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헌법 전문 참 좋네요.



요즘 정치적인 문제들이 하도 복잡다단해서, 기본?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대충만 알고 있던 헌법을 찾아보았어요.

전부터 느끼는 거지만 헌법 전문, 누가 만든 건지 언제 개정된건진 모르지만 거의 완벽하네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특히, 굵게 표시된 부분을 읽으니 지금 우리 사회에 팽배한 소모적인 논쟁 정도는 간단히 정리되네요.

제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헌법에 나와있잖아요. 대한민국은 (은혜로운 일본이 만들어준 근대국가가 아니라) 반일 독립운동인 3.1운동으로 세워진 임정을 바탕으로 하고, (사사오입 개헌하면서 노추를 부린 이승만의)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며 (산업화나 경제 발전이 아니라) 조국의 민주 개혁과 (북진 통일이나 고사 직전으로 압박해 얻는 통일이 아닌) 평화적 통일을 사명으로 하는 국가이군요. 뒤에 따라붙는 부분들도 더할나위없이 좋구요. 우리 나라는 정의와 동포애를 가지고 폐습과 불의를 계혁하고 올바른 질서하에 평등한 기회와 최대한의 능력 발휘를 국민에게 주어 인류 공동의 영광을 위한다는 이상위에 세워진 자랑스런 나라니까요.


이토록 명백하고 잘 정리된 최상위법인 헌법이 있는데 왜 아직까지도 일본의 식민지배, 이승만과 그의 독재, 그 이후의 반민주적 지도자들, 5.18 등이 무슨 보는 사람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가치 판단이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의 문제 취급을 받는 거죠? 이제보니 저런 사상과 이념위에 건립된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하는 국보법 위반자는 박정근씨나 이정희씨가 아니라 일본 근대화론, 이승만 국부론, 박정희 전두환 옹호자들, 5.18이 폭동이라 주장하는 사람들 아닌가요?


무지이든, 악의이든, 정신병이든 공화국의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주장을 수십년동안 되뇌는 사람들과 언제까지 논쟁해야 하는 건지, 아니 법적으로 정말 그렇게 해도 되는 건지 의심스럽습니다. 



    • 헌법 제1조 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부정하는 자들이 표현의 자유운운하고 있는 실정이죠. 또 그런 사이트를 건전사이트라고 하는 정당은 위헌정당해산심판을 당해도 하등 이상할것이 없음에도 집권당을 하고 있고요. 반헌법적 정당이자 반헌법적 정부라고 할 수 있죠.
      • 정치중립 어기는 공무원을 뛰어넘어 국정원, 검찰, 경찰이 정치조직화되는 세상이라지만, 아닌 건 아닌게 맞을 텐데요...
    • http://www.law.go.kr/lsInfoP.do?lsiSeq=61603&efYd=19880225#0000

      출처는 여기에요.
    • 크게 상관은 없지만, 유신 시절에 만들어진 이른바 '이중보상금지조항' 같은 헛소리가 합헌판결을 받는 허점도 있습니다.
      법학자들이면 모두 다 비판하는 부분으로 아는데, 기술적으로 보면 어쩔 수 없다더군요.

      일베충하고 연관 지어보면, 헌법상 민주공화국에서 민주주의를 까고, 그런데 애국자라고 주장하는, 묘한...
    • 일단 저 전문은 마지막 헌법 개정인 9차 개정(1987년)때 최종 수정된 것이고, 5차 개정(1962년)땐 '4.19의거와 5.16혁명의 이념을 계승하고..'란 부분이 있었다가 8차 개정때 삭제, 그리고 9차 개정때 4.19 부분만 다시 들어왔죠.
      바로 위에서 바오밥님께서 언급하신 부분은 헛소리가 합헌 판결이 난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럴 목적으로 법률에 있던 것을 헌법으로 격상시켜 넣어버린 거라서.. 이 조항이 잘못 되었다는 건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엄연히 헌법 조항이라 개헌이 아니면 손을 댈 수가 없죠. 실제로 매번 개헌 논의가 있을 때마다 가장 우선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이 이 헌법 29조 조항이기도 합니다.
      • 다 동의하는데요, 헌재에서 합헌 판결이 나지 않았나요? 제 기억에는 확실한데, 잘못 이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네, 바오밥님 말씀이 맞기도 한데요. 제 얘기는 저 조문의 내용 자체가 법률에 있다가 위헌 판결을 받은 바람에 열 받은 당시 대통령이 저걸 헌법 조항에 넣어버렸단 거죠. 아예 위헌이고 합헌이고 판결 자체를 못 내리도록요. 헌법재판소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고 해 봐야 위헌법률심판 정도인데 그것도 헌법에 따라 법률의 위헌 여부를 따지는 거지 애초에 헌법은 심판 대상부터가 안 되니까요. 실제로 저 조항이 위헌심사의 대상도 헌법소원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기도 합니다.
          사실 내용 상으론 바오밥님 말씀이 맞기도 한게, 오랫동안 국가배상법에 대해 제기한 소송들이 헌법의 저 조항 때문에 줄줄이 나가 떨어졌으니 틀렸다고 하기도 뭣하고.. 암튼 그렇습니다. 잘못 이해하고 계신 건 아니예요.
          • 아! 감사합니다. 심판 대상이 안 되었던 거군요. 이른바 소송요건을 구비 못한 각하(?) 같은 거.
    • 그리고 저도 현행 헌법 전문 참 좋아하는데요..
      힘을 딱 준 채로 문장을 써내려 간 흔적이 보인달까요, 개인적인 느낌으론 저 긴 글을 한 문장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을 풀지 말고 끝까지 똑똑히 읽으란 의미가 담긴 것 같아요.
    • 울나라 헌법이 정말 명문이긴 하더군요. 언젠가 헌법 전문을 읽고 정말 이 대로라면 이상국가가 따로 없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유진오 박사가 초안을 잡았죠. 그 후 4.19때 고쳐 쓰고 그대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5.16 운운 삭제한 것 제외하고....



      첨언하면 졸문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일본국 헌법 전문이 있습니다(...)
    • 조문상으로는 소비에트의 헌법이 미국보다 민주적이었다죠ㅎㅎ 북한의 헌법도 읽어보면 참 그럴듯 할 겁니다. 결국 제도와 법은 일차적인 것일 뿐 관건은 그것들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민주적 감수성이 예민한가가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동력입니다. 본문에 대체적으로 동의하나 이정희와 그녀가 속한 조직의 계율이 과연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부합하는지는 의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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