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에 대처하는 귀찮지만 좋은 방법, 칵테일 다음날

1. 출신지 편견은 참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죠. 저는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면서 어디 출신이 어쩌고 하는 사람은 거의 못봤어요. 근데 체험담 읽어보면 이게 오히려 드문 케이스인 것 같아요. 부모님이 경북 출신이라 아주 가끔 "우리는 전라도 사람들이 정치 주도권을 잡으면 탄압받을 수 있어" 이런 무시무시한 음모론을 내비칠 때가 있었는데 제가 길길이 날뛰어서 최소한 제 앞에선 그런 얘기 안하셨고요.


2. 회사에 한국인 (이지만 미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아가씨가 있습니다. 나이는 몇 살 어린데 회사 경력은 저보다 선배이고 일을 아주 똑부러지게 잘하고 웃깁니다. 얘가 한번은 뉴욕의 관련 업계 종사자 한국인 친목 모임이 갔대요. 보통 이런 게 한국계 미국인을 포함하는 모임인데 바로 이 모임은 우리말을 주로 하고 나이들어서 유학온 사람들 위주의 좀 특이한 모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이하 에피소드 듣고 저도 한번도 안가봐서 모르겠네요.

하여간 밥먹는 중에 누가 "짱개"가 블라블라 ... 하기 시작했다는군요. 그 말을 들은 제 동료 아가씨가 수저인지 포크, 나이프인지를 탁 내려놓고 그 말 쓰지마라, 참고로 나는 중국인 (정확히는 중국계 캐나다인이고 저도 인사만 한 적 있어요)하고 결혼했는데 그런 차별적 용어 듣기 싫다, 이래서 분위기는 싸해졌지만 더이상 짱개-_-운운은 되지 않았다고.

저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을 안 믿는 편이고 욱하면 걷잡을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듣기 싫은 말 나올 땐 정색하고 바로 잡아주는 게 최소한 내 앞에선 안하게 만드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3. 어제는 회사의 아가씨들 위주로 근처 호텔의 루프탑 바에서 술을 한잔 했습니다. 최근 이런 저런 이유로 술마시는 빈도가 높네요. 아, 남자 동료도 있었는데 얘가 프라다 브리프케이스를 껴안고 "이거 예쁜 내 애기" 이랬기 때문에 아가씨 모임이라고 그냥 하겠습니다. 그 가방 예쁘긴 예쁘더구만요. 저는 블루베리랑 라즈베리가 많이 들어있고 할라페뇨로 맛을 낸 "스파이시 베리"랑 의외로 맛이 없었던 "진저 라이치" 두 잔을 마시고 기분좋게 집에 와서 일도 좀 하다가 잤는데 이거 뒤끝이 엄청 더럽군요. 술은 그냥 깨끗하게 마셔야 좋은 건가요. 

    • 3. 좋은 술은 섞어마셔도 뒤끝 없어요... 그리고 보통 과일주가 뒤끝이 강하죠. 머리도 아프고..
      • 저도 아침에 깜짝 놀란 게 아니 꽤 괜찮은 바에서 이렇게 저질 술'ㅅ'을 팔았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맛있다고 큰 잔 두 잔을 꿀꺽꿀꺽 다 마신 제 잘못도 아주 쪼금 있다고 인정하겠어요.
    • 오늘 밤은 병맥주나 한 병 까야겠다
      • 맥주 마시기 좋은 날씨가 되어서 저도 최근 여러 종류 맥주를 섭렵했죠. 'ㅅ'b
    • 전 직장 친구들하고 가볍게 한 잔 하러 왔어요. 정도 들고 꼴보기 싫기도 한 상하이를 떠나기 전 아마도 이 친구들과는 마지막 보는 날일 것 같네요. 아직 일이 안 끝나서 안온 이들을 기다리며 혼자 널찍한 바위 소파에 앉아 크래프트 IPA를 홀짝이고 있어요. 아닝 느긋합니다.
      • 엄청 오랜만입니다! 저는 지난주 구스 아일랜드 IPA 꿀꺽꿀꺽 마셨어요.
        상하이 떠나서 어디로 가셔요?
        • 싱가폴이요. 생각만 해도 벌써 덥네요. 뉴욕 벙개도 해야하는데.
          •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싱가폴 엄청 좋아요. 날씨가 더운건 사실이지만 수풀이 많이 우거져서 체감온도는 생각보다 높지 않고요 건물마다 냉방이 빵빵해서 실내에선 오히려 추울 정도인걸요. 대신 술값이 비싸서 음주를 즐기는 분들은 안 좋아하시더라고요.
    • 2. 그 동안 침묵했던 제가 부끄럽네요. 저도 당당히 대응하겠어요.
    • 2번에 특별한 동감을 표합니다.
      3. 블루베리,라즈베리와 할라페뇨라니.. 꼭 도전해보고 싶은 조합입니다? 흐흣.
    • 1, 2. 저런 얘기들은 싫으면 싫다, 불쾌하면 불쾌하다라고 면전에서 바로바로 얘기하는게 서로의 정신건강을 위해 좋은거 같아요.



