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

 먼저, 잔인한 오후님에게 - 


 길고 성의 있는 답글에 감사 드립니다. 먼저 말씀 드리고 싶은 것: 본문에도 적었지만 댓글란을 닫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예요. 첫번째는, 제 이전 글에 그냥 한 두 마디 툭툭 비아냥을 던지는 분들이 있어서, 

 댓글 보다는 답글 토론을 통해 그 사람들의 제대로 된 생각을 한 번 들어보고 싶어서 였고, 두번째는 그 글 작성 이후에 제가 그 글을 이 곳에 계속 남겨 둘지 확신이 안 들었기 때문이예요. 나중에 혹시 삭제될 수도 있는 글인데, 다른 사람들 댓글이 주렁 주렁 달리면 삭제하기가 좀 난감하지요. 아무리 제가 쓴 글이라도 긴 댓글들이 달리게 되면 제 글은 그 사람들의 댓글 들을 통해 점점 자라게 되거든요. 그 글타래는 온전한 나의 것이 아닌게 되지요. 그래서 댓글을 닫았던 것이예요. 이 점은 오해 없으시길 바래요. 


 오후님이 제게 남겨 주신 답글을 훓어보니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겠네요. 레토릭적인 측면이고 내용적인 측면이예요. 먼저 레토릭적인 측면을 살펴 볼께요. 저를 <듀나 저격수>로 규정하신 부분, 그리고 글의 상대방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하신 부분에 대한 제 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격수>란, 제가 이해하는 한, 자신을 은닉한 채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사람이예요. 그런데 저는 저를 숨기지도 않았고, 듀나라는 유저 개인의 인격 자체에 대해 공격을 가한게 아니예요. 아시다시피, 여기 듀나님은 두 가지 지위를 가지고 있지요. 하나는 듀게의 일반 유저로서의 지위, 또다른 하나는, 이곳의 지배적 일인 운영자로서의 지위. 저는 운영자로서의 듀나의 처신에 대해 저의 원칙적인 기준에 기해서 비판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제 비판이 기준이 되는 원칙이 무엇인지 소상히 밝혔구요. 이게 <저격>이라는 레토릭에 들어있는, 음험하고 비겁한 공격에 어울린다고 보시나요? 한 나라에서 정부 수반이 정책적인 잘못을 저질렀을 때 거기에 대해 비판을 하는 시민을 보고, 그 정치인을 <저격한다> 라고는 하지 않지요. 글의 방향이 모호하다라는 지적도 제가 받아들이기 좀 그러한게, 어떤 시민이 정부 정책을 비판할 때, 그 정부 수반에게 이메일을 쓰거나 편지를 보내거나 하는 사적인 통로를 택할 수도 있지만, 언론을 통해서 할 수도 있고, 광장에 가서 정부 정책의 부당성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역설할 수도 있는 거예요. 어떤 방식을 택할지는 비판자의 자유이구요. 더우기, 후자의 방법을 쓰게 되면 비판을 통해 다른 여론의 추이를 살펴볼 수도 있고, 희망컨대, 다른 사고가 가능하다라는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줄 수가 있게 되요. 한마디로 여론 환기 효과가 있다는 거지요. 제가 왜 후자의 방법을 택했는지 이 정도면 설명이 된다고 봐요. 


