 클럽(통칭 스르륵)은 그 축제를 결성해나가는 과정에서 그런 것이 가능한 사이트라는 것을 결과적으로 증명해냈지만, 제가 기억하는 오유의 거의 대부분의 사이트 단위의 축제는 유야무야로 끝나거나 뒷소문이 안 좋게 끝났습니다. 어쨌거나 토지를 날리면 확실합니다. 제 찌질 총량 불변의 법칙에 의해 다른 곳에 다른 사이트가 만들어지겠지만, 또다시 이 정도의 안정성 있는 운영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운 좋게 만나리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해체의 방법. 현재 일베의 활동 인원보다 많은 사람이 일베에 가입해서 일베와 다른 문화로 활동하면 됩니다. 희석이라고 해야할 지, 어째야 할 지 모르겠지만 사이트 내부의 문화는 사이트 내부자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며, 여러 문화 선택의 갈래에서 다수자 우위로  변동하니까 말이죠. 저는 딱히 일베를 통계적으로 분석할 마음이 없으니까 잘 모르겠지만, 그런 추천 형태의 사이트에서는 노출량이 많은 게시판으로 가기 위한 일정량의 추천 숫자가 정해져 있고, 그 수 이상으로 특정 집단이 늘어나게 된다면 사이트 자체가 변하기 시작합니다. 전 일베가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진 모르겠습니다만 '일간 베스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하루의 베스트에 들어오는 담론들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예를 들어 존댓말로 이루어진 좌파적 관점의 글등이 지속적으로 노출이 된다고 하면, 그리고 그 것이 그 사이트 내에서 다수가 된다고 하면 일베는 해체될 것입니다. 이게 탁상공론 2 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 사이트에 들어가서 문화를 바꾸는 노력이 거의 국가간 문화 융합 급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겁니다. 세계의 문화 교류를 떠올렸을 때, 타지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종교를 빌어 들어간 경우가 많았고 그는 일방적이고 폭력적이기까지 했죠. 너무나 많은 힘을 들여야 하며, 여기에 가입한 사람들의 글들이 실제로 향유 할 만해야 할 것이며 복제하고픈 마음이 들어야 할 겁니다. (생명력이 있어야한단 말이죠) 괴롭히지 말아야 할 약자를 괴롭히는 사티즘과,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탄압받을 수 밖에 없는 마조히즘 욕구 양측면을 동시에 충족시켜줄 다른 자극적인 컨텐츠가 있을리 만무하다고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또... 내적 논리를 파괴 시킬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할 수 있으면 일베 해체 따위 하지 않고 대선 레이스에나 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견고한 내적 논리를 갖추고 있으며, 그것이 별로 논리적이지 않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앞 뒤가 맞으면 인생은 살아나갈 수 있는거죠. 일베의 위악은 사회적으로 위태롭기 때문에 더욱더 확고한 내적 논리로 짜여 있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이거, 이런 짓까지 뻔뻔스럽게 말하다니 보통 미친 놈이 아니야' 가 아니라 '이거,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다니 보통 합리화시킨게 아니군'이 맞을 겁니다. 내부로부터 파괴하려면 가슴 깊이 일베주의자(국수주의자를 읽듯이 읽으시면 됩니다)가 되었다가 거기서 자신을 깨트리고 나오면서, 그 깨트린 틈새를 이들에게 웅변해야 할터인데 누가 일베인이 되고 싶겠습니까. 제가 겉핡기 식으로 소설이나마 쓰자면, 다층적인 일베 사용자 가운데서 가장 내밀하게 일베가 주장하고 있는 논리 자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 척 하는 사람과 - 한 사람의 차이를 찔러 들어가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이트간의 인터넷 문화라는 것이, 제가 디시에 가면 반말과 욕지거리를 섞어 댓글을 달다가도 듀게에 오면 존댓말과 학식있는 단어를 골라 적는 것처럼, 일베에 가면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발언을 골라하는 겁니다. 그 연극적 행위와 자신을 분절시키고 그 갭에서 즐거움을 느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어떤 대사를 읽는 연기를 간단히 해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연기를 하다보면 어떤 면에 있어서는 연기이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없었던 말들을 할 수 있게 되며 그로서 즐거움을 느끼며 동질감까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사이트에 처음 접하고 행했던 것들이 자기의 외적인 정체성을 구성하여 자신을 구속한다면, 즉, 아 내가 이 사이트에서 이렇게 행동해왔으니 계속 이렇게 행동해가야 할 것이다는 것을 느껴가면서도 그 연기를 지속하는 것처럼, 일베에서도 일베에서만 줄 수 있는 문화를 향유하면서도 그것이 일베 자체의 문화라는 것으로 자신을 분절시키면서도 거기서의 발언을 즐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설명이 덜 되었다 생각하여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제가 남자이며 대학생활을 느저분하게 하는 늦깍이 아웃사이더라고 할 때, 연극반에 들어가 여자이며 창녀촌에서 일하는 마담의 역할을 맞게 되어 이런 저런 사람들에게 대본에 쓰인 욕설을 맘껏 하며 여성적 아우라를 퍼트리는 연기를 마음껏 하는 것에 만족감과 쾌락을 느끼는 것과 비슷할 겁니다. 그러한 내적 논리를 파괴시키려면, 마담의 논리를 대응하기보다 마담의 연기와 대학생의 현실이 전혀 다른 것이 아니라 둘 다 같은 현실이며, 어느 쪽도 연기가 아닌 자기 자신을 이루는 일면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들 때 있을 것입니다. 이게 탁상공론 3 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멀리 돌아가는 방법은, 위에서 잠깐 나온 마담의 논리를 타파하는 것입니다. 일베는 가장 낮은 수위의 예절과, 가장 낮은 수위의 정치적 공정성을 바탕으로 온갖 부분에 있어 논리적인 지적을 합니다. 이건 매우 불공정한 싸움으로, 그들은 그들의 문화권에서 아무런 지적도 받지 않으면서도 외부자들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상당히 약삭빠르게도 약자만을, 오직 약자만을 향한 온갖 꼰대짓을 털어 놓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배설(카타르시스)해놓고서도 쾌락을 느끼지 못하면 그거야 말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예절과 공정성을 가장 낮은 수위로 낮춰야 하지만 말이죠. 담론 권력의 우위에서 서서 글을 쓴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정신나간 글이지만) 모두에게 인정받아 통과의례를 통해 명예의 전당에 안착한다는 그 즐거움을 저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잠깐 떠오르는 것은 중세의 바보 축제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끝나지 않는 바보 축제 정도일까요. 어쨌거나 분명히 그들의 지적의 일면은 타당합니다. 뭐, 그들이 지적의 행태가 지적받지 않는다는 것 하에서는 말이죠. 그렇다면 그들이 입을 열지 못할 어느 정도의 완결성을 지닌 담론을 만들어 찌르고, 권력 우위에서 내려앉게 만드는게 좋습니다. (하지만, 이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진중권과 일베 모군과의 토론에서 알 수 있었다시피, 그들은 집단이 아니라 개개인입니다. 자신을 일베라는 집단의 소속감으로 유지하는게 아니라는거죠. 마치 쓰인 역사를 바탕으로 자신을 사고하는게 아닌, 현재에 있는 자신에 맞춰 역사를 지속적으로 새로 쓰는 집단을 보는 기분입니다) 이게 탁상공론 4 입니다. 그런 글을 쓰려면 그들 수준으로 자신을 낮추던가, 아니면 그들을 지적하지 않고 모든 지적을 피한 거의 인류급의 논리를 만들어 내던가 하는 식으로 논파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도 일어날 리 없죠.


