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인 순간에 우유부단해지기

 

요즘 많이 쓰는 말로 썸녀. 얼마전부터 알고 지낸 썸녀가 있는데

썸녀가 좀 적극적이라고 해야되나. 전 언제부터인가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누군가를 갈망하진 않고

그럭저럭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해진 상태입니다.

그렇다보니 썸녀와의 관계 또한 딱히 뭘 해야겠다 싶은 마음도 안 들고

한 번 저녁이나 같이 먹고 영화나 보고 하면 좋긴 하겠다마는 또 약속을 잡자니

이것저것 생각하는 게 귀찮고 뭐. 그런 상태입니다.

 

그러던 며칠 전 밤. 카톡으로 시시껄렁한 얘기나 주고받다가 썸녀가

오빠 그럼 우리 언제 봐요? 이번 주 일요일에 볼까?

이런 메시지를 보냈는데 나도 모르게 갑자기 카톡 안 본 척을!

(팝업으로 뜨는 메세지를 보고 클릭을 안 하면 안 읽음 표시로 되잖아요)

그랬더니 잠시 후 전화가! 서로 전화를 자주 하는 사이는 아니었고 늦은 밤이었는데 무려 전화를!

헌데 전화도 안 받아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오빠 벌써 자요?ㅠㅠ 이러더군요.

 

제가 원래 좀 우유부단한 면이 있긴 합니다만 저러는 제 모습에 저도 놀랐습니다.

다행히 저런 행동으로 무책임하다든지 하는 비난을 들을 정도의 관계는 아닙니다만.

요즘같아선 상대가 누구더라도 저렇게 미적지근하게 구는 상태에서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하네요.

 

아마 30대 이상 싱글인 분들 대부분 이런 식으로 나이들어 가는 게 아닐까.

 

 

 

 

 

 

 

    • 상대방이 별로 마음에 안드나 봅니다
      • 꼭 그런 건 아니예요. 평소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에 말투도 귀엽고.
    • 귀찮은 거에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상대가 있어주길 바라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시간에 상대방이 연락을 하면 침범이라고 느껴져요.

      결국 이기적인거죠. 님도 저도..

      그만큼 항상 상대를 원하는 것은 아니니 걍 그정도 애정이기도 하고요.
      • 근데 아마 쫒기는 것보다 쫒아가는 게 더 취향이라서 그럴 것 같기도 하네요.
    • 결국 내가 가진 마음은 그 정도 뿐이었나...
    • 저도 뭐 말로는 외롭다외롭다 하지만 막상 누가 다가와도 내곁의 자리를 잘 내주지를 못하는 연애고자라니.....
      • 격하게 동감합니다.
    • 그렇다해도..

      오빠오빠하면서 우리 언제만나? 하며 전화도 먼저하는데 왜...

      그르지마여!~
      • 그러고보니 제(남자)가 잘못했네요.ㅋ 이건 농담이고.

        갑자기 우유부단한 사람들끼리 하는 연애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지네요.
        • 소개 받은 여자와 한 번도 안 만나고 3개월째 문자만 주고받고 있는거?
          • 헐. 3주도 아니고 3개월이라니! 놀랍군요.
    • 저.. 저도 이와 유사한 경우 있었어요. 서로 연락처는 주고 받았는데 사실 한 번도 직접 통화해 본 적은 없었는데 어느 날 문득 무슨무슨 일 때문에 급작스레 전화가 오더라구요. 전화 온 걸 뻔히 알면서도 받을 수가 없었어요.
    • 으악.. 푸른새벽님 제상태를 이렇게 써주시니 깜놀일 따름이네요.
      저도 연애는 하고싶지만 하자니 귀찮고, 자꾸 미루게 되요. 연애라는 격렬해지는 리듬에 지금 단조로운 내 생활을 다시 던지기가 무서운걸까요?
      저도 외로움의 몸부림처럼 에너지가 만남과 사람을 갈구하던 그 격렬한 시기를 지나서,
      외로움에 서서히 타협하고 적응해가면서, 이전에는 상상도 못할정도로 생활 리듬이 도도도도도도도도 처럼 단조로워졌어요
      여기에 갑자기 연애와 소란스러운 격한 리듬을끼워넣기가 무섭달까 싫달까.
      게다가 전화도 연락도 싫어요. 익숙한 사람들하고 말고는 잘 만나고싶지도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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