 그 다음에 내용적인 측면을 보도록 하죠. 오후님은 국가와 공유지의 비유를 드시면서, 영토에 대한 소유권이 없는 이상, 그 영토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한 소유권은 땅주인에게 있다는 논리를 펴시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가 만들어 내는 공론장이라는 것,  그것의 물리적인 기반인 "땅"에 해당하는 것이 뭔가요? 서버가 되는 컴퓨터의 하드와 의사소통을 위해 설계된 제로 보드 시스템, 그리고 그것을 인터넷 세계에 연결해 주는 호스팅 장치, 이 세 곳이지요.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소통을 하고 있구요. 제가 전 글에서 반복해서 밝혔다시피, 물질과 정신이 결합된 사물의 경우에, 그 결합물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확정하려면, 그 두 물질과 정신적 활동의 가치를 비교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전통적인 의미의 '땅과 수확물'의 사유 구도와는 달리, 듀게의 기반이 되는 물질적인 요소들이 이곳을 통해 일어나는 정신적인 요소들, 즉 무수한 의사소통들보다 현저하게 가치가 높다고 보지 않아요. 오히려 그 반대이지요. 일년간 서버 유지비, 운영비, 호스팅 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과, 일년간 이곳에서 일어나는 의사소통의 총량, 어떤 것이 더 경제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 인터넷 세계를 살펴보면 좀 특이한게, 카피 레프트 정신이 터무니 없는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거예요. 최근에 일어난 일베 매각건을 봐도 알 수 있어요. 어떤 찌질이가 돗자리를 깔아 놓으니, 수많은 다른 찌질이 들이 거기에 드나들면서 공공연히 사람들을 조롱하고, 여성 아이돌을 성적 대상으로 희화하고, 위험하고 무분별한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다녔어요. 그리고 그런 활동을 통해 부정적인 의미의 사회적인 영향력이 커지니까 그 운영자가 그 사이트를 12억에 매각을 했죠. 거기에 담긴 운영자의 기본 관념이 뭘까요? <내가 사이버 세계의 땅주인이니 거기에 다른 사람들이 심은 과실들은 모두 내 거야> 라는 사고.. 이거 아닌가요? 이게 얼마나 위험하고 독선적인 사고인가요? 농경 시대에서는 일반적으로 땅의 경제적 가치가 수확물보다 컸지만,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세계의 '땅'은 경제적 가치가 현실 세계의 '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아요. 인터넷 세계의 커뮤니티나 까페 소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차이점이 먼저 명확히 인식되어야 한다는 거지요. 다시 한 번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서버와 호스팅 업체에 돈을 내는 사인들이 따로 있다고 할지라도, 그 규모가 커져서 운영자가 거기에 대한 경제적, 지위적인(예컨대 대형 사이트의 운영자로서의 사회적인 명성)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면, 더 이상 그곳은 운영자 개인의 전유물이라고 말할 수 없어요. 운영자가 그곳을 자신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고, 처분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먼저 투표를 통해 다수의 동의를 묻는 것이 정도입니다. 그렇게 해야 커뮤니티나 까페 매매 장사를 하면서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는 종자들이 없어질 수 있어요.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까페나 커뮤니티의 운영자들에게 공적인 책임의식을 끈질기게 환기시켜 주는 것이 우리나라 전체의 인터넷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방향이구요. 


 여기에 덧붙인다면, 제가 그 글에 이미 적었지만, 백번 양보해서 오후님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지금의 듀나의 지위를 이 싸이트의 <주인> 이라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다는 것이예요. 왜냐하면 지금 듀나님도 서버 유지에 대한 어떤 비용도 부담을 하고 있지 않으니까요. 정확히 말해 이곳은 경제적으로는 여전히 씨네 21측의 소유인 것이고, (물론 그렇다고 씨네측에서 소유권을 주장하지는 않겠지만) 듀나님은 이곳의 파워 유저이자, 상징적인 운영자일 뿐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사이트의 공유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컨텐트를 '인질'로 잡고 듀나에게 소유권을 주장한다는 뉘앙스는 제게 참 낯설군요. 제 글 어디서 그런 거만한 논리가 보여지는 지요? 저는 단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적어도 듀게라는 곳은 듀나 1인 소유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 이곳은 듀나의 것이자 이곳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의 것이라는 거예요. 이 말이 듀나에게서 사이트의 운영에 관한 권리를 박탈해 오자가 아니라는 것은 불보듯 명확하지 않나요? 


 다음에, 듀나의 운영자로서의 자유 방임주의적인 성격에 관해: 듀나가 운영에 관한한 자유 방임주의적인 태도를 견지해 왔다고 해도, 여기에는 지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라는 주장으로 귀결되지는 않아요. 듀나 스스로도 사이트 개선 요구에 대해 침묵을 하는 것이 자신의 독재권을 사용하는 것이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죠. 그러면서 발전을 위한 이니셔티브가 나왔을 때는 자신의 '허락' 을 먼저 받아야 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런 의미에서 지배에 관한한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고 지적한 거예요. 이 점을 직시한다면, 듀게는 듀나를 포함한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는 공간이라는 주장의 허구성이 스스로 명확해 지지 않아요?


