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바낭
친구와 만났다가 헤어지려는데 친구 남자친구가 친구를 데리러 왔어요.
마침 저희 집 근처라 차를 타고 가는 친구를 배웅해주고 저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방금 배웅해준 두 사람을 생각하니 내 마지막 연애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그러다가 헤어진 그 날로부터 참 머리가 많이 길었지. 그 때는 귀 밑 단발이었는데
아마도 그를 처음 만났을 때의 머리 길이보다 지금이 더 길거야, 뭐 이런 생각을 하다가 멍 때리고 걷다가
넘어졌어요.
그냥 보도블럭에 걸려서 앞으로 그냥 뻗었네요.-_-
저는 어린 시절부터 침착하고 행동도 느리고 그래서 넘어지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어이가 없었지만 우선 엄청 아프더군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니면 그저 우연일지도 모르지만 몇 년 전, 교양수업으로 들은 유도 시간에 배운 낙법;;; 자세와 비슷하게 넘어졌더라구요.
그 수업을 듣길 참 잘했다, 이런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어요. 겨울철 빙판길에서도 넘어진 적이 없어서 쓴 적이 없었는데 말이죠.
덕분에 팔꿈치가 많이 까지긴 했지만 얼굴은 아무 문제 없었고 무릎도 좀 까졌어요.
아파서 후덜덜거리는 무릎을 끌고 아파트 입구에 왔는데 이런, 열쇠주머니가 가방에 없네요?
넘어졌을 때 가방 주머니에서 날아간 것 같아서 다시 사건의 현장;;으로 돌아가서 찾아왔어요.
집에 와서 식구들에게 오늘의 사고를 말해줬는데 다들 심드렁...
새삼스럽게 남의 고통을 공감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서글퍼지네요.
그런 반응이라해도 집에 아무도 없었으면 더 슬프고 쓸쓸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