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봤어요
자극적인 제목으로 조회수 폭등을 기대해 봅니다 (...)
저는 거짓말에 초점을 맞추어 봤어요. 이 대사가 거짓말일까, 참말일까 생각하면서.
등장인물은 언니, 여동생, 언니의 남편(이하 남편), 언니의 남편의 친구(이하 친구)로 볼 수 있고, 배우 정보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 눈에 띄는 분들은 아니셨는데.
초반에 언니와 친구는 밖에서 밥을 먹는데, 언니가 와인잔을 묘하게 어루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묘하게 관심이 있다는 말이죠. 초반에 카운셀러와 하는 대화는 참거짓 여부가 불분명합니다.
친구 쪽은 언니를 뚫어져라 쳐다보기는 하지만, 다른 단서는 없습니다. 친구는 '나는 발기불능이다' 라고 말하는데, 사실 불능인지 아닌지는 끝까지 주어지지 않습니다. 해피엔딩으로 해석한다면, 언니를 만나서 불능이 해소되었다 정도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보여주지 않아서 제2, 제3의 해석도 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벌거벗고 여자들의 인터뷰를 보는 모습은, 정말 이 사람이 불능인가, 싶은 생각도 들고. 그 비디오 내용들이 전부 인터뷰만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고. 이 영화의 의도 자체가 전부 그런 식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쪽으로 봐도 이야기가 흘러갈 수 있도록.
확실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남편. 여동생과 바람이 나있는 상태인데, 극중에서 유일하게 거짓말이 드러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언니에게 뻔뻔하게 부인하는 모습이 핵심이 아닌 것처럼 보이고. 사실 남편은 친구의 전여자친구와 바람이 났던 상태였습니다. 남편은 극 후반에서 '그녀는 천사가 아니야. 침대에선 죽여줬지.' 따위의 말을 하는데, 이 역시 참거짓이 불분명합니다. 부인과 바람이 난 것 같은 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하는 말일지도 모르고, 또는 불능이 될 정도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하는 말일지도 모르고.
여동생은 비디오카메라에서 무엇을 했는지가 불분명합니다. 자신은 자위를 했다고 주장하나 실제로 그 장면이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상대방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하는 말일지도 모르고.
단역으로 나오는 주정뱅이 아저씨는 적어도 사실만을 말하고 있는 것 같군요.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에서 참거짓을 판별하려면, 표정, 맥락, 대사 등을 유심히 보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영화를 다 본 지금에도 어디가 논점이었는지 좀 불분명합니다. 다시 보면 이 혼란이 좀 해소 될까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영화 자체에 옥의 티가 있다고 해도 괜찮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