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가장 힘드셨나요?
저번 주말에 모 기업 인적성 테스트를 보고 왔습니다.
정말 '처참하게' 망쳐서, 굉장히 허탈해진 마음으로 고사장에서 나오는데,
한숨이 절로 푹 나오더라구요. 화도 안나고, 슬프거나 후회되지도 않고, 그냥 한숨만 나왔어요.
그래서 참여할 생각이 없었던 술자리에 억지로 껴서 술을 마시고 왔어요.
물론 운이 좋거나, 실제로는 잘봐서 '합격' 하고 면접을 볼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기대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기대했다가 탈락하면 더 마음이 아프니까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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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활동을 시작한지 이제 분명 3~4개월 째인데,
심적으로는 한 1년은 지난 것 같은 아득함이 느껴져요.
괜시리 조급하고, 막막하고 그렇습니다.
가끔 취업 바낭을 올리면, 격려해주시는 분도 계시고,
잘 될거라고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분도 계세요.
얼굴도 모르는 익명의 사람에게 따뜻한 말씀들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그럴 때마다 다시 마음도 추스리고 합니다만,
그래도 역시 취업이라는 바늘 구멍이,
너무너무 좁아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저 바글 구멍 너머에 뭐랄까 대학생활 다음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텐데,
저 너머를 지날 수 있을지, 그 너머에서 난 또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아주 막연하게만 고민하고,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있어요.
사실 지금까지 꽤나 무난하게 살아와서 그런지,
이번 취업 과정이 저에게는 가장 무겁고 힘들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물론 이 앞에 더 어려운 일들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지금까지 제가 겪어왔던 몇 안되는 삶들과 사건들을 종합해보면,
요즈음 들어 유난히 작아지고 유약한 저를 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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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다들 힘드신 시기를 겪어보셨겠죠?
저처럼 '지금'이 너무 무거워서 힘겨워하는 분도 계실 것이고,
과거의 어려움을 추억으로 넘긴 분도 계실 것이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서 왠지 모를 역경이 언뜻 보여서 잠을 못이루는 분도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시기를 어떻게 넘기셨는지, 또 지나고보니 어떠했는지 궁굼해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힘든 것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조금 가벼워질까,
혹은 어떤 실천적인 대안이나 마음가짐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상황입니다.
사실 지금 당장 힘겨워하면서도,
딱히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서는 막막할 다름입니다.
군대 처럼 전역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입 때처럼 딱딱 등급이나 성적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정말정말 막연하고 불안한 이 시즌의 끝까지 버티기 위한 방법이 무엇일지 궁굼해지네요.
요즘은 정말 그저 '이 또한 지나가리니' 라는 문구만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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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성 발표는 다음주 화요일에 난다고 합니다.
월요일에 예비군 훈련을 다녀오고,
화요일에 조용히 자소서를 쓰다보면 결과가 또 나오겠지요.
마음 단디 먹고 기다려야겠습니다.
어찌되었건 계속 원서를 내고 분투해야 끝이 올 것 같기는 하니까요.
공휴일 전날 저녁에 우울한 글 올린 점 심심한 사죄를 드립니다. :)
우울과 지질함도 중독인 것 같아요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