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는 남자의 책임’이라는 가부장적 논리
ㆍ여성 일자리가 열악한 이유
최근 종영한 드라마 <직장의 신>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를 다뤘다. 무대는 특정 기업 마케팅부. 같은 상사의 지휘를 받고 비슷한 일을 하지만 11명 중 6명은 정규직이고, 5명은 비정규직이다.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은 이름 대신 ‘언니’로 불리며 하대당한다. 계약 연장 시기 때는 잘릴까 불안해한다. 임금도 정규직보다 크게 낮다.
드라마에 나오는 비정규직 5명은 모두 ‘여성’이다. 우연일까. 2013년 3월 통계청 통계를 보면 비정규직 비율은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높다. 한국의 임금근로자 1774만여명 중 남성(1012만여명)의 정규직 비율은 74%에 달한다. 하지만 여성(761만여명)의 정규직 비율은 59.5%에 불과하다. 임금수준도 여성이 남성보다 낮다. 여자의 월 평균 임금은 150만원으로 남자 평균 임금인 256만원의 58.5% 수준이다. 왜 남성보다 여성의 고용형태가 더 불안정하고 임금 수준이 낮을까.
‘가정 내 생계 책임자는 남성이라는 인식’은 종종 여성 해고를 정당화하는 사례로 활용된다.
■ 여성은 생계 부양자가 아니다?
사례를 보자. 1997년 외환위기 때 농협은 구조조정을 하면서 사내부부 사원을 명예퇴직 대상자로 삼았다. 부부 중 여사원들은 “명예퇴직을 하지 않으면 남편을 순환명령 휴직시킬 것이며, 순환명령 휴직자는 2차 구조조정 때 정리해고 1순위가 될 것”이라는 압력을 받았다. 그 결과 사내부부 752쌍 중 92%인 688명의 여성 노동자가 사직했다. 사내부부 부당해고를 무효화해달라는 소송에서 농협은 “아직까지는 남편이 가정의 경제를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5290600065&code=94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