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늑대아이를 봤습니다. 미혼 남자가 보고 감동받으면 이상한 건가요ㅋ

애를 길러 봤느냐 아니냐에 따라 감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듣고 봤어요.

확실히 부모 입장에서 보는 늑대아이는 또 감상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진짜 감동받으시는 분도 있을 듯하고, 하나가 너무 슈퍼맘이라 저건 말도 안돼! 하시는 분도 있겠고요.

(이 분은 가히 가사노동은 물론이요 물리방어에 상태이상 내성까지 만렙을 찍은 클래스 '엄마' LV.99짜리 캐릭터더군요)


보통 그 결말을 본 후 여자분들은 울고, 남자들은 (....;)상태로 바라본다는 상황을 묘사한 짤방을 듀게에서 봤던 것 같습니다.

글쎄, 저는 감동을 받았고 여운도 오래 남았어요.

사실 하나의 물방+상태이상 만렙을 포함해 스토리에 구멍이 좀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그걸 가지고 이죽대기 싫어질 만큼 힘이 센 작품이었습니다.

연출 '빨'도 좋았고요.

이만하면 보편타당하게 감동을 받을 만한 작품이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남자분들이 좀 있으신가 봐요.

제가 좀 다른 건지ㅋ

    • 저도 감동받았습니다. 이제 2명이니 주류? ㅋ
      • 2명이면 충분하죠. 주류인 걸로 콜ㅋ
    • 처음에 봤을땐 다름을 인정못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줘졌었는데 다시 보니 엄마의 멘탈이 존경스러웠어요. 같이 본 고등학생 딸을 둔 동료분은 눈가가 젖어계셨었죠. 일본 시골의 그 아름다운 풍경도 그렇고 참 영화 좋아요!
      • 확실히 자식 길러본 어머니들은 감정이입이 몇 배 잘 될듯 해요.
        잘 만든 일본애니를 보다 보면 언제나 배경이 디테일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늑대아이는 그 중에서도 베스트에 들만한 작품이었습니다^^
    • 저는 뭔가 그런 소재가 거부감 들더라구요

      재밋고 멋진 애니이긴했는데..

      제가 슈퍼맘이 될 생각이 전~혀 없어서 그런듯요 ㅎㅎ
      • 그렇죠. 다 보고 나서 감동은 받았지만 하나가 너무 이상적인 어머니상으로 그려지다 보니 거부감 느낄 분들이 틀림없이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슈퍼도 좀 슈퍼여야지 하나는 거의 초인에 가깝죠;
    • 그 노래 가사는 감독이 직접 썼다죠(......)
      • 그렇다더군요-_-; 영화 안에서는 빛나던 감수성이 작사로 넘어가니 완전히;
    • 안타깝게도 저는 이 애니를 이해못했어요. ㅠㅠ
      뭔가 감상에 젖어있고 싶었는데 끝에는 제 표정이 뚱한게 느껴지더라구요. -_-;;; 쩝;;
      • 전 감동을 받았지만 뚱하게 느끼시는 분들도 꽤나 많이 계실 거란 생각도 같이 들더군요.
        단점이 꽤 확실한 작품이기도 하죠^^;
    • 디테일이 결여된 모성신화가 남성 감독의 손에 의해 조장된다는 지점이 불편한거지 감동을 이끄는 연출력을 부정할 이유는 없겠지요.



      어머니를 그 지경으로 몰아넣은 '늑대 같은' 아버지의 그림자와 그 길을 따라가는 아들의 모습이 좀, 무슨 사나이 예찬 같기도 하고 그게 자연이고 본성이고 뭐 이리 주장하는 것 같아 고깝기도 하고 그런데 뭐 암튼 재밌었습니다.
      • 아, 제가 느낀 지점을 딱 설명해 주셨네요.
        여자분들은 남자 감독이 창조한 하나라는 슈퍼맘 캐릭터를 불편해 할 소지가 충분하다고 느꼈죠.
        사나이 예찬이란 감상은 잘 안 들었어요. 오히려 여자 마음에 못 박는 건 애나 어른이나 역시 사내놈이라는 컨벤션을 따라가는구나...싶었달까요.
      • 저도요. 모성신화 강화하는 건 맘에 안 들어요. 아이에게 화 안내고(다른 훈육으로) 힘 엄청 세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는 엄마의 모습.
    • 전 재미는 있었는데 감동은 아니었어요. 애 낳을 생각 없는 여자라서 그런가 하나의 삶이 거의 끔찍하게 느껴졌거든요. 아들이 산 속으로 들어갈 때도 제발 외롭다고 인간 사회로 돌아와서 너희 엄마같은 경우 만들지는 말아줘ㅠ 싶었고요.
      • 저도 좀 갑갑하긴 했어요. 새털같이 젊은 날을 깡촌에 처박혀 육아와 농사에 올인해버린 하나;
        그래도 작품 안에서 캐릭터가 한 선택은 어지간히 비논리적인 행동이 아닌 한 존중해주며 영화를 보는 편이라 그런지 끔찍하다는 생각까지는 안 했었죠.
        어쩌면 이것도 제가 남자라 그런지도 모르겠군요.
        갑자기 비슷한 플롯으로 싱글대디 이야기가 나오면 어떤 분위기가 될까 싶습니다.
    • 댓글 읽다보니 갑자기 생각이 나는데 처음부터 여자주인공이 늑대아빠를 좋아서 쫓아다닌 거 아닌가요? 아빠는 인간과 사랑에 빠져서 상대를 고난의 삶을 살게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던 캐릭터로 기억에 남아있어서 말입니다. 외롭다고 인간들 곁에 붙어서 징징 거리는 것과는 정반대로 말이에요.
      • 맞아요. 오래 전 봐서 기억이 가물 가물하지만,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말해줬던거 같아요. 그래도 괜찮겠냐고? 하지만, 당해보지 않고 그리될지 하나라고 알았을까요?하는 생각은 드네요
      • 여자 주인공이 더 적극적인 건 맞는데 전 아빠 늑대의 죽음이 100% 사고가 아니라 본인의 과실이 꽤 크다고 생각하기에 어린 애 둘(심지어 한명은 갓난애)을 남겨두고 죽어버린 이 늑대가 상당히 원망스러웠어요.

