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남녀 봤어요
음식과 남녀, 식욕과 성욕, 이 두 가지는 평생 가지고 가는 것이지
(영화 중)
이안 감독의 영화입니다. 같은 한자니까 한국 발음으로 써도 괜찮을텐데.
불륜과 출생의 비밀이 쏟아지는 드라마에 비해서는 한결 나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마지막 반전이 그 깔끔한 맛을 흐리기는 합니다만.
하긴 저런 반전이 현실적이기도 하죠.
요리 하는 장면은 수증기 때문에 찍기 어렵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저런 깔끔한 장면을 넣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두툼한 돼지고기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풍요로워 지네요 (...)
홀로 사는 아버지와 세 딸의 이야기가 중심이 됩니다.
다 같이 있는 몇 장면을 제외하면, 따로 촬영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인물들 얘기 하나 하나를 놓고 보면 별로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은데
이렇게 가족이라는 개념으로 묶어서 짜짓기를 하니 티도 잘 안 나고 돈도 안 들 것 같습니다.
그래도 2시간이나 채웠어요.
다소 무의미해 보이는 교통정리 장면은 약간 의아합니다만
예민할 때는 줄줄이 흘러가는 교통 흐름을 보며 인생과 어쩐지 닮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친구와 술 한 잔 하며 집에 돌아가는 아저씨 모습은 명장면이지만
그 외에도 마음에 드는 장면이 많아요. 도시락 부분도 그렇고.
생선 다듬는 모습을 보면서는 '잔인하지만 저게 인생이지. 아마 관련된 업이 나오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요리에 그런 죄책감은 없는 듯 하군요.
기대했던 방향은 요리 장인 아저씨의 고집과 가족간 갈등이었는데, 사실 각자 이야기가 있어서 제가 생각했던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저씨가, 단순히 입맛이 없는 것인가요, 아니면 나이가 들어 미각이 둔해지신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