 정말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 집단에서 소속감을 강하게 가지고, 다른 온라인 집단과의 적대감을 느끼면서 사회의 규범 이상을 행하는 것들 말이죠. 뭐, 이미 디시 막장 갤러리에서 많이 보던 일이긴 하지만, 사이트 세부 집단이 아닌 사이트 전체가 그런 일관성으로 점철되었다는게 놀랍긴 하죠. 저는 이를 한국 사회에 대체재가 정말이지 아무것도 없구나, 란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게 되는 그런 일이었습니다. 아, 정말 애들이 놀 게 없구나, 할 게 없구나, 정말 잉여이고 정말 찌질하다 하더라도 뭐라도 할 게 있어야 할 텐데, 랄까요.

    • 사람들은 뭔가 정의를 내리는걸 좋아하는가보죠.. 듀게인이고 갤러고 뭐고 그런말 하는거 보면요 '-'
      저는 어디에 소속되는걸 안좋아해서 그게 이해가 잘 안가더라고요
      뭔가 설명을 잘 못하겠는데, 그런식으로 싸잡아 말하거나 하는건 현재는 자기가 피의자여도 자기도 피해자가 될수있는건데...'-'
    • 사람_ 정동의 문제라고나 할까요. 멈추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고, 움직이지 않으면 멈출 수 없다... 랄까.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야 속도를 파악할 있고, 속도를 알아야 위치를 알 수 있지만 그 둘을 동시에는 모르는 그거요.)
      (아, 아닌가.. 속도를 알면 위치를 모르고 위치를 알면 속도를 모르는 거였던가. 으잇, 잊어주세요.)
      자신의 정체성이란 원을 그리는 선은, 자신 혼자만 그리는게 아니라 타자와 함께 그리는거니까요.
      저도 비소속감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소속감을 원하는 쪽도 그저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 일베의 경우 단순히 일베를 이용하기때문에 일베인이라고 부르는건 아니죠. "너 일베냐"라는 물음은 단순히 "너 일베를 이용하느냐"라는 물리적 사실만 포함한게 아니라, 홍어가 어쩌고 이야기들을 전제로 너도 저따위 이야기에 동의하느냐를 의미합니다.

      이 게시판 사람들이 일베를 비난하는 이유는 '듀나'를 이용하기때문만은 아닐겁니다. 반대로 일베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꼭 일베를 이용해서 옹호하는 것도 아니겠죠. 어떤 특정 가치관이나 지향점을 가졌기때문이지. 듀나를 비롯하여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지 않는다해도 일베를 비난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 온갖 패악질과 천박함, 정의롭지 못한것들에 분노를 느끼는 것과 동일한 이유로 봐도 무방할겁니다.

      듀게도 이용하고 일베도 이용하고 디씨도 이용하고 오유도 이용하는 사람은 어디 소속일까요. 이 질문보다는 "너는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이 더 의미있겠죠. 홍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등.

      만일 이 게시판에서 어떤 유저가 홍어 어쩌고하는 이야기를 한다면 그 사람은 매장될 가능성이 높을겁니다. 그건 이곳이 단지 '듀나'라서가 아니라, 혹은 어떤 편향되고 특징적인 가치관을 지녀서가 아니라 그냥 보통의 평범한 상식을 가진(지향하는) 사람이 모인 커뮤니티이기 때문이겠죠.
    • 기독교인은 천주교인이 천국에 가지 못 한다고 생각합니다.->개신교인은 천주교인이 천국에 가지 못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는 개신교만 뜻하는 것이 아니라 카톨릭, 개신교 등을 합친 개념입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A%B8%B0%EB%8F%85%EA%B5%90
    • 봄바_ 어이쿠야, 왜 잘 아는 걸 이렇게 실수를 하다니, 죄송, 바로 고치겠습니다.
      (아무래도 개신교 층위에서 믿지 않고 기독교 층위에서 믿고 있다고 생각하는 무의식이 거부했는지도 모르겠군요.)
    • 메피스토_ 일베의 해체 방법에 대해서는 사람에 따라 각각의 여러가지 해체론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집단 소속적인 관점에서, 집단이 붕괴되면 그 생명력이 사라진다는 것을 기초로 일베를 해체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하며 이 글을 쓴거구요.

      그리고 저는 집단 간의 비판을 말한게 아닙니다. 특정한 집단의 속성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던거라서요. 듀게인이 일베인을 비판한다, 가 아니라 일베의 속성과 그를 이루는 일베 사용자들에 대해 밑그림을 그려보고자 했던 겁니다. 그런고로 커뮤니티의 이름을 걸고 성전 형태를 그려내는 메피스토님의 지적은 제 글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도 아니구요.

      그리고 일베에서의 순전한 문제점만을 추출하여 비판하고, 그것에 대한 비판이 사회의 평균 담론, 동질한 담론이라고 주장하시려면 1. 일베라는 커뮤니티와 그 문제점을 분할하여 비판하여야 할 것이며, 2. 그 문제점 이외의 일베는 과연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담기게 됩니다. 메피스토님께서 꾸준히 주장하고 계시는 기계적 절삭론은 사이트가 다르면 그 운영자에게 접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즉, (전의 법학자 이야기처럼) 국가 수준의 검열을 주장하고 계시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다수가 그에 대해서 동의할까요? 그리고 보통의 평범한 상식 같은건 없다는게 제 지론입니다. 집단 내의 평균적 상식만이 있죠. 음, 정리가 잘 안 되는데 메피스토님은 그럼 무엇을 대상으로 지적하시는 건가요? 일베라는 커뮤니티인가요, 아니면 일간 베스트 유저 개개인에게 그 내부 속성 중 비판 받아 마땅할 속성에 대해서 동의하는지를 묻고 그에 동의하는 사람들 인가요? 그걸 따로 어떻게 분류할 수 있나요?
    • (T24는 엠팍 아니고 스르륵)
    • (닥터슬럼프_ 수정했습니다.)
    • 잔인한오후/
      커뮤니티의 이름을 걸고 성전을 펼치자는 이야기가 아닌데요?