그리고, <(듀나를) 독재자로 생각해도 좋을 때는 독재자로, 사용자중 한 명으로 권력을 하향 조정해야 할 때는 사용자로 취급을 해서> 헤깔린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왜 헤깔리는 건지요? 듀나는 스스로 자신을 이중적인 존재- 즉, 자신의 독재권을 경우에 따라서 휘두를 수 있는 지배적 운영자와, 여기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같이 노는 한 유저의 지위- 로 포지셔닝하고 있어요. 듀나가 그렇게 포지셔닝 하는 것을 다시 제가 환기시킨 것 뿐인데, 여기에서 어떤 혼란을 느끼셨는지요? 저는 여기에 덧붙여 설사 듀나에게 독재적인 운영자의 지위가 이미 관행적으로, 암묵적으로 부여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이미 여기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반론을 폈지만), 그에 따른 운영자로서의 의무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고, 그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는 마땅히 비판 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 뿐이예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는 듀나의 일반 유저로서의 지위에 대해서는 아무 관심이 없어요. 듀나의 운영자로서의 처신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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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오후님을 비롯 다른 분들 포함 -----


 표면에 드러난 문제들보다도 제가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어떤 분은 이 표현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 주셨지만, 제가 <마비라고 부르는 어떤 정서> 가 이미 이곳의 기저에서 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예요. 비단 이번 사태 때문이 아니라, 듀나에 대한 강고한 컬트가 형성되어 있고, 그 컬트는 급기야는 사이트 개선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줬던 한 유저를 사실상 쫒아내 버렸어요. 이건 인정하고 싶지 않으시라도 듀게를 지배하는 어떤 불편한 진실의 단면이예요. 운영자가 잘못하면 당연히 비판 받을 수 있는 거고, 운영자가 해야할 의무를 하지 않으면 또 비판을 할 수 있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듀게의 발전을 위한 길이자, 민주주의의 상식이예요. 민주주의를 왜 여기서 끌어들이냐구요? 민주주의의 실체는 그냥 우리가 선거 때마다 잠깐 행사하는 일회성 투표권이 아니라, 우리의 삶 곳곳에 깊게 스며들어 있는, 자유를 향한 우리의 열정적인 태도 그 자체예요. 한 집단 전체가 어느 한 사람의 카리스마적인 권위에 물들여 지거나, 그 사람의 인격에 자신을 동화시켜 버린 순간, 그 집단의 정체는 시작되는 겁니다. 몇 번의 서버 이전과 분란을 겪으면서도 <어쩔 수 없어> 라는 체념적인 태도가 만들어 졌다는게 바로 듀나에서 자유의 정신이 고사되었다는 가장 강력한 증표지요. 자유는, 특히 우리가 소중히 누려할 할 정치적인 자유는, 단순히 관습에 따라 형성된 어떤 지배적인 태도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배적인 태도에 의문을 표시할 수 있고,  지배자가 잘못하거나 의무를 태만이 하는 일이 있을 때 건전한 비판을 가할 수 있는 정신이예요. 꼴깝 떨고 있네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체념의 태도>를 취하는 것과, <자유의 태도>를 취하는 것, 둘 중 어떤 것이 이곳과, 듀나와 듀게인들에게 지속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인지.  제 입에서 이런 말 하면 좀 그렇지만, 이곳 테스크 포스팀에서 평상시보다 기민하게 대응하기 시작한 이유 중엔, 저의 지속적인 지적과 비판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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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해야 할 일도 있고 해서 이쯤해서 물러 가려고 해요. 이곳 게시판 사건 때문에 저도 3일 가까이, 생각하고 글 쓰고 하는데 10시간 이상을 소비했어요. 뭐 이런 상황과는 상관없이 듀나에서 저의 위치는 대략 눈팅족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겠지만, 이곳의 지배적 정서를 좀 드라마틱하게 확인한 이상, 저는 이곳에서 제 사이버 세계 이름을 걸고 글을 쓸 이유가 없어졌어요. 솔직히 태어나서 지금껏 들어온 모든 비야냥을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비아냥과 힐난을 이곳에서 3일 동안 들었어요. 어떤 분은 저를 무슨 이 사이트 폭파의 사명을 띄고 들어온 테러리스트 취급하지 않나... 암튼, 사이버 세계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요지경 같아요. 아마도 이 글에 제가 이 곳에 남기는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으니 지금껏 저를 비아냥 해오신 몇 몇 분들, 댓글을 통해 마음껏 하고 가세요. 그렇게 해야 님들의 적성이 풀리신다면, 제가 마음껏 받아주지요. 뭐 제가 듀나인들에게 하는 마지막 서비스(?) 라고 생각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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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whytoday 님께.