        아들내미한테도 그러지 마! 라는 게 인간 여자랑 연애할 생각하지 말란 것보단 애 딸린 과부 만들지 말란 쪽이고요.
      • 그 점만 생각하면 여성의 나쁜남자 페티시 쪽으로 논점이 가겠는데, 그걸 그려낸 게 남성감독이라는 지점이 걸리는거에요. 여성의 모성을 찬양하면서 거기 드리운 남성의 그림자는 멋있게만 그린단 말이죠. 스스로 고독을 택하시고, 꼬시지도 않고.
    • 저는 ...; 이 반응이었네요.그저 신원이 불확실한 남자를 만나면 안된다+자식 키워봐야 소용없다 이거이 이 애니의 교훈인가 했는데,같이 보던 사람이 울길래 아무 드립도 못 날렸..
    • 그렇게 살아온 사람을 한 명 알아서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극장에서 봤을 때 그냥 애들 보는 만화인 줄 알고 아기 데리고 온 젊은 엄마들이 극장 나갈 때 보니 거진 훌쩍훌쩍 하며 나가더군요.
    • 애아빠라서 그런지, 자신의 정체때문에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않다가 하나와 사랑에 빠지고 최선을 다해 가족을 볼보려다 사고를 당해 사랑하는 가족을 남기고 떠난 아빠에게도 감정이입이 되었습니다. 늑대아이라는 소재를 갖고 인간으로 살것인지 늑대로 살것인지를 결정하는 스토리 진행의 절묘함에 감탄했고요.

      근데 이 작품 만화로도 봤는데 원작이 있는건지 영화 개봉후 만화화한건지 모르겠네요. 원작이 있다면 남자감독이 창조한 슈퍼맘 판타지라는 의견은 좀 안맞을듯.
    • 저는 젊은 여성이 불시에 배우자를 잃고 쌍둥이를 기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봤어요. 슈퍼맘은 커녕 아이 기르느라 매일매일 자신의 한계와 마주치고, 종종 육아에 비호의적인 사회의 시선에 좌절하는 보통 애엄마들 얘기로요. 물론 보통 애엄마들보다 힘든 상황이긴 했죠. '늑대아이'니까. 그런데 판타지로 풀어놔서 그렇지, 하나 같은 양육자는 현실에도 많아요. 쌍둥이, 연년생, 장애아, 혼혈아 등을 기르는 부모 혹은 비혼부/모, 가치관이나 신념 때문에 주류사회에서 떨어져 나와 아이를 기르는 사람 혹은 어떤 이유에서건 배우자 도움 기대할 수 없이 홀로 육아와 맞서야 하는 사람 등등. 실제로 고된 환경 속에서도 양육을 포기하지 않는 분들 보면 남성적 시각에 희생된 엄마캐릭터라기보다 성실성과 책임감 면에서 존경심이 드는 분들이던데요, 여주인공이 감동적이었던 이유도 그거라고 생각해요.
      하나 더. '젊은 나이에 시골에 처박혀 농사일과 육아에 인생 소진한 불쌍한 여자'라고도 생각지 않음. 육아에서 자유롭고 자신의 공부나 직장을 유지한다고 해서 인생이 마냥 안전한 것도 아님. 여주인공이 슈퍼히어로에 가깝게 강한 멘탈이어서 그 모든 책임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게 아니라, 그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들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성장한 거고 인생 전체로 보면 그게 더 안전한 거라고 생각해요. 여튼 하나는 아이들과 함께 살기에 최적인 환경을 용케 잘 찾아냈죠. 나중에 한 아이가 산으로 떠나는 게 슬프긴 했지만, 모든 양육자들이 겪어야 할 것, 즉 아이의 독립을 다룬 에피소드로 봤어요.
      • 저는,구체적으로, 아이를 앞뒤로 안고 다니는 모습이나 그 큰 집을 혼자 청소하고 지붕위로 올라가서 수리하는 모습 이런거..
        너무하다 싶더라구요.
        시골의 삶을 선택하고 아이를 잘 키우는 것에서 인생의 보람을 찾는 것 까지는 이해할 수 있고 있을만한 캐릭터 같았지만
        체력적으로 너무 대단해서 그점이 거슬렸어요. 저는 하나 안고 다니기도 너무 힘들었기에.
    • 눈물을 막 주룩주룩 흘리고 영화관에서 나와 '이 영화 최고다' 했던 기억이 나네요.
    • 남편 죽었을 때부터 엉엉 운 남자 한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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