      님의 지론과는 별개로 현대를 기준으로 보통의 평범한 상식은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상식들 중엔 논쟁이 필요한 것도 있긴하죠. 하지만, 논쟁이 필요한 상식이 있다는 것이 보통의 평범한 상식이 존재함을 부정하진 못합니다. 또한 그러한 상식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있다는 것 역시 보통의 상식이 존재함을 부정하진 못하죠. 매우 넓은 범위를 '집단내'라고 정의한 뒤 집단내 평균적인 상식만이 있다고 얘기한다면 거기엔 동의하겠지만요.

      굳이 국가수준의 검열이 아니더라도 각 커뮤니티나 온오프라인에서 보여지는 '일베적'주장을 단순히 하나의 가치관이나 정치관으로 보고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경계하고 비판해 마땅한 것으로 보는 자세가 일베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하죠. 물론 쉬운건 아니겠지만. 가령, 지금까지는 없었지만 이 게시판에서 홍어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나올경우 타회원이 그 회원을 신고하여 강퇴시키는 방법이 있고, 혹은 신고따위가 없다해도 운영자가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 대응도 있을겁니다.

      잔인한 오후님의 본문과는 별개로 일베와 일베회원(혹은 일베적 주장을 펼치는 인간)은 일반적인 커뮤니티가 아닌 규격외로 취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메피스토_ 커뮤니티 성전은, 마치 제가 듀게(외 타 사이트)와 일베 간의 논쟁을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쓰신 다음에, 그것은 각 사이트의 특수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일반적인 세계에서 '당연히' 규칙에 어긋나는 이들을 거르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맞다, 라고 말씀하셔서 그렇게 언급했습니다. 저는 본문 어디에도 한 집단이기 때문에 다른 집단을 비판한다고 말한 적이 없어서요.

      제가 이해하는 세계는 70억이라는 유한한 수의 인간들로 이루어진 집단입니다. 널리 알려진 소라넷과 마찬가지로 일베는 (저는 감히 그렇다고 추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한국 내의 평균적 상식에서 벗어난 집단이라는거죠. (제가 감히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듀게 내의 평균적 상식에서 어긋나는 집단이라는거군요.) 하지만 역시 메피스토님께서 말하고 계신 '일베'와 '일베회원'이 명확히 어느 정도의 범위를 수용하시는지 잘 모르겠군요. 또한 '굳이' 이후의 내용을 보면, 마치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연합국 대 추축국으로 나뉘는 것마냥, 사이트 연합전선을 펼쳐서 모든 사이트에서 일베에 대해 동질한 대외정책을 펼치자는 이야기 같군요. 일베를 향유하는 모든 계층을 그렇게 일변도로 나눌 수 있을까요? 저도 비인륜적인, 또는 평균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타 사이트에서 하면 당연지사 쫓겨날 것이라 보긴 합니다만. 일베와 일베회원을 규격외로 취급하시다니, 그 규격외가 혹시 인종차별과 비슷한 뜻은 아니겠죠?

      메피스토님의 가장 첫 글을 꼼꼼히 계속 읽어보니 제가 혼동하고 있는 것은 메피스토님께서 지나치고 계시는 '일베인'이라는 명칭의 범위군요. 메피스토님께서 말하시는 내용에서 '일베 커뮤니티'와 '일베인'이라는게 도대체 어디, 어떤 것을 지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문화라는 것의 본질은 모방이죠.
      모방을 가능하게 하는 메커니즘은 피드백이고요.
      모방은 피드백을 통해 확대재생산되거나 소멸되거나 둘 중 하나죠.
      그러니까 문화라는 것은 어떤 특정한 컨텐츠라기 보다는 그 컨텐츠를 사용하고 반복하고 따라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겠죠.