다수가 저를 비난하는 와중에서도 몇 몇 분이 용기있게 나서서 제 생각에 공감을 해주셨어요. 그 중에서도 와이투데이님은 저랑 그동안 말 한번 섞은 적도 없는 분인데, 끝까지 저를 옹호해 주시는군요. 정말 눈물 나게 고맙고, 감사 드립니다. 자신도 싸잡아 비난 받을 거 뻔히 알면서도 자신의 소신에 따라 그러는게 정말 쉽지 않거든요. 앞으로 복 받으시길 진심으로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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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노래 한 곡 두고 갑니다. 저랑 나이대도 비슷하고, 생긴 것도 비슷하다는 소리 많이 듣는( ^^) 사람의 곡이네요. 그럼 듀게 분들, 다들 안녕히. 듀게에서 행복하시길. 


 

    • 아이고. 제 이름이 떡 하니 나오니까 조금 묘한 기분이 드네요.
      본문 잘 읽었고 떠나신다니 아쉽습니다. 잡을 상황도 아닌 것 같고요.
      새벽의길님 글과 그에 따른 반응들을 보면서 그리고 참여하면서 저 역시 뭔가를 확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근데 저는 남겠습니다. 놀려고 왔던 곳이고 아직 놀 꺼리가 남아있다고 생각해서요. 언젠가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만....
      건승하세요. 웹 어딘가에서 또 뵙죠.
    • 굳이 가실필요까지야.



      1. 댓글창 닫은것 그리고 탈퇴를 예고하면서 글쓴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떳떳하면 장판파의 장비처럼 싸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의 표현이셨겠으나 그점들로인해 오히려 진심이 곡해되어버린듯한 느낌이라.



      2. 글 잘쓰신다고 생각해요. 장문에 알아듣기 어렵게 썼다는 말이나 조이스 이중사동 등 그냥 생채기 내려는 댓글이 생각나는데 인터넷으로 긴 글에 이정도로 잘 읽히게 쓰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쿨한 척하는 비꼬는 문체나 꼬여서 남 공격하는 글 아니란 좀에서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누가 제 글 비판하면 멘탈에 스크래치 입는 스타일이라.. 부디 그렇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충분히 제기 가능한 문제였다고 생각하고 충분히 설득력있게 설명하셨다고 생각해요.



      3. 즐저녁식사
      • 뒷담화 까려면 제대로 인용이나 하시죠. 이중사동이 뭡니까???
        • 제대로 인용씩이나 할 필요를 못느껴서요 죄송합니다.
          • 하긴 이중사동이란 해괴한 용어는 인용의 범주도 아니겠군요. 이런 분이 조이스 단편 운운하는 대목을 이해했다니 놀라워요.
    • 그 건과 관련해 피로감도 극심하고 사실 별 불편함을 못 느껴(요새 듀게를 잘 안오고 오더라도 모바일로만 봅니다..)댓글을 달지 않았습니다. 다만 문제제기와 그 해결방법을 도모하려는 새벽의길님 글에 대해 지나치게 날선 반응들, 비생산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고 혼자 생각했어요. 그런 식으로 듀게가 어느 정도 흘러가는 면도 있지요... 좋을 땐 좋고 유명한, 어처구니 없는 논쟁들도 있고... 아무튼, 이렇게 성의있게 쓴 글에 댓글을 달지 않았던 방관자로서 탈퇴하신다니 뭔가 아쉬워 댓글 답니다. 그럼 힘내시길.
    • 1.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저격]은 '실명 비판' 정도의 의미.
      2. 게시판에 대해서 뿐 아니라, 듀나라는 인격에 대해서도 완전히 오해하고 계신 것.
      3. [마비라고 부르는 어떤 정서], [어느 한 사람의 카리스마적인 권위에 물들여 지거나, 그 사람의 인격에 자신을 동화], [<어쩔 수 없어> 라는 체념적인 태도], [듀나에서 자유의 정신이 고사]와 같은 표현은 착각일 뿐 아니라 집단적 모욕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같은 인식에 바탕을 둔 글쓰기에 격렬한 반응이 나온 것이라 생각함.
    • 정신승리하기 위한 진.정.성.있는 노력이 돋보이는 글
    • 글 제목이 너무 평범해서 지금 읽었네요. 아이디를 눌러보니 아직은 탈퇴 안 하셨군요. 댓글의 소유주를 생각하여 지웠을 때를 고려한다, 그건 참 좋은 의미군요. 수사rhetoric라고 생각해도 좋지만, 본문에서는 그런 언급을 안 하셨잖아요. 그건 좀 아쉽군요. 본문에서의 댓글 창을 닫는다는 의미는 그렇게 읽기 꽤 힘들었거든요. 처음부터 그렇게 말씀해주셨다면 마음이 더 편했을터인데.

