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리턴즈 정말 재미있네요.
<맨 오브 스틸>은 별로 재미없게 본 관객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각본이 후지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강약과 긴박감이 별로 없고 질질 늘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연출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역시 각본이 별로라서)
그런데 게시판에서 리처드 도너의 슈퍼맨 1, 2가 화제에 오르길래 연달아 본 다음에
예전에 극장에서 보았던<슈퍼맨 리턴즈>가 갑자기 궁금해져서 다시 보았는데 정말 재미있네요.
2006년 개봉 당시 그때는 (리턴즈를) 정말 재미없게 봤었습니다.
그때는 리처드 도너의 슈퍼맨도 안 봤었고
또 그때 왜 그런지 매우 졸렸었구요.
당시에는 졸린 이유가 영화가 재미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때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졸작으로 생각했던 영화 중에 영화의 퀄리티 때문이 아니라
제 몸상태가 별로여서 그랬던 영화들이 아마 또 있었을 거라는 깨달음이 드네요)
일단 영화 전체가 리처드 도너판에 대한 오마쥬라는 점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그러니까 슈퍼맨 리턴즈는 리부트가 아니라 슈퍼맨 1, 2 다음에 3~5를 없던 걸로 치고 다시 찍은 3탄이었다는 거죠.
어떤 측면들이 오마쥬인지를 알고 보니까 훨씬 재미있고
그걸 오마쥬로 저렇게 풀어낸 점이 탁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브라이언 싱어는 X맨 이외에는 "영화를 잘 만든다"라는 느낌을 크게 못 받았던 감독인데
이 영화는 정말 잘 만들었더군요.
리듬이나 연출, 편집 모두 아주 유려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케빈 스페이시의 렉스 루터도 아주 좋았구요.
매우 좋았습니다.
당시에는 인상적인 악역이라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이번에 보니 매력이 아주 터집니다.
진 핵크만의 렉스 루터보다 백만배쯤 더 훌륭한 것은 물론이고
이상하게 제 마음 속 역대 최고의 악역인 다크 나이트의 조커에 비교해도 그렇게 크게 꿀린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네요.
물론 캐릭터의 깊이와 섬세함에 있어서는 조커에 비교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캐릭터의 개성과 진지성, 치열함 등에 있어서 신기할 정도로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튼 이 영화는 제게 굉장히 신기한 경우입니다.
극장에서는 엄청 재미 없게 봤는데
나중에 다시 보고 흠뻑 빠지게 되다니.
아마 컨디션도 컨디션인데
저의 영화보는 눈이 진일보한 점이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제가 진가를 모르고 지나친 영화들이 또 없는지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