      전염병이 퍼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전염병은 언제 어디서든 생겨나서 창궐할 수 있습니다.
      전염병도 유행하기 전에는 그냥 하나의 바이러스나 세균에 불과한 것이죠.
      끊임없이 위생을 강화하고 어떤 임계점을 넘어서기 전에 차단하고 방역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수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확대재생산 되기 전에 역피드백을 주어서 소멸시키는 것이 가장 현명하겠죠.
      병자도 병이 들었을 때야 병자지 병이 나으면 정상인이 되는거니
      병은 병들기 전에 예방하는게 좋죠.

      메피스토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 잔인한오후/
      민주화 운동의 사망자들 사진을 놓고 멸시, 조롱하는 행위에 분노하는 것이 단지 듀게내의 평균적 상식에서 어긋난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런일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사이트에 엄밀한 잣대나 구분점을 적용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겠고요. 저런 짓들은 듀게 뿐만 아니라 일베를 제외한 어디에 던져놓아도 평균적 상식에서 벗어난 짓거리입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일베와 일베회원은 저런 것들에 동의하거나, 혹은 저 행위에 별다른 문제를 못느끼는 인간들을 의미합니다.

      규격외라는 것은 인종차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네오나치나 스킨헤드쯤 되겠군요.
    • 최근 벌어지던 일베 담론(?)을 정리해 주셨네요.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탁상공론 3이 이루어져야만 일베 유저에 대한 비판이 제대로 먹혀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정체성을 자유자재로 분리할 수 있다는 착각을 깨뜨리지 않은 상태에서 가해지는 비판은 언제든지 '그거 컨셉인데, 드립인데, 기믹에 불과할 뿐인데 왜 나를 욕하나' 라며 미꾸라지처럼 샥 빠져나갈 수 있겠죠. 그러나 탁상공론이라고 칭하신 것처럼 자기합리화에서의 탈피가 쉽사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니 차라리 탁상공론 1이 현실성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어려운 문제네요.
    • 석가현_ 문화가 어떠한 행위를 말하는게 아니라 메타행위, 즉 행위를 유지하는 행위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 본질이 모방이라는 것은 절반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변주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것은 같음과 다름을 동시에 추구하는 겁니다.
      마치 전래동화에서 그 본문은 어디에도 없고 각편만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는 것 처럼요.