      저격글을 수사 항목으로 넣으셨는데, 타락씨님께서 언급해주셨듯 그러한 음험하고 자기 방어적인 행태에 대한 비유가 아니었습니다. [실명 비판] 딱 이정도지요. 정치 저격수, 경제 저격수 그런 건 아니에요. 그리고 보세요, 레토릭에서는 운영자 듀나를 비판하는데 내용 측면에서는 이용자 듀나로 생각하시잖아요. 어느 쪽이에요? 둘 다 까실꺼에요? 게시판의 권리는 듀나한테 있는 거에요, 사용자 모두에게 있는 거에요? 둘 다에요?

      그리고 제가 말씀 드렸듯이 창작물의 저작권과 게시판 소유권은 서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왜 자꾸 두 개를 결합시키세요. 게시판 자체에서 흐르는 무형의 집단이 마주치는 "공간"은 서버비 충당하는 사람이 꾸준히 그 곳이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도록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제 할 일을 다한 것이고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요. 님께서 언급하신 과수 이야길 하자면, 나무를 심어서 기르고 열매를 따든 말든 상관 없고, 그 열매를 파는 것도 그 생산자에게 있지만 그 땅 자체는 땅을 영속시킨 소유자에게 있다 이겁니다. 그런 유지/운영자의 권리를 박탈하고 사용자에게 그 권한을 넘겨서 공유지로 만드는게 한국의 인터넷 문화발전에 도움이 될거라구요? 전 반대로 말씀드리죠. 그런 불가사의한 세계가 실제하게 된다면 열린 공간으로 게시판 만드는 일 따위 안 할꺼에요. 멀쩡한 돈 들여서 몇 십년간 이름걸고 연속성을 부여해왔는데 흐르는 물의 일부와 같은 사람들이 강의 이름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건 이상한 일이지요. 제겐 마치 해적당과 같은 주장으로 들리는군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창작물과 게시판/서버의 소유권은 서로 분할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수많은 사적 사이트들이 포탈에 영입되면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잘 모르시는가 본데, 그런 토지를 관리하고 지속성을 부여하는 것만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죠. 그게 그만큼이나 힘든 일이까 그런 것이구요. [공적인] 책임의식이요? [공유지]가 된 다음부터 그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네요. 한국은 자본주의라 개인 소유가 확실한 세계 아니었나요?

      그리고 듀나를 이제 독재자에서 이용자로 권위 하락을 이룬 뒷부분에 대해서. [주인]이라고 볼 수가 없어요, 라고 하시는데 그럼 이 게시판은 누가 유지하고 있죠? 듀나님이 아니었으면 영화 리뷰를 계속 쓰고 그에 대한 부속 게시판을 만들고, 그 기치에 따라 주제에 대해 나눌 사람들이 모이고 그 연속성이 꾸준히 똑같은 인터넷 주소 아래서 유지되고, 그리고 그 이후에 이 쪽으로 옮겨왔는데도 [듀나의 영화 낙서판]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이게 듀게의 정체성입니다. 듀나와 듀게가 서로 멀어졌을지언정, 듀게 없는 듀나는 가능하지만 듀나 없는 듀게는 불가능한게 현실입니다. 그냥 이용자들이 우르르 포탈로 이동해도 되는데 왜 여기있을까요? 대의명분 내지는 정체성을 지켜주는 속성이 듀나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에요. 시네21이 지원해주고 있지만, 여기서 좋은 컨텐츠가 나오고 구글 애드 광고 수익이 짭짤해서일까요? 아니죠. 듀나가 지금까지 해온 문화 사업을 유지하다보니 엉겹결에 그 옆에 껴서 무임승차한게 이 게시판이죠. 저도 [주인]이라고 보진 않지만, [운영자]가 아니라고 보지도 않습니다. 형성과 유지에 크나큰 도움을 준 사람이자 자기 이름을 걸고 연속성을 유지시키고 있는 개인이잖아요.

