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했던 한국인 비하(?)와 유머의 필수요소로서의 자학, 트위터 위젯 질문

1. 뉴욕에선 가끔 소방훈련(fire drill)이라고들 부르는 미쳐돌아가는 일이 생길 때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데드라인까지 뭘 해야해서 정말 복도를 허겁지겁 뛰어다녀야 하는 상황. 그런 상황을 모르는 동료가 저를 보고 "워워, 뛰지마" 이렇게 말을 걸면 저는 종종 "내가 성격 급한 한국사람이라 그렇다 어쩔테냐" 하고 맞받아쳐줬습니다. 물론 이런 농담이 가능한 건 이걸 농담으로 받아들인다는 상호 이해가 있기 때문이죠. 뉴욕에서 학교다닐 때 친구는 제가 이런 "한국인은..."운운하면 그랬어요. "훗, 네가 내가 처음 만나는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임 (영어 직역이라 이상해졌지만 하여튼 너말고도 한국인 많이 봤다, 내 판단을 대신 해주지마라 하는 뉘앙스)."

 

2. 아 이것도 뉴욕 얘긴데 (누가 저보고 뉴욝뉴욝 하지말라고 하셨지만), 아무도 같이 가주는 사람이 없어서 브루클린 외진 술집에서 코미디쇼 하는 걸 보러 간 적이 있어요. 혼자 찐한 IPA를 홀짝거리면서 미친사람처럼 킥킥거리면서 두시간 넘게 관람했네요. 그 중 한 명, 20대 여성 (십중팔구 유대계) 코미디언이 유대인 개그를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불쾌하실 분도 있을 것 같아서 안 쓰지만 홀로코스트때의 희생자를 "코스티"라고 했고 옆자리에서 관람하던 아저씨는 혀를 차더구만요. 저는 개인적으로 집단 비하가 어떨 때는 성공한 개그가, 어떨 땐 실패한 개그가 되는가 하는 과정이 참 흥미롭습니다. 물론 성공과 실패도 개인의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저는 민디 케일링씨를 좋아하는데, 그녀는 인도계, 통통한 여성 등 집단적 자학, 자기 비하를 절묘하게 구사하거든요. 집단적 자학이 아닌 그냥 자학도 물론 구사하시죠. 낙태 제한 법률 통과를 저지한 텍사스 민주당 의원 웬디 데이비스씨에 대해 트위트를 하면서 이렇게 썼어요. Congrats to Wendy Davis. Although to be fair when I talk for 13 hours uninterrupted everyone's like mad at me. 아아 귀여운 민디.

 

3. 이글루스 블로그에 단 트위터 위젯이 죽어버렸습니다. 제 타임라인이 들어갈 자리엔 아무것도 안나와요. 혹시 이글루스 블로그에서 기능하는 트위터 위젯 아시는 분?

    • 1번의 경우 성격이 급하다는 정도는 그다지 자학이나 비하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용도는 보통 자신의 행동을 옹호하기 위해서 쓰이는 경우가 더 많을 것 같군요. 즉, 나는 그런 문화 속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거기에 문제가 있다면 내 개인적인 책임은 아니다 라는 식의.
      • 네, 변명의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내가 제3세계에서 와서 너네들이 말하는 그거 뭔지 모름..."하는 실패한 개그도 쳤었네요. 듣는 사람들은 그저 실소. 'ㅅ'
    • 말로 하는 농담이라는게 결국 사람들이 알고 있는 보편지식을 바탕으로 허를 찌르며 인간을 풍자하는 방식이거나 소위 pun을 이용하는 말장난인데 전자가 압도적이죠. 그렇다면 보편지식이라는 것도 사실은 선입견을 바탕으로 하거나 공인된 선입견-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합니다. 모든 인간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전혀 없으면 행동이나 기능, 예상이나 판단을 할 수 없어요. 다만 보유한 선입견에 대해 얼마나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말이 쓸데없이 장황해졌는데 결국 인간사회에서 말을 이용한 풍자는 남을 비하하거나 자신을 비하하는 제한된 영역에 급격하게 치중되어 있고 이 또한 남에 대한 생각, 즉 선입견이나 기존지식을 바탕으로 하다보니 스테레오타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죠.
      " 응. 나는 아시아인이야. 그런데 수학 못한단다" 이런 것도 일종의 농담이죠. 이건 자기비하이고.
      " 너는 백인이라는 놈이 왜 이렇게 점프를 잘해? 조상 중에 뭐 잘못 된 것 있어?" 이런 것도 농담이죠. 이건 남의 비하지만 상대방과의 관계에 따라 웃길 수도 있는 거죠.
      저도 토끼님처럼 자학개그나 스테레오타입 농담이 실패화되는 수위에 관심이 있어요. 그리고 그보다 더 관심있는 것은 스테레오타입 개그에 도덕적 잣대를 얼마나 들이대는 것이 적절한 것이냐에 관심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서로 친한 아프리칸 어메리칸들이 농구하면서 " 야 이 깜둥이(니거)야. 너 그딴식으로 할래?" 이런 식으로 자기들끼리 놀고 있는데 백인이나 황인이 다가가서
      " 당신들, "깜둥이- 니거"라는 말은 PC 하지 않고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불쾌감을 조성하는 말이니 쓰지 마" 이런 상황이 온다면 저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 분석에 고개를 끄덕끄덕했습니다. 그러고보니까 저도 컴퓨터 문제 생기면 "아 미안하다 이거 내가 고쳐야 하는데..." 이런 농담을 하곤 했었네요. (아아 저의 실패한 저질 개그 리스트)
        마지막에 예로 드신 상황은 저도 꽤 봤습니다. 대학원 1학년때 룸메이트가 흑인 아가씨였는데 이 에스닉 커뮤니티의 친구관계는 (이것도 편견이라면 할 수 없지만) 좀 특별하고 끈끈해 보이더라고요. 서로 그런 욕도 주고받고 말이죠.
    • 2같은 경우라면.. 좀 된 이야기지만 일본 방송에서 자학개그를 했다가 대표 매국노가 된 조혜련씨가 떠오르네요. 수위조절이란 참-_-
      • 조혜련씨는 기미가요 논란 말고 뭐가 또 있었나보죠? 근데 저는 그런 생각도 들어요. 유대계들이 득시글득시글하는 뉴욕에서 홀로코스트 개그 치는 거랑, 역사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국가의 공중파에서 자학개그하는 거랑은 비슷한 면도 있을지는 몰라도 좀 다르지 않나...저한텐 조혜련씨 개그가 취향이 아니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긁적)
        친한 전 직장동료 아가씨가 유대계였는데, 얘가 독일인 친구가 꽤 많았어요. "할머니가 이 사실을 알면 나를 죽이려 드실거야!" 하고 절규하던 그 아가씨가 문득 생각납니...
        • 조혜련 같은 경우에는 2보다는 1에 가까웠으려나요.. 일본인들의 한국인,외인 스테레오타입에 부합하는 발언들을 좀 했었던 기억. 괴상한 행동을 해놓고선 "한국에선 다들 이런다"라던지. 다시 생각해보니 코스터와는 다른 경우네요.
    • http://www.ted.com/talks/lang/ko/maz_jobrani_a_saudi_an_indian_and_an_iranian_walk_into_a_qatari_bar.html
      읽다가 테드강연 생각나서 옮겨봅니다.
      • 사무실에서 일하기 싫어 몸 비틀고 있다가 잘 봤습니다. 하이, 잭! 스트로베리! 레인보우! 이게 제 웃음포인트.
    • 내판단을 대신 해주지마라, 귀엽군요
      영어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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