      복제에서 살짝 변주가 포함된 느낌의 모방이라는 것은 수용자를 너무 무색 취급하는게 아닌지요.
      병을 치료한다는 것은 의사의 진료일진데, 진료는 환자보다 의사가 정보를 더 많이 알아야만 가능하죠.
      즉, 환자는 자기 몸인데도 불구하고 의사보다 자기 몸에 대해 모를 수준으로 정보 불균형이 일어나야 합니다.
      석가현님께서 주장하시는 치료의 가치관이 다수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만이 근거라면 저는 별로군요.
      적어도 환자보다는 의사가 더 잘 알고 그에 대해 덜하나마 설명을 해서 납득을 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메피스토_ [저런 것들에 동의하거나, 혹은 저 행위에 별다른 문제를 못느끼는 인간들] > 일베인 및 커뮤니티.
      네, 이해했습니다. 또렷하진 않지만 대략적으로나마 그 범위가 그려지네요.
      하지만 그것을 실행하기 이전에 정의와 정의 바깥의 명칭에서 엇갈리는 사람들을 따로 빼고 그들을 해체시켰으면 좋겠네요.
      그렇지 않다면 명칭의 틈바구니에 끼는 사람들의 고통이 일베의 생명력을 더 지속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센더_ 이 글을 쓰면서 다른 부분이 언뜻 보였는데, '문자대화의 시대'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웹이 발전하기 전에는 글은 말보다 훨씬 융통성과 유연함이 없었는데, 이제는 글이 말보다 부드럽고 의사소통의 전위에 서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 대화하는 사회,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각각이 분절된 (이는 세계가 서로 분절된 가상 게임 등의 공간도 많이 작용했겠죠) 문화를 예전보다 훨씬 더 쉽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에 대한 현실감이 너무 늦게 뒤따라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는 전위적인 사회에 적응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리고... 글을 쓰는데 있어서 좀 더 편하면서도 사실 직시와 명시를 명확히 하고 싶어서 탁상공론을 반복적으로 밝혔는데 좋군요. 다룰 수 있는 분야가 조금 더 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모방은 모방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일어나기에 보다 본질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방을 모방하는 것이죠.
        문화라는 것은 다수가 어떤 것을 하는 겁니다. 보다 더 중요한 점은 다수가 어떤 것을 하는데 무비판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화의 수용자는 때론 생각이 없기 때문에 문화가 전파되는 것이죠.
    • 잔인한오후/
      엇갈릴만큼 애매한 영역에 포함된 사람들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일베는 보수적인, 혹은 진보적 가치들에 비판적인 정치적 지향점을 가진 사람들의 커뮤니티(혹은 중심을 이루는 담론)가 아닙니다. 입에 담기조차 추잡스러운 행위들이 연속적으로 이뤄지고, 그걸 즐기거나 부추기는 인간들이 모여있는 곳이죠. 제가 규격외라고 표현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현상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선 단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 석가현_ [내용과는 상관없이 독립적으로]라는 것을 수용자의 인식범위 바깥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될까요?
      예를들어 민주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집단을 보고, 그 발음과 용법을 그대로 따와 사용하는 것에서 모방이 일어난다는 거요.
      저는 본질이라는 단어 자체가 말장난 같으므로 딱히 이에 관해서 신경을 안 써도 되겠군요.
      하지만 집단이 집단에게 전수하는 메타행위라고 했을 때, 집단 내에서 그 행위에 대해 갑론을박이 많지 않을까요?
      몇가지 예를 들면 종묘와 사직을 지키기 위한 조선시대의 형식에 대한 담론들을 떠올려볼 수 있으며, 마을 같은 곳에서 이야기를 수집할 때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듣는 다른 집단원들이 그 이야기에 대해서 이런 저런 태클을 걸어 변형시키거든요. 즉, 집단의 평균치 등의 외부적 간섭과 내부적 변주 그 모든 것이 내용과 형식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석가현님은 '무언가를 벗겨내고 남은' 그 무엇을 모방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구요.
