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Overcompensation (의견을 듣고 싶어요)

필력이 구린 관계로 길게 쓸 수도 있을 것 같은 글을 짧게 씁니다






암묵적인 룰인지 실재하는 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다른 대학교들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다니는 대학교는 남녀 스포츠팀이 같은 수가 있어야 한다는 룰이 있어요. 듣는 사람들은 학생이건 교수건 코웃음을 치는 룰이죠. 아니 성비 맞추려고 스포츠팀을 만든다는게 말이 됩니까?그 돈 아끼면 학비가 줄텐데 보나마나 취지는 남녀평등을 위한 어쩌구저쩌구 하는 거겠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오버하는것 같아요. 스포츠 팀이 남자 팀 네개, 여자 팀 두개 있다고 여자가 차별대우 받는다고 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비슷한 예로, 학생들 모임(organization)이 수백개가 있는데, 보면 별별 모임이 다 있어요. 그중에 제가 보기에 좀 웃기는건 흑인 그룹, 동양인 그룹 (이건 아예 나라별로 있는것 같기도 하구요), 여자 그룹 등등이에요. 백인 그룹이나 남자만 들어갈 수 있는 그룹은 없어요. 생각해 보세요. 만약 누가 백인 그룹을 만들기라도 하는 날이면 이사람은 나치나 KKK와 같은 계열의 인종차별주의자로 매도당할 거란 말이죠. 만들 수 있을지나 모르겠네요. 학교에서 인종차별이라고 아예 허가를 안내려 줄지도 모르구요. 마찬가지로 남자만 들어가는 그룹을 만들면 그사람은 꼴마초 남성우월주의자로 몰려서 까임을 받겠죠.






인종적 마이너리티들과 여자들이 역사상, 그리고 지금까지도(조금이나마) 차별을 받는건 맞아요. 그건 앞으로 최소 몇십년동안은 아무도 부정 못하겠죠. 하지만 요즘 주변 일들을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그 차별이 일어나는것 자체를 두려워해서 역차별까지도 일어나는 느낌이에요. 여드름 나는게 무섭다고 피부를 다 까버릴 순 없잖아요?



아니면 제가 뭔가 중요한걸 빼먹고 있거나, 차별 문제에 대해 너무 둔감한건가요? 다른 의견들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 역차별을 두려워해서 소수, 약자들의 모임과 보호를 반대하는 것이야 말로 여드름이 무서워서 피부를 다 까버리는 것이겠죠.
    • 혹시. 그 학교 미드 'community'에 등장하는 그린데일인가요. ^^
      • 매디슨 대학입니다ㅋ
    • 저도 학교 동아리에서 집 가까운 사람들끼리 '강남 모임'을 만들었다가 동아리 내 시선이 별로 안 좋아서 없어졌던 적이 있어요. 동아리에 잠실 모임, 성북 모임처럼 다른 동네 모임도 있었는데요.
      그 때 사회에서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그것이 단순한 주소지일지라도) 집단이 배타적으로 비칠 수 있는 모임을 만들 때는 더 주의를 기울여야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 경험과는 다르지만, 본문에 쓰신 내용 중에 흑인 모임, 아시아계 모임, 여성 모임 등은 소수자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불평등에 대한 조직적 대비 차원 때문에, 단순한 동질성 외에도 집단을 만들 필요성이 있겠죠. 그런 점에서 백인 모임이나 남자 모임과 노선이 달라지는 게 아닐까요. 애초에 무리지을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 이런 면에서 기득권 (?) 그룹이 일정한 역차별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님의 지적도 틀린 얘기는 아니죠.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절대적 평등을 상정하는 프랑스의 경우 인종차별과 무관하게 소수민족에 대한 별도의 취급이 이념적으로 어려웠다더군요. 거칠게 말하면 그냥 시민인 거지 당신의 인종 성별 종교가 무엇인지는 국가가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는 식인 거죠. 원칙적으론 멋진 건데 당연히 소외집단을 방치하는 부작용이 있죠.

      그래서 Affirmative action의 도입을 처음 주장한건 좌파가 아니라 공화국이념의 완화를 지향하던 비정통 우파 정치인 사르코지였습니다. (나쁜 놈이긴 하지만 자기 논리의 일관성은 있었죠. )
    • 학교 스포츠팀은 암묵적인 룰이 아니고요, Title IX of the Education Amendments 준수와 관계가 있을 겁니다. 학비 얘기를 하셨는데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대학이 이 법을 지킬 의무를 갖는 거고요. 바꿔말하면 재학중이신 학교가 학생들 학비만으로 운영된다면 이 법을 지킬 필요가 없는 거죠. 그리고 이 법의 해석에는 여러 논란과 논의가 있습니다만, 여학생과 남학생 선수의 수를 똑같이 하는 것이 유일한 준수 방법은 아니고,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기회를 보장한다는 것을 입증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수치상의 여성, 남성 참여를 똑같이 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도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수업에서 배운 거라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이 안납니다만, 제가 미국에서 학부를 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교수까지 연방법을 지키는 것을 비웃다는 얘기가 참 생경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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