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PD수첩

뭐랄까... 왜 이 정도 내용을 그렇게 기를 써가면서 막으려고 했는지 잘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별다른 폭로도 없고, 솔직히 100분 토론 정도에서도 얼마든지 들을 수 있던 이야기들이었어요. 조금 길고 그만큼 체계적이란 걸 빼면.

그리고 지난주까지만 해도 분명 방송의 초점은 "4대강 살리기 계획의 기본 구상이 청와대 직속 TFT 지시를 통해 변경됐다" 는 것이었는데,

이상하게 뭔가 기본적인 문제에 시간을 상당히 할애하더군요. 물론 꼭 필요한 내용들이긴 했지만서두,

나라를 뒤흔들어 놓았던 검사와 스폰서, 황우석 사태, 광우병 문제를 다룬 보도만큼의 "야심작 포스" 는 좀 부족했다는 느낌입니다.


하여 이번 사태에 대한 제 가설은 셋 정도입니다.


1) 애초에 이번 PD수첩은 제작진에서도 그다지 야심차게 기획한 것은 아니었는데, 김사장님이 쪼인트땜에 겁을 너무 먹어서 일을 키우고야 말았다.

2) 보다 충격적이거나 민감한 내용 - 예를 들면 영포회의 개입이라거나 - 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김사장님과의 의견조율 과정에서 편집됐다. (결국 시사를 하셨다 하니)

3) 나만 빼고 다른 사람은 충분히 충격적인, 야심작으로 느끼고 있다;;


근데 솔직히 좀 썰렁하지 않았나요? 흠. 너무 많은 걸 바랐나...

    • 야심작이 될 주제가 아니었죠.
      사람들 사이에선 공공연한 비밀처럼 느껴왔던 것들을 그대로 보여준 것 뿐이니까.
      이렇게 뻔한 정리가 왜 지금껏 이루어지지 않았나,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명확해질 것 같군요.
    • 2번같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1번쪽인거 같아요. 알아서 기는 사람이 너무 많죠.
    • 저도 1번과 2번 중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번이든 2번이든 이번 정권의 무시무시함을 보여준다는 면에서는 마찬가지... 어느쪽이든 암담하네요. :-(
    • 1번에 더 무게가 갑니다. 조인트김이 아니라 정부가 지레 겁먹고 방방 뜬 바람에 조인트 김이 홍보만 확실히 해준 꼴...
    • 트위터에 올라온 이 의견에 공감해요 저는
      "오늘 PD수첩은 확보한 사실관계만 보여주고, 그에 대한 판단이나 결론은 밝히지 않음으로써 소송등 법률적 논란을 피해가려 한 것 같습니다. 원래 뭘 말하려고 했는지 5공 때처럼 행간을 읽어야 할 듯." (출처 http://twitter.com/kdoosik)
    • 법률적 논란에서 피하려는 노력은 많이 보였어요. 많이 딱딱했죠.
    • 저는 지금 PD수첩을 못 봐서 정확히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1,2,3번은 아니고
      방송의 파급력이라고 해야 하나요. 혹은 3번에 가까운 의견일 수도 있고요.
      어차피 이미 사대강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굳이 구체적으로 짐작하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들으면 아 이 정부가 그럴법 하지 하던 이야기라도 정규 방송에서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포하는 것의 영향력이 적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인터넷에서 백날 떠드는 거랑 정규 방송에 단 몇 분이라도 언급되는 것의 차원이 다르잖아요. 방송을 금지하려고 했던 입장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려고 했던 사람들도 그 지점에서는 같은 생각을 했던 거겠죠. 더 강하게 이야기 하지 않았던 이유는 다른 분들 의견대로일 수도 있겠지요.
    • 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겠죠. 사장이 실제로 수정지시도 했다고 하네요.
      이제 최소한 4대강 사업이 친환경 어쩌고는 하는 소리는 함부로 못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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