      저는 이에 대해 '이 세계에서 아무것도 반복되는 것은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아무래도 정반대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좀 깎아서 말해서 재현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재현조차도 이 세계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메피스토_ 저는 추정할 뿐입니다. 일베인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일베인 자신의 고백이 필요한데 그걸 들을 수 있다면 별 고민이 필요 없겠죠. 그러나 일베 이용자 다수가 그에 대해 함묵할 것이므로 그 함묵에 대해서는 추정이 필요하겠죠.
      간단히 듀게 이용자 중에 눈팅만 하는 사람이 있고, 듀게 가입자 중에 눈팅만 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예컨대 저의 경우 듀게에 올라오는 아이돌 글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고 아예 인식 바깥에 존재하는 것과 같아요.
      듀게의 글을 쭉 훑어보다가, 나중에 정독할때서야, 아 이러한 제목의 글이 올라왔었구나 하고 아는 정도죠.
      일베를 그러한 수준으로 얉게 핥는 부류가 있다고 한다면 억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예컨대, 일베에서 제작되는 컨텐츠 중 정치적 함의가 완전히 배제된 정보 등등만을 빼서 보는 체리피커 같은 경우는 어떤가요.
      마치 종편에서 자기가 원하는 프로만을 골라서 보는 사람들요. 그 사람들이 종편의 함의에 대해서 모른다고 생각할 때라고 할까요.
      여기서 제가 말하고 싶은건 논외의 대상을 일부로 만들어내는게 아니라 간단히 생각해봐도 일베의 그 많은 트래픽 전부를 일관적인 사람들로만 이루어지진 않았을거라는 말입니다.
      즉, '일베하는 사람 아웃!'에서 거기서 빼야 할 사람들은 배제해서 메피스토님께서 말하시는 일베 규제의 이유를 확실시하고 그 대상을 이런 식으로 해체해서 축소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 1
        좋은 말을 쓰면 좋은 사람이 되고 나쁜 말을 쓰면 나쁜 사람이 됩니다.
        2
        좋은 사람과 만나면 좋은 사람이 되고 나쁜 사람과 만나면 나쁜 사람이 됩니다.
        3
        민간인이 군복을 입으면 평소 안하던 짓을 한다고 하는 것은
        그가 군복을 입고 마땅히 할만한 좋은 짓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발적인 나쁜 짓이 집단 내에서 점점 더 퍼져나갈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지요.
        침뱉고 길에 소변을 보거나 무단횡단을 하거나 모자를 삐딱하게 쓰거나 신발을 질질 끌거나 담배를 아무데나 버리거나 길에 쓰러져 자거나 등등.
        이런 짓을 못하게 하려면 그 사람에게서 군복을 벗기거나 또는 소규모 인원으로 갈라 놓으면 됩니다.
        4
        위의 경우 모두 모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재현, 반복 등의 이야기를 하는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모방되고 있다'라는 것이지요.
        • '민간인이 군복을 입으면 평소 안하던 짓을 한다고 하는 것은그가 군복을 입고 마땅히 할만한 좋은 짓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좀 너무 나간거 같아요
          • 네..한시간 후에 들어와 다시보니 너무 많이 나갔었네요^^ 이제 와서 지울수도 없고..
            • 지울수 있어요. 댓글수정 기능이 있어서.
              •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 일베유저 스스로 자신들을 일베충이라고 부르고 있으니 저도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어제 올라온 연대 축제에 나온 베튱이+씹선비 코스프레처럼, 일베충은 서서히 자신들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는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자신이 일베충임을 고백하는 유저들의 수가 상당히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일베충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본인들이 일베충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정체성과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 입니다.
      일베 가치관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가끔 체리피커처럼 일베에 들어간다 해서 스스로를 일베충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 또 어떤 일베 유저들은 스스로를 일게이라고 부른다는 얘길 들었습니다-_-;;
    • 잔인한오후/
      일베에서 생산되는 텍스트들의 상당수가 '논외의 대상'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 당장 일베에 달려가봐도 괴랄맞은 게시물 몇개는 건져올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커뮤니티라면 그런 글들은 회원들 다수의 요청으로 삭제가되거나 운영자에 의해 삭제가 되겠죠. 하지만 그런 게시물이 수차례 올라오고 그런 게시물이 지지를 얻는 곳이 일베입니다.