      3. 전 아마도 오랫동안 술은 바이바이 ^_ㅠ
    • 스파이시 베리, 진저 라이치는 전부 칵테일 이름인가봐요. 술 이름하고 별로 안 친해서 무식하다고 하셔도..
    • 2. 역시 편견엔 즉각즉각 대응하는 게 가장 좋군요. 전 소심해서 자주 기회를 놓치지만요.
      3. 전 원래 술 안 마시지만 술 마신 후 두통이라니 더더욱 싫어지네요. 요즘 술을 안 마셔도 곧잘 두통이 엄습해와서... 드시지 마시라곤 못하지만 좋은 술로 드셔요. 'ㅅ'
    • 걍태공/ 와 그렇군요. 축하드려요!
      자맛탕/ 제가 생각컨대는 이건 대단한 정의 구현도 아니고 자기 정신건강을 위한 행동에 가까운 것 같거든요. 저는 말 안하고 넘어가면 스트레스 받는 성격이라 동료의 에피소드도 충분히 이해가 갔고요.
      aires/ 할라페뇨 맛이 확 올라올 정도로 듬뿍 넣더라고요!
      글루건/ 네네. 정말 훌륭한 사람이면 뭐 교화 내지는 타이를지도 모르지만 저는 버럭버럭 화를 내지요. 'ㅅ'/
      amenic/ 그냥 이 집에서 만든 칵테일인 것 같은데요. Cosmopolitan이나 뭐 다들 들어서 뭔지 아는 건 설명이 없지만 스파이시 베리는 구구절절 뭐를 넣었단 얘기가 메뉴에 있는 걸로 봐서.
      언젠가/ 네네 저도 한때는 술을 꽤 마셨는데 요즘엔 숙취가 점점 심해지네요. 맥주 한두 잔으로 깔끔하게 끝내는 습관을 들여야겠어요. 'ㅅ'
    • 1.2 사실 저도 바로 이야기하는 스타일인데..공격적이라는 뒷 말도 좀 듣게 되긴 합니다. 지가 그렇게 잘났대? 뭐 이런..ㅜ.ㅡ
      내 앞에서 그런 말을 안할 뿐인지..그 사람 생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오히려 강화되는 것 같고)기분만 나빠지게 되는.. 함께 일하고 지내야 하는 처지인데 말이죠..
      그래서 좀 글린다 식이 되어 보고 싶은데 친구들은 더 웃긴다고 그러더군요..표정을 숨길 수가 없다고..
      저 같은 사람에겐 듣기 싫은 소리 나올 땐 그냥 자리를 뜨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 아는 사람/얼굴 계속 볼 사람이 되먹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상황이 말씀대로 제일 문제죠. 그런데 제 제한된 경험상, 그런 사람은 그럭저럭 좋은 관계를 유지해도 별로 득을 볼 만한 사람이 아닌 경우가 많더라고요. 사회생활 어느 정도 원만하게 하는 영리한 사람이면 편견이 있더라도 그걸 입 밖에 내지도 않을 거고요.
        • 제 경우엔 득을 보는게 아니라 싫든 좋든 당분간은 함께 가야 할 사람들이라서...의기소침해하고 기분 상해하는 거 보면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아져요..다행히 친한 측근들은 모두 아름다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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