      그리고 [침묵의 카르텔] 등등의 독재일당 형태의 듀게를 그리는게 매우 어색하고 우스워요. 비웃는게 아니라 그냥 우스운데 왜 그런지 아세요? 듀나님이 지금까지 했던 일들을 생각해봅시다. 내부 커뮤가 발전하고 커져서 이제는 자기의 이름을 걸고 있지만 별로 수용할 수 없는 부분까지 주제들을 늘려가고 있는 참이죠. 그리고 관리하는 부분도 전부 기계적으로 수행하고 자신의 주관적인 성향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해요. 듀게에서 어떤 번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듀나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아니죠. 지리멸렬하기 때문이죠. 듀게의 이름을 걸고 집단으로 행동할 어떠한 가치도 없기 때문이라구요. 누구도 듀게를 통합하지 못한다구요. 아뇨, 통합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총대를 메려고 나서지 않는다구요. 왜냐구요? 일문백답이거든요. 다수의 행복을 위해 듀게를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듀게의 내적 방향을 결정 짓는게 미친듯이 어렵다구요. 제가 확고하게 대답해 드릴 수 있는건 듀나가 뭐라 하던 말던, 한 듀게의 80%만 "옳소! 옳소! 그렇게 합시다!" 하면, 듀나님은 '에잉~' 하고 '그렇게 하세요'라고 할 꺼에요. 지금까지의 태도로 미루어 봐서 말이죠. 기계적으로, 최대한 주관적 개입 없이, 가 듀게의 운영이 억지로 주어진 듀나님의 일관적인 태도였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내용이 이상해지는거에요. 지금까지 혁명적인 상황을 주도할 때 듀나님이 보수적으로 반대하거나 한 걸 전 본 적이 없군요. 심지어 듀게의 이름을 걸고 노무현 광고를 실을 때도 (그 때 전 없어서 어림짐작이지만) 별 말씀 없으셨죠. 제가 말했죠. 님께서 대의명분을 만들 수 있으면 듀게 이용자들을 대의명분을 통해 통합하여, 법문화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라구요. 그런데 뭐 하셨어요? 적어도 대의명분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예의]차리지 못한 글 때문에 듀게의 약 1/3에게 비난 받으셨죠. 듀게는 정말이지 우월감 하나는 아주 민감하게 알아채거든요. 일말의 우월감이라도 섞어서 글을 쓰면 상종을 아예 안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논리적인 우월감, 도덕적인 우월감, 무엇이 되었든 우월감을 섞으면 어떤 글을 쓰더라도 옹호받기 힘듭니다. 그렇게 대의명분 하나 세우시는 것도 어려운데 듀게의 변혁을 말씀하셔요? 그건 무리죠. 힘들죠. 그렇다고 해서 떠나요? 그것은 저에게 있어 매우 아쉽군요. 참고로 전에 쓰신 대선 분석글은 잘 읽었습니다.

      듀게의 변혁을 막는 것은 듀나가 아닙니다. 듀게의 변혁에 책임이 있는 것도 듀나가 아니죠. [듀게의 이용자]가 변혁을 막고, 책임이 있죠. 그러니까 권력이 싫어 방랑하는 듀게의 의무이자 권력은 [듀게 이용자 전체]에게 있습니다. 미안하지만 님도 [듀게 이용자 전체] 중 개인이고 책임이 님에게도 있어요. 저에게도 있구요. 그러나 그걸 하지 못할 뿐이죠. 말했잖아요. (대다수가 동의할) 방법을 제시하고, 권력을 분할하고, 책임을 지우고, 실행을 할 능력이 있으면 고칠 수 있다니까요? 게다가 이미 고칠 계획을 세우셨죠. 저같은 지리멸렬하고 탁상공론을 하며 듀게 변혁에 대해 꿈만 꾸는 사람이 아닌, 돈 한 푼 시간 한 푼 누구에게 받지도 않는 실질적인 웹 개설 능력을 가지신 그 분들이요. 듀나가 왜 독재적 운영자인데 이용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냐구요? 개입 없이 민주적(?)으로 알아서 잘 굴러가길 원하는 거니까 그런 거잖아요. 우리는 운영자로부터 독립해야죠. 애도 아닌데 언제까지 독재 일인의 지시아래 변화와 발전의 개인 설계를 따라 변화해가야 하나요? 그런걸 굳이 자기 힘들여서 만들어줄 사람도 아니고, 그렇게 된다고 해서 자기 좋을 것도 아닌데. 그냥 우리의 또는 제 역량이 거기까지 도달하지 않을 뿐입니다. 누구한테 달라고 하지 마세요. 누가 그걸 줄 수 있습니까? 자기가 만들어 가져야죠. 못 가지면 하는 수 없는 거구요.

