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바낭] 헤어진지 한달이네요

이제 좀 평온합니다.

되돌아보니 저는 헤어지기 전부터 슬그머니 마음을 닫고 정리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흙탕물 같던 머릿속에서 흙은 이제 모두 가라앉아 잠잠해지고
순수하게 보고싶다는 말만 남았죠.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도요.
술을 마실 때나 완벽하게 혼자일 때나 

사람이 미어터지게 많은 곳에 혼자 있을 때면 사무치게 그리워요.
그러나 전하지 않고 있어요.
그 사람은 참 한결같이 미지근한 사람이었는데
저는 혼자서 변덕부리다가 지겨워져서 먼저 내팽개쳤죠.
그와 저 중에 어느 쪽이 사랑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별로 필요로 하지 않았던 것을 억지로 떠먹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언제부턴가 그 사람은 저를 이미 버거워하고 있었죠.
그러나 저는 그가 먼저 저를 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어요.
어디서부터 잘못되고 어긋나기 시작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런 사랑이 최선은 아니었다고, 충분치 않았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다시 돌아가도 난 정말 괜찮을까, 되짚어보면 역시나 잘 모르겠어요.
사람은 잘 변하지 않으니.. 똑같은 일들이 반복될 때 잘 견뎌낼 것이라고도 장담할 수 없고요.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네요.

누군가에게 정말 순수하고 순식간에 빠질 때는 막막함이 아니라 

막연한 기대와 희망을 갖게되는 거겠죠?
그저 그땐 그게 너무 당연한 일이었고, 그래야만 했을 거에요.
그런데 한계를 넘을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스스로도 감지하고 있는 상태라면, 끝인 게 맞겠죠.
상대의 무엇을 좋아했는지, 얼만큼 좋아하는지 스스로 따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미 내리막을 걷고 있는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왜 이게 끝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걸까요?
단지, 다시는 찾지 말라는 제 말에 대한 그 사람의 답을 듣지 못한 채 흐지부지 되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이 여름이 지나고 시간이 더 흐른 후에야 오는 것인가요?
아, 여름은 너무 길어요.

    • 아직 한낮 같은데 밤 같은 글이군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6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0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