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올린 글을 내가 아는 사람이 보게 된다면?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게시판엔 푸념을 늘어놓는 글이 꽤 있잖아요.
직장 상사, 직장 후배, 남편, 시어머니, 애인, 동성친구, 선후배, 가족 등등
억울한 일이 생기면 게시판에 와서 하소연도 하고 댓글에 힘을 얻어가기도 하고 때론 댓글에 오히려 상처를 더 받아가기도 하죠.
전 이런 일이 있어요.
한번은 자주가던 커뮤니티에서 글을 하나 읽었는데, 이건 내 친구가 쓴 것이다 라는 확신이 확 드는거에요.
사건 개요부터 감정표현까지 99.9% 정도 확신이 생기는 글이었어요.
사실 그러면 안되는 건데 왠지 다른 글도 좀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아이디검색을 해서 글 하나를 읽었는데
그게 저와 관련된 일화더군요. 저와 친구가 한번 크게 싸운 적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맘이 많이 상했었는지 글을 올려놨더라구요.
친구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쓴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친구가 제 마음까지 들여다 보는 건 아니니까 오해한 상태에서 쓴 글이다보니
아무래도 전 욕을 들어먹어도 싼 인물이 되어있었어요. 댓글을 읽는데 참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아 이런게 악플인가
물론 억울한 일 짜증나는 일이 있으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죠. 안 그러신 분들도 있지만 보통 다들 그러실거라 생각해요
그럼 들어주는 사람은 당연히 편을 들어주겠죠. 거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그 두사람 사이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 저는 모르니까요. 대충 얘는 이렇게 하소연을 하고 들어주는 사람은 이렇게 편을 들어줬겠구나, 하고만 생각하죠
그런데 게시판 글은 그게 다 보이잖아요. 이 아이가 어떤 식으로 사건을 묘사했고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했으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의 반응 및 의견은 어떤지.
솔직히 좀 상처였어요. 한동안은 그 친구 얼굴만 봐도 그 글이 생각나더라구요.
왜 저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 일까요? 친한 친구가 쓴 제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발견할 확률도 사실 엄청 작은거 아닌가요?
참 세상일이라는게 신기한 것 같아요.
더욱이 놀라운 것은 댓글의 10:1정도로 저에대한 비판이 많았는데 1에 해당하는 분은 어떻게 제 마음을 그렇게 잘 아시는건지
저의 입장에서 댓글을 다셨더라구요.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그 분이 아니었으면 정말 더 우울해졌을 거에요.
이래서 선플이 중요한 건가 봐요. 악플(?) 10개 보고 선플 하나보면 그래도 마음이 좀 풀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