      정리합니다. 1. 듀나가 듀게의 독재자이다. -> 이용자 전체를 규합해 혁명을 일으키고 그 사안에 대해 요구하면 된다. 권력을 나눠주고 전체를 소집하여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전수조사를 통해 어떠한 형태로 변화시킬 것인가를 결정한다. 단, 규합하는데 있어 역량이 부족하다면 손 터는게 좋다. 좌파는 원래 통합하기 힘들고 분열로 흔히 망하니까. 2. 듀나는 이용자일 뿐 듀게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 듀게의 소유권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면, 권한도 의무도 우리 모두의 것이다. 권한을 가진 개개인 전부에게 권한의 쓰임새와 방향에 대해 논하고 민주주의 및 공산주의 그 무엇이 되었든 체제를 설립하고 나아갈 방향을 결정한다. 즉, 이에 대해서도 듀게 전체를 아우르는 정치적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므로 1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그러나 듀게 이용자 전체는커녕 과반수 이상의 문제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 딱히 없으며 그걸 하려고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도 없다. 혹시 새벽의길님께서 듀통령출마를 한다면, 여론조사기관에 못잖은 제 깜냥으로 말씀드릴 때 이미지 훼손이 심해서 이미 늦었다고 말씀드리겠고 한 3개월 내지 6개월 이미지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생각한다. 아니, 듀게의 보수성(과거의 글을 가지고 청문회를 여는 것 등)을 생각해보면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1, 2 양쪽 모두 변화 이전에 여론 통합이 필요하나 그 역량을 가진 사람이 없으므로 이렇게 지리멸렬하고 있다.

      결론 : 새벽의길님이 지적하신 문제에 대해선 대부분 동의합니다. 그러나 그 수사에 대해선? 짜증내하죠. 반-권위주의 세계에서 나는 알지만 너는 모른다는 형태의 수사를 쓰시다니, 자폭입니다. 게다가 나도 알고 너도 아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니 더 짜증나죠. 모르는 걸 안다고 하면 모를까 아는걸 모른다고 하면서 나만 알고 있다는 듯이 쓰셨잖아요. 게다가 좋은 대안 없이 문제만 비판하는 그거, 누가 못합니까? 테스크포스 팀이 일하기 시작했다구요? 거기다가 숟가락 얹지 마세요. 그리고 저도 숟가락 얹을 수 없는 사람이구요. 그냥 떠먹여주는데로 받아 먹고 있는 것 뿐입니다. 후원금 모아서 돈 드린 것도 아니구요. 전 그냥 부끄럽네요.

      p.s. 발터 벤야민 읽기 아직도 하시나요? 제가 왜 그 모집 게시물이 올라왔을 때 그 게시물을 못 봤죠!
    • 좋은 분이 떠나는 거 같아 아쉽군요.
    • 할 수도 있을 법한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몇몇 반응이 뜨악해 이걸 도와드려야하나 말아야하나 싶었는데 벌써 이런 글을... ㅠㅠ

      과격한 댓글이 많은 것 같아도 다시 보면 같은 분들이 여러번 한 것도 많고, 그 분들도 오랜 활동 끝에 그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서일테지요.

      나만 여기서 이상한 놈인가 하고 상처 받지 마시고 아직 탈퇴 안 하셨음 며칠 쉬시다 다시 오세요. 뻘쭘하시더라도. :-)

      아 글구 담에 오시면 글 좀 짧게 쓰셈~!
    • 전 처음에 듀나게시판 왔을 때 이용자들이 너무 듀나찬양 모드인 것 아닌가 뜨악했었고, 지금도 종종 그런 생각은 합니다만, 새벽의길 님의 글은 좀....길게 말할 것 없이 잔인한오후님의 댓글에 얹혀갈게요. 마음 차분히 가라앉히시고 다음에 다른 글로 찾아뵈었으면 좋겠네요~
    • 토이노래에 급반가워하는 저는 눈치 없는 건가요. 아...언쟁하느라 머리 아프셨나봐요..(확인은 쓰신 글 찾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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