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드네요....

대학원에서 지도교수님의 프로젝트를 돕고 있습니다. 일이 없을 땐 하루 6~8시간 정도 랩실에 있는데, 일이 많을 땐 점심때쯤 나가서 12시 퇴근이구요. 이건 괜찮은데, 삼주째 주말이 없습니다. 한가할 때는 주 5일정도로도 괜찮은데, 한참 일이 급박해지면 한달정도는 주말 반납에 12시 퇴근입니다. 정말 바쁘든 안바쁘든 일주일 중 하루만 랩과 떨어져서 푹 쉴 수 있는 날이 보장되면 좋겠어요. 다윗의 막장이라는 그룹이 부른 카이스트 애가 중에 일요일에 전화 받으면 "너 어디야"라고 한다는 것이 사무칩니다. 그런데 또 뚱한 얼굴을 하면 안됩니다. 주말에 할 일도 없으면서 사소한 부탁하는 거 좀 들어주면서 악덕교수취급하냐고 생각하시나봐요. 게다가 위에서는 너무 당연하게 "이것 월요일까지 제출해." 라고 금요일에 전달합니다-.-;; 일만 하면 이것보다 조금은 짬이 나는데, 이 외에도 교수님 출장 수행 등을 합니다. 랩 연구원 전원이 거의 동반해야 하구요. 한 번 귀찮아서 안간다고 했다가 사단이 났네요. 뭐, 뵙기 힘든 분들께 인사드릴 수 있는 자리 만들어주시는 거라고도 하는데, 이렇게 살면서 썩은 표정으로 인사하느니 안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삼주면 21일....훨씬 더 열심히 하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고작 21일만에 저라는 사람은 멘붕을 하는군요. 이런 면에서 스스로가 좀 속물같다고 생각합니다.

랩 동료들과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업무가 많이 익어서 버겁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하는 와중에 태도에 대한 지적을 받으면 좀 견디기 어렵네요. 위에서 예를 든 것처럼 단체로 움직이는 일에서 빠진다거나, 또는 반하는 의견을 내면 단체생활을 못하는 사람, 랩의 분위기를 저해하는 사람이 되어서 질책을 받습니다. 솔직히 50만원 받거나 또는 아무 것도 안받고 해도 제가 하고싶은 연구를 하니까 좋았던 것 뿐인데, 실무가 쌓여서 허덕대고 있는 사람에게 태도를 문제제기하며 근본적이거나 원론적인 문제를 이야기하면 너무 힘듭니다.

주변에 이야기하면 못믿습니다. 대학원이라는 곳이 이렇구나, 좀 너무 늦게 알았네요.
    • 자기 옆 2미터 떨어진 커피잔을 본인이 처리하면 10초, 20미터 떨어진 조교가 처리하면? (일 하던 거 고정 시켜 놓고..)
      예전에 비해 개똥 묻은 제 발바닥을 핥으라는 정도는 없어졌다고 하니 인권이 신장 된 건 맞는 것 같지만, 일 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게 '굴욕'이랍니다.
      '꼭 필요하지는 않아 보이는 일로 내 청춘이 썩어가고 있는..' 이런 생각하면 2년이 5년으로 늘어납니다. 忍.忍.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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