      지금 전 일베에 접속한 기록만 있다면 무조건 주홍글씨를 찍어 처단하자를 이야기하고있지 않습니다.기술적으로 어렵고, 더군다나 접속기록만 가지고선 님 말씀처럼 '억울한 사람'이 발생할 수도 있기때문이죠. 하지만, 최소한 보편적인 일베적 가치관을 사방에 퍼트리려는 자들을 각 커뮤니티들에서 보기란 어려운게 아닙니다.

      지금 님과 제 사이에서 말이 길어지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지금만해도, 전 광주에서 학살당한 사람들을 가리켜 홍어 어쩌고 하는 쓰레기같은 이야기를 하는 작자을 기준으로 그들이 서식하는 곳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님께선 그런 자들이 서식하고 지지를 얻는 곳에 어쩌다 방문하는 체리피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죠. 애시당초 전자의 부류에 속하지 않는 자들은 제 비난;규격외로 둬야한다고 얘기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물론 후자에 대해서도 하고픈 이야기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이야기하는 자들은 전자입니다.
    • 석가헌_ 좋은 말 / 사람은 관측자에게 있어 좋은 사람으로 판정되는지, 수용자가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눈에 보이는 것에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넣어 50 대 50 으로 양분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들의 내면을 따지게 되는군요.
      게다가 좋은 말을 쓰는 사람과 좋은 사람은 제게 있어 동어반복이네요.
      그래도 3번 범례를 보며 대충이나마 어떤 느낌인지만은 알겠습니다.
      석가헌님은 군복을 입고 마땅히 할만한 좋은 짓을 창조하는 쪽으로는 가지 않는거군요.
      하지만 저도 구조를 바꾸는 것은 한꺼번에 번혁되어야 할 어려운 일로 분류하고 제외했으니 셈셈이지만요.

      딱히 글을 더 이어갈 필요 없지만, 제게 모방이란 단어는 가치관 중의 하나로 외부에서 선을 찾는 것이란 느낌이에요.
      내부에서 선을 찾는가 외부에서 선을 찾는가는 제게 중요한 문제라서..

      그러니까말이죠_ 그들이 자기 자신을 인간 이하로 부르든 말던, 저는 인간 대우를 그만두지 않을겁니다.
      그들이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일을 그만둬야 되는게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그만둬야 하니까요.
      저는 인간인 상태로 여타를 저지른다고 받아들이는게 제겐 더 좋아요.
      상징적으로 인간이 아니라고 내외에서 인정받는다면 별로 거기서 벗어나고픈 생각이 들지 않을꺼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베인을 싫어하면서 일베인의 방식을 따르는 건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딱히 말릴 생각 같은건 없습니다만..

