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의무에 대한 보상 확대/모병제전환에 따른 비용
1. 병역의무에 대한 평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건강한 남성들의 경우 의무적으로 군에 입대하여야 합니다. 이에 대하여 두 가지 정도의 평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a) 일부 국민의 희생으로 전 국민이 국방서비스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따라서 병역의무자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
b) 별도의 보상은 불필요하다.(이유는 몇 가지 있습니다. 남성은 병역 여성은 출산 부담이 있으므로 공평하다. 국가를 위하여 병역의무 정도의 희생은 할 수 있다. 등등)
이 문제에 대해서는 a)의견, 즉 병역을 이행한 사람들에 대한 일정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부분 공감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수준으로 보상하는지가 문제가 되겠네요.
2. 현재 병사들은 현재 얼마나 받고 있는가?
먼저 현재 병사들은 얼마나 받고 있을까요? e나라지표를 통해 확인해보니 상병이 월 12만원 정도 받고 있네요. 그리고 저 정도 수준으로 병사들 월급 주기 위해서 1년에 6,000억원이 필요하구요. 당연히 법정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죠. 그리고 신체의 자유가 크게 제한되는 군복무의 특성을 고려할 때, 군 복무가 "일방적인 희생"으로 느껴지지 않으려면 당연히 최저임금보다 많이 줘야겠네요.
3. 병사월급을 인상한다고 하면 어느정도의 돈이 필요한가?
먼저 적정수준의 임금이 어느 정도인지 합의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저임금수준에 가깝게 준다고 하더라도 12만원의 열 배인 120만원의 월급을 줘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2년간 제한당하는 자유에 대한 보상을 해주기 위해서는 적어도 20배인 240만원은 줘야하겠죠. 아마 매월 240만원 준다고 하더라도 가기 싫어하는 사람 많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계산은 간단합니다.
상병기준 월급 120만원: 매년 6조원
상병기준 월급 240만원: 매년 12조원
4. 모병제로 간다면 얼마나 필요할까?
많은 분들이 궁극적으로 모병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모병제의 비용은 얼마정도 될까요? 현재 병력수준을 유사하게 유지한다면 위에서 제시한 6조원, 12조원보다 훨씬 많이 들 것입니다. 직업군인의 경우 급여도 급여지만 정부에서 집도 마련해줘야하고, 직장이기 때문에 한번 채용되면 호봉도 계속 오를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군인연금 가입자 확대에 따른 비용도 엄청나게 늘어날 것입니다.
2013년 현재 20만명의 장교, 부사관, 군무원 인건비로 약 11.6조원(급여, 건강보험부담금, 연금관련 경비 모두 포함)이 필요합니다. 병사는 45만명쯤 되니까 모병제로 전환할 경우 15조원 이상은 확실히 들 것 같습니다.
5. 개인적 의견
병역의무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하기로 한다면, 적어도 매년 10조원 이상은 들 것 같습니다. 4대강의 경우 5년간 22조원 들었으니까, 매년 10조원이라는 돈이 만만치 않은 돈이라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매년 걷히는 우리나라 소득세 규모가 50조원 정도(법인세 제외)니까, 매년 10조원의 추가지출은 국가재정에 큰 영향을 주는 규모일 것 같습니다. 또한 저출산 고령화로 가뜩이나 돈 쓸데가 많은데, 한정된 국가재정여건에서 증세없이 저 정도 돈을 마련하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병제가 제일 낫고, 그렇지 않다면 병 급여를 획기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병역의무에 대해서 정당하게 보상하려면 나머지 국민들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비용을 부담하는 합리적인 방안은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국민들이 일정한 기준으로 세금을 더 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구요. 어떤 분 의견을 보니 국민들에게 의무를 확대할 것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합니다. 즉 국민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지우는 방법은 옳지 않다는 거죠. 그러나 국가가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은 결국 국민들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병역의무를 정당하게 보상하자!"라고 주장하려면 보상을 위한 적지 않은 돈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함께 따라와야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