      그러니까말이죠님의 일베충이라는 표지는 명확하군요. 스스로가 인정해야만 벌레가 되는 거군요.
      자신이 벌레라고 인정하면 인간도 벌레가 될 수 있는 건가요.
      어쨌거나, 외부적 대우의 대상을 상정하는데 있어서 자기고백이 기본이라면 납득이 되네요.
      성역 파괴와 일반적 상식 파괴 두 개를 잘 분리해서 생각해야겠지만요.

      메피스토_ [보편적인 일베적 가치관] 말이군요.
      전 만족했습니다.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일베인 및 일베 커뮤니티와 메피스토님이 생각하는 규제 받아야 하는 일베인 및 일베 커뮤니티가 A⊃B 관계라는 걸 이해했거든요.
      전 변할 가능성이 있거나, 오판된 사람들이 자각과 자기 부정에 대한 저항을 최소로 낮추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예외 조항을 넣고 싶었습니다.
      • 저는 일베충이라는 단어를 딱히 그들이 벌레같아서 사용하는게 아닙니다.
        slr에서 자유게시판 유저를 자게이라고 부르는데 스스로 게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부르겠습니까.
        커뮤니티마다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갖고 활동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명칭이 존재하기도 하는거죠.
        네이트 판녀, 외커, 여시, 쌍코햏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듀게인이나 알싸인 처럼 '인'자를 뒤에 붙이는게 일반적이지만요.

        그리고 자기들 스스로 벌레 충 자를 붙여서 '일베충'이라고 스스로 부르는 것 조차, 저는 그들이 갖고 있는 하나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니들은 벌레다 라는 말이 아니고요, 본인들 스스로 어느정도의 행동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체성이라고 봅니다.)
        본인들이 일베충이라는 단어를 거부하기는 커녕, 일베충=베튱이 라는 귀여운 캐릭터까지 만들어서 오히려 그 단어를 양성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더군요.
      • 전 사람들이 싸이의 말춤을 따라하는 것이나 부도덕한 권력자가 하는 짓을 따라하는 것이나 모방이라는 관점에서는 동일하다고 봅니다.
        방향이 다를 뿐이지요.
        그러니 지도자의 도덕성을 자꾸 따지면서 걸고 넘어지는거 아니겠습니까.
        전파되는 모방의 원본이라는 측면에서 절대다수의 주목을 받는 사람의 역할은 아주 지배적이고 중요하거든요.

        나쁜 놈들 하는 짓도 다를게 없죠.
        나쁜 놈들은 서로의 나쁜 짓을 따라하다보니 조금씩 조금씩 조금 더 나쁜 놈이 되는 것이죠.
    • 메피스토/ 그 '비정상성'을 외과적으로 제거하는 일이 가능한가, 만일 불가능하다면 이는 교정 가능할 것인가, 라는 지점에서.. 메피스토와 달리 저는 전자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후자는 쉽지 않은 일이겠다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후자에 대한 시각차는 [평범한 상식]이란 것에 대한 제 기대 혹은 신뢰가 현저히 낮다는 것에 기인하겠죠.

      그것이 실재하느냐, 혹은 얼마나 신뢰할만한 것이냐에 대해.. 일베 용어의 무분별한 확산은 이미 그 '보편적 상식'의 부재를 드러낸다고 보는 입장이므로. (물론 일베 용어의 확산과 극우 담론의 확산은 구분되어야 합니다만, '상식의 부재'라는 면에서는 일맥상통하므로.)
    • 타락씨_ 사실 메피스토님이 말하시는 절삭은 임기응변이죠. 그들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또는 커뮤니티의 외부로 내보내고 고립 자체가 그들을 변화시키거나 처벌하길 바라는 방법이니까요. 타락씨님의 보편적 상식의 부재를 드러내는 증거로 용어의 확산을 말하시는데, 그 논리가 매우 맘에 듭니다. 용어를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도 상식(대타자, 초자아 뭐가 됐든)이 관여하는 것일테니까요. 저도 언급했듯, 평범한, 보통의, 상식이란건 믿지 않아요. 다른 무엇보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내적 검열이 집단 전체의 검열과 동일성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신화적인 요소이며 과거로부터 졸업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말이죠_ 네, 그렇군요. 정체성으로서의 충이라... 마치 박해받는 종교인들이 박해를 통해 내적 응집을 이뤄내는 것처럼, 외부의 고통을 통해 그 고통을 버텨내는 것을 지속적인 통과의례로 승화시키는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마져 드는군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집단의 해체 및 개인 논리의 해체인데 이렇게 겹겹히 둘러버리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군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